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커피
부산, 서면 / 전포 • 카페
6월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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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6월이 되면 무척 힘들어한다. 3월부터 떨기 시작한 손은 6월이 되면 얄밉게도 연초에 그건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듯이 떨어준다. 밤을 새우며 작업을 많이 하는 시즌인 만큼 새벽 중에는 하박에 경련이 올 정도로 덜덜 떨어버린다. 사실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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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해지는 불면증, 피곤하고 지칠 대로 지쳐도 잠에 들 수 없다. 뜬눈으로 회복되지 않는 체력과 다음날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면 목덜미가 점점 딱딱해지는 기분이다. 잠에 들려면 쓰러져야 한다. 늘 그랬듯 3-4일을 꼬박 자지 않고 버티다 침대 앞에서 쓰러지기를 그달에는 계속해서 반복한다. 6월의 이야기는 이렇게 아프고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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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작업할 수 있고 집중할 수 있다. “괜찮아 난 어차피 가도 못 자 더 하다 갈게. 먼저 가! 내일 아침에 보자”라며 동료들에게 건네는 말들. 그들도 이 말을 받아줄 정도면 이 일이 하루 이틀 일이 아닌 것을 그들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들이 소중하다. 그들은 날 알고 있고 이해해 주고 있다. 무관심이 아니라 관심이 넘치기에 편안하게 대할 수 있다. 무례함은 찾아볼 수 없고 존중과 이해, 온정만을 그들에게 느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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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사라진 우리의 작업실 그 작업실을 생각하면 힘들었던 6월이 기억난다.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료들과 따로 돈을 모아가며 지내온 공간 지금은 작업실을 정리하고 없지만 그 6월의 이야기는 우리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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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이면 내 자리로 빛이 들고 해 질 녘이면 미용재료라고 스티커가 크게 붙은 창가로 빛이 들던 그 공간.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어느 자리가 이쁘다며 한 장씩 기록하던 그 일들은 우리에겐 일종의 놀이였다. 우리 공간에 대한 기억을 담아두자며, 이야기하던 그 순간이 결국은 정말 현실이 되진 못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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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기억 속 그 공간처럼 빛이 이쁘게 스며들던 부산의 이 공간, 그곳에서 기억된 우리의 6월은 아프고 괴롭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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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쥐었다 펴 흘러내린 모래알처럼 지는 해에 반짝이고 아름답게 기억되었다. 이제 나의 6월은 힘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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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6월의 기억이 있지 않을까? 오늘은 당신의 6월의 이야기가 궁금해 끄적이는 부산의 커피숍. 당신의 6월은 어떠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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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부산 부산진구 서전로58번길 94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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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_ 11-22[Sun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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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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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첨부합니다.
화요일: 오후 12:00~10:00
수요일: 오후 12:00~10:00
목요일: 오후 12:00~10:00
금요일: 오후 12:00~10:00
토요일: 오후 12:00~10:00
일요일: 휴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