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menya Goemon
Gangnam Station, Seoul • Restaurant
밖으로 나선 지도 시간이 꽤 흘러 슬슬 허기가 졌다. 점심시간마다 기막힌 맛집을 찾기에 조금은 부담스러운 평일이다.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깔끔한 쇼핑센터를 하나 골라 직장인들이 붐비는 가게 앞에선다. 쇼케이스 안엔 모형으로 음식을 그려 넣었고 가격과 설명을 찬찬히 뜯어본다.
‘오늘은 이게 좋겠다.’
구글 지도, 누구의 블로그도 참고하지 않았으니 리뷰가 넘치고, 웨이팅은 각오해야만 하는 대단한 맛집은 아니겠지만, 기대 없이 들어간 어설픈 선택이 때론 의외의 만족을 가져오기도 한다. 東京(도쿄) 한복판에서 바라본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강남역 [고에몬]에서, 그날의 진한 향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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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땐 JR,大塚駅(오츠카)역이었으니까 이번엔 세타가야 선三軒茶屋駅(산겐자야) 역이었다. 조용하긴 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작은 기찻길 너머로 아담한 비스트로가 통창으로 안은 여과 없이 보이고 모퉁이를 돌아설 때쯤에는 타코야끼를 파는(타코노미야끼도 있었다)가게에 머리에 두건을 질끈 메고 눈만 마주쳐도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주인을 마주치던 곳이었다.
골목에 들어서면 노란색 자판기 두어 대가 서있는 주차장을 끼고 조금 더 올라가 걷다 보면 거대하고 묵묵히 선 건물 전체가 하나의 주택가처럼 보였지만 실은 별도로 분리되어 누가 살고 있기는 한 건지 의문이 들 정도로 조용한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있는 사이에는 작은 길들이 나있었다.
거리는 언제나 한적했고 쓰레기 봉지 따위나 휴지조각 하나 굴러다니는 일이 없었다. 다음엔 조금 더 번화하고, 아주 시끄러운 건 아니지만 음식점이 늘어선 거리가 있는 곳으로 상업 지구를 끼고 있는 곳에 예약해야겠다고 다짐했다. 三茶(산겐자야)는 딱 그런 거리였다. 가끔 너무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날이면 독특한 복장을 하고 누구에게나 말을 거는 누군가에게 붙잡혀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하기도 해야 했지만, 이른 오전의 출근시간에 밖을 나서면 출근길의 분주한 사람들 틈에서 덥힌 카레향과 고슬고슬하게 밥 짓는 냄새는 꾸준했으니까.
눈길을 빼앗길 만큼 거대한 야경을 담아 연출된 세트장 같아 보였던 지상駅(역),어디서든 만만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빨간색 간판의 맥도날드 근처였다. 늘어지는 오후가 되기 전에, 점심쯤에는 승강장에 올라타야 했다. 또 한 번의 하루를 아무것도 하지 않기로 했다 해도 길을 나선다.
渋谷(시부야) 까지는 그리 멀지 않다. 몇 번의 계절이 바뀌었다. 방문하기로 한 가게들은 바뀌었고, 가보기로 한 지역, 타야 하는 노선이 달라져있었다. 햇살이 가장 따갑게 내리쬐는 날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골랐다. 한 여름의 新宿(신주쿠)뒤안길을 서성이다 보다 더 뜨거운 햇볕이 기다리고 있는 대로변으로 나간다.
조용하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셀 수 없이 많은 직장인들이 일정하거나 같은 방향으로 꽤 두꺼운 옷차림을 하고 출근 중이거나 외근하는 모습을 멀찌감치 떨어져 관찰한다. 땀을 훔쳐야 할 만큼 갖춰 입은 옷, 경직된 분위기, 지켜야 할 규칙 같은 것들이 딱딱하지만 숙연해지는 어떤 것들이 되어두 겹 이상 겹쳐진 소매 끝으로 떨어진다. 고층 빌딩이 끝없이 늘어선 덕분에 어디쯤에 있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곳에서 급할 일도 없으니 천천히 걷는다.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한곳으로 모이는 거대한 쇼핑센터, 오래되어 보이는 그 옆에는 견고하게 새로 지어진 세련된 건물. 거대한 광고에 등장하는 알 수 없는 주인공이 웃는 얼굴로 한쪽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어제보다 더 뜨겁게 달궈진 육교를 건너 횡단보도가 최소 여덟 개 이상 겹쳐 있는 거리에서 신호에 맞춰 겹쳐졌다, 흩어지기를 반복한다.
동시의 움직이는 인원을 미처 헤아리기도 전에 신호가 끝나고야 마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거리. 출퇴근 시간, 일정한 방향과 비슷한 보폭으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지하철역 안으로 꾸준히도 빨려 들어갔다. 중간 어디쯤에 멈춰서 逆方向(역방향)으로 걸었다. 눈에 띄는 카페에 무작정 들어간다거나 더위에 녹아내리는 상태를 외면하고 모른 척 가능한 최대한 멀리까지 갔다.
도시 여행지에 걸맞은 출근길 위에 일탈 직장인 감성 비슷한 것이었다. 슈트리를 정성스레 넣고 잘 닦아 뒀던 구두를 신고 대중교통과 도보를 지나치게 자처하며 시내의 한복판 무리의 일상에 스며들었다. 밖으로 나선 지도 시간이 꽤 흘러 슬슬 허기가 졌다. 점심시간마다 기막힌 맛집을 찾기에 조금은 부담스러운 평일이다. 그런대로 괜찮아 보이는 깔끔한 쇼핑센터를 하나 골라 직장인들이 붐비는 가게 앞에선다. 쇼케이스 안엔 모형으로 음식을 그려 넣었고 가격과 설명을 찬찬히 뜯어본다.
‘오늘은 이게 좋겠다.’
구글 지도, 누구의 블로그도 참고하지 않았으니 리뷰가 넘치고, 웨이팅은 각오해야만 하는 대단한 맛집은 아니겠지만, 기대 없이 들어간 어설픈 선택이 때론 의외의 만족을 가져오기도 한다. 東京(도쿄) 한복판에서 바라본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을 강남역 [고에몬]에서, 그날의 진한 향수를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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