팬암 성수플래그쉽스토어
Seongsu, Seoul • Shop

“관종” - 팬암 성수 플래그십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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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받고 싶어 하는 욕구가 지나치게 높은 병적인 상태를 말하며, 같은 단어로 ‘관심병’이라 지칭하고 있으니, 이 단어는 꽤 부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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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증상을 가진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곳은 SNS다. SNS는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쉬운 플랫폼으로,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이들이 애용한다. 관심받기 위해 새로운 컨셉으로 만들어진 콘텐츠 일부는 정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때로는 새로운 시도가 밈을 만들어내고 트랜드를 선도하기까지 한다. 그래서 관종이라는 단어는 요즘 들어 부정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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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공간이 관종 끼를 보여주는 건 더욱이 쓸데없는 짓이 아니다. 어떻게든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세상에 없는 공간을 창조하는 시도가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제로 작용하기 떄문이다. 물론 SNS와 동일하게 ‘저게 뭐야?’라며 내가 낮부끄러워지는 공간도 있지만,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 공간은 금세 인스타 핫플로 등극하여, 많은 이들의 피드를 장식한다. 공간의 경험보다 오롯이 인증샷만 위해 만들어진 공간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공간이 많아지고 그걸 찍어서 올리는 사람들 덕에 우리네 주변 공간 수준이 높아진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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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서 관종끼를 보여주는 곳은 상당 부분 상업 시설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켜야 매장 안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고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최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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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성수동에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 ‘팬암(PAN AM)’은 시작부터 느낌이 좋다. 한국 근대 건축을 보여주는 주택 건물 1층에 파란 원통관이 삽입되어있다. 창하나 없는 1층엔 입구와 파란색 킥보드, 파란 벤치만 있어,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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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게 뭐야?’라며 부정적인 반응보다 긍정적인 호기심으로 그 앞을 서성이는 사람들은 궁금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안으로 들어간다. 천장보다 바닥에 힘을 준 이곳은 1층임에도 동굴을 탐험하는 듯하다. 팬암이 세계최초로 해외여행의 문을 열어, 세계적인 명성을 가지게 된 ‘팬 아메리칸 월드 항공사(Pan American World Airways)’였던 만큼, 여행을 넘어 탐험의 기분을 전달해주고 싶었나 보다. 공간 곳곳에는 팬암의 정체성을 알게 해주는 오브제가 설치되었으니, ‘팬암’의 모태가 무엇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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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암은 1991년 재정난으로 파산한 기업이지만, 패션 브랜드로 새롭게 시작하는 신생아 브랜드이기도 하다. 세계 최고였던 브랜드가 처음으로 돌아가 세계 최초로 서울에 매장을 열었기에, 그들의 출발은 누구보다 간절했을 거다. 그래서 건물의 입구를 그렇게나 관종끼 다분하게 디자인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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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브랜드 테스트 마켓이다. 관종끼 다분한 사람들 덕분에 해당 공간이 대박 날 곳인지 아닌지를 SNS에서 단번에 판단할 수 있다. 그래서 팬암도 다른 도시가 아닌 서울에 첫 매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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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다. 과연 이곳이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 시장에서 살아남아 그들의 시도가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지, 아니면 지나치게 과하다는 평가와 함께 우리에게 외면받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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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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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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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89 1층
매일 11:00 - 20:00
Tuesday: 11:00 AM – 8:00 PM
Wednesday: 11:00 AM – 8:00 PM
Thursday: 11:00 AM – 8:00 PM
Friday: 11:00 AM – 8:00 PM
Saturday: 11:00 AM – 8:00 PM
Sunday: 11:00 AM – 8:00 P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