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1~2시간 이내로 갈 수 있는 료칸들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5곳을 엄선했습니다. 공간이면 공간, 서비스면 서비스, 음식이면 음식 모두 빼어나지 않은게 없는 곳들로 여러분께 특별한 감동을 선물할 거에요.
차로 1시간 30분: 하코네 온천료칸에서 은밀한 여행
Kinnotake Sengokuhara
관동 지방에서 가장 각광받는 휴양지 하코네箱根는 단순 덧셈으로 생각해도 고급 료칸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으로 아무 곳이나 들어가도 상당한 수준의 공간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킨노타케金の竹역시 하코네 료칸 씬을 리드하는 곳이에요.
객실은 야외 테라스와 테라스에서 즐길 수 있는 노천온천이 있고 스위트 룸 처럼 리빙/베드가 분리되어 있어 넓직하고 쾌적하게 지낼 있습니다. 저녁은 전용 다이닝 룸에서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어서 체크인부터 아웃까지 타 손님과 일체 접촉하지 않고 지낼 수 있어요. 은밀한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에게 최적에 선택지가 되지 않을까요.
일전에 소개드린 후지타야藤田屋와 달리 킨노타케는 굉장히 최신식을 지향하고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는 것 같아요. 각자 취향에 맞춰 방문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하코네 도노사와 킨노다케 箱根塔ノ沢金の竹
2인 1실 1박 기준 80,000¥ 전후
차로 1시간 30분: 11가지 온천을 갖춘 휴양림속 료칸
하나후부키
시즈오카현静岡県이토시伊東市에 위치한 온천료칸 하나후부키花吹雪는 독채 형식의 아담한 객실과 전체 대관식으로 가족끼리 혹은 혼자서도 이용할 수 있는 11개의 온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용 횟수 제한도 없고 원할 때마다 들어갈 수 있으니 피부미용은 제대로 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객실은 기교 없이 기본적인 것만 갖추고 있는 아담한 사이즈의 다다미 방이지만 업력에 비해 낡았다는 느낌은 없기 때문에 지내는 데 불편함은 전혀 없습니다.
이토 부근은 개인 별장도 많고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시골 깡촌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도시 경관이 다듬어져 있는 편이고, 괜찮은 레스토랑도 곳곳에 있으며 편의시설 엑세스도 나쁘지 않아요. 겨울철을 제외하면 주위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낮동안 땀흘리며 쌓인 피로를 하나후부키에서 온천으로 녹여낸다면 최고의 하루가 되지 않을까요.
시즈오카산 식재료를 적극 사용해서 정성스레 대접하는 저녁 가이세키도 기대할 만 합니다. 소고기 요리와 곁들인 누카즈케糠漬け는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하나후부키花吹雪
2인 1실 1박 기준 35,000¥ 전후
차로 2시간: 시골 따뜻한 느낌 그대로, 건강한 스테이
Utsukushigahara Onsen Kanaukan
시골길 논밭을 한참 달리다 보면 길가에 세워둔 바구니 달린 자전거도 보이고 지게차 끌고 다니는 할머니도 보이고, 그런 곳에 카나우칸金宇館이 있습니다. 시골 ‘감성’이 아니라 시골이에요. 흉내낸다고 흉내낼 수 없는 진짜의 분위기를 카나우칸에서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첫번째 사진은 투숙객이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공용 라운지에서 바라보는 정원 사진입니다. 우물, 폭포, 암석, 소나무, 새소리•••이만큼 옹골찬 정원이 또 있을까요? 라운지 소파에 앉아 있으면 정원을 독차지하는 데 만족할세랴 옆쪽에 놓인 모닥불 아지랑이도 구경할 수 있습니다. 잔잔한 Low-fi음악이 흐르는 차분한 공간에서 배불리 마음의 양식을 채울 수 있는 멋진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객실은 객실마다 컨셉이 달라 서로 다른 구조와 디자인을 가지고 있어 로비 공간과는 다른 멋이 있습니다. 제가 투숙한 방은 흑백TV가 어울릴법 한 아날로그 서재 컨셉의 방이어서 흔들의자에 앉아 손에서 휴대폰을 놓고 공간의 공기를 쥐고 있자니 수십 년 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접근성이 나빠 자차가 있거나 걷는 걸 즐기는 분이 아니라면 가기 어렵긴 하지만, 돌이켜보면 카나우칸만큼 건강한 스테이 경험을 한 게 드물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한 곳의 료칸만 골라야 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카나우칸을 선택할겁니다. 서비스스태프들의 헌신과 공간의 가치를 생각하면 이곳의 숙박비는 너무나 저렴한 것도 큰 장점이에요.
다음번 데이로그에서 따로 소개드릴 카나우칸의 저녁 가이세키도 정말 훌륭했으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카나우칸金宇館
2인1실 1박 기준 35,000¥~65,000¥
차로 1시간: 봄철 새소리와 벚꽃을 독차지할 수 있는 료칸
Fujiya
유가와라마치湯河原町에 위치한 온천료칸 후지야富士屋는 봄철 벚꽃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숙소입니다. 벚꽃나무와 폭포를 바라볼 수 있도록 정원을 향해 설계된 신관 이그제큐티브 객실에 숙박한다면 나홀로 벚꽃축제를 독차지할 수 있어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들리는 새 지저귀는 소리와 시원한 폭포소리로 새로운 하루를 맞이한다면 신선놀음이 따로없겠죠.
도쿄역에서 열차로 1시간 30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유가와라湯河原는 옛부터 사랑받아 온 온천 휴양지입니다. 휴가시즌이 되면 특히나 붐비는 곳이지만, 후지야는 극성수기인 3-4월 벚꽃시즌에도 합리적인 가격으로 숙박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료칸입니다.
신관 객실은 최근에 리뉴얼을 거쳤기 때문에 호텔 못지않게 깨끗한데, 서비스는 료칸의 정수 그대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겨울에 방문해도 나름의 맛이 있겠지만, 벚꽃철에 꼭 한번 찾아가 보시길 바라요. 휴대폰을 호텔 리셉션에 맡기고 자연속에서 디지털 디톡스를 해보는건 어떨까요?
차로 2시간: 하늘과 맞닿은 곳에서 호화스런 스테이
Art Biotop Nasu
스위트 빌라는 전 객실이 독채형으로 넓은 테라스와 전용 정원, 야외 자쿠지를 갖추고 있습니다. 도쿄나 오사카같은 도심지역에도 요즘에는 작은 정원을 갖춘 호텔이 유행을 타면서 초록을 찾는 도시사람들의 니즈는 점점 채워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Artbitop만큼의 스케일로 확실한 피톤치드와 열린 공기를 주는 곳은 없는 것 같아요. 그야말로 Artbiotop은 산골짜기에 덩그러니 놓인 힐링 리조트이니 도시 어디에서도 찾을 수없는 확실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도치기현栃木県 나스시오바라那須塩原는 도쿄에서 신칸센으로 1시간 30분 정도 거리로 접근성이 좋아 휴양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막상 역에 도착해 보면 휑하니 마땅한 건물도 없고 창문 밖으론 논밭만 드문드문 보이기 때문에 이게 휴양지가 맞나 싶을거에요. 실제로 나스시오바라는 시골동네가 맞고 고층건물도 하나 없는 곳이지만, 이곳의 진면목은 산 골짜기 곳곳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골짜기 곳곳에는 프라이빗한 골프장과 별장이 들어차 있고, 대표적인 료칸형 호텔인 호시노리조트星野リゾート도 이곳에 있기도 합니다.
이번에 소개드리는 Artbiotop도 나스시오바라를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호텔 중 한 곳입니다. Artbiotop은 폭넓게 보면 단순히 호텔이 아닌 미술체험공간 겸 복합문화공간이라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도자기 빚기 등 다양한 미술체험 액티비티를 진행하기도 하고, 미즈니와水庭라는 대형 인공정원을 설계해 운영하기도 합니다. 호텔은 이러한 공간과 액티비티를 더욱 편리하고 깊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쉼터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Artbiotop의 호텔은 레지던스형 소형 룸과 스위트 빌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제가 숙박한 곳은 스위트 빌라입니다. 레지던스룸에 비해 가격은 상당히 높지만 룸 컨디션은 그에 상응하는 수준이고, 훌륭한 저녁식사도 무료로 제공하기 때문에 수긍 가능한 가격이라고 생각해요.
호텔 숙박객은 숙박 동안 자유롭게 미즈니와水庭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직역하면 물의 정원이지만, 통상 떠올라는 자그마한 일본식 정원이 아니고 유럽식 정원 사이즈에요. 미즈니와는 의도적으로 배치한 물웅덩이와 곧게 뻗은 나무줄기가 그려낸 생동감 넘치는 작품이라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웅덩이에 반사되어 비춰지는 나무줄기는 마치 나무가 하늘 끝까지 솟아 닿아있는것 처럼 보입니다. 나뭇가지 사이사이로는 계절에 따라 낙엽이 걸리기도 눈뭉치가 걸리기도 생글한 초록잎이 걸리기도 하면서 계절을 알리는데, 웅덩이는 또 거울방처럼 나뭇가지를 비추면서 세상에서 가장 충만한 계절의 에너지를 내뿜어요. 이토록 자연과 가까운 인공 정원을 만들어 냈다는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방문하신다면 미즈니와는 꼭 한번 들러보세요.
Artbiotop Nasu Suite Villa
Suite Villa 숙박
2인 1실 1박 기준 130,000¥ 전후
( 레지던스는 25,000¥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