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 문학관
서울, 종로구 • 문화
코스모스 하나에도 감동하리
순수함은 어떻게 지키는 것인가? 오래전 그가 보여준 태도를 통해 나를 돌아보는 사색의 시간을 가지자. 순수함이야말로 가장 강인한 정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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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가압장[공간 설명문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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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참 좋아하는 시인이다. 문학 교과서에 나온 하나의 시를 읽고 가슴이 메인 감동을 한 적 있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너무나 유명한 시구. ‘자화상’, ‘쉽게 씌여진 시’ 등 그 이후로도 그의 시를 사랑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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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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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살아서 그 누구도 험담하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끝까지 순수한 사람이었다. 어려서 조금만 한 소리를 들으면 금세 눈물을 흘릴 정도로 순박한 아이였지만 한 편으로는 특별한 용기를 가진 아이였다고 한다. 그런 그는 자라서도 그 순수함을 유지했다. 그의 작품을 보아도 그러하고 그가 살아온 삶을 돌이켜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런 순수한 아이가 아버지의 권유에 이기지 못해 일본으로 유학을 하러 가는 그날. 그 심정, ‘감히 헤아릴 수 없는 아픔’을 우리가 어떻게 알까?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이겨 냈을까? 그런 와중에도 그는 어떻게 순수함을 지킬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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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작자는 닳고 닳은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그 나이에 가능한 돈벌이라면 해야 했고, 망설임 없이 하고는 그날의 품삯을 받았다. 그 푼돈을 모아 학원비도 내어 봤고, 공부하고 싶었던 교재를 사며 그리 살아왔다. 그러다 보니 ‘돈 좋은 것’을 ‘세상을 보는 법’ 보다 빨리 경험한 사람이라 털어놓고 싶다. 지금에서야 작자는 뒤늦게 ‘세상을 걱정하는 사람’이 되려 하지만 돈 앞에 서럽게 운 적도 무너진 적도 있는 닳고 닳은 사람인 것은 사실이다. 힘들었고 순수함을 많이 잃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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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자는 꽃 한 송이에도 감동하는 우리 어머님들의 순수함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어떻게 그렇게 지켜 내셨을까? 그 소녀의 마음을… 내가 할 수 있는 일일까? 하며 의구심을 아직도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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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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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일제강점기의 그 암담하고 어려운 상황에도. 시에 대한 열정은 잃지 않았다. 실제로 살아생전 내어보지도 못한 시들은 그가 죽고 나온 것들이다. 또한 일본을 가서도 그는 한국말을 했다는 기록을 보아 추측건대, 돈처럼 보이지 않은 힘 앞에 굴복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그나마 작자는 9살부터 ‘공간’을 통해서 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고, 가난한 현실에도 굴하지 않고 꿈을 지킨 사람 중 하나라는 것에 작은 위안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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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이 참으로 사람을 어렵고 힘들게 하는 것은 사실이다. ‘환경이 좋아야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전부 옳은 말은 아니다. 순수함을 지켜오신 산 증인들이 있고, 그들의 환경이 지금처럼 좋다고 명백히 선포할 수 없다. 그러니 ‘자아, 내면적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스스로 마음을 바꾸고 행하는 의지와 용기. 그리고 그것을 받쳐주는 강인한 체력. 아무것도 몰랐다고 생각했지만, 몰라도 될 것까지 많은 것을 알고 있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작은 격려를 보낸다. ‘그래도 양초 끝에 남은 심지만큼의 순수한 만큼은 지켜냈다.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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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지 않았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지만, 현실의 상황 속에 포기를 고민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아직도 작자는 썩 좋은 형편은 아니지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렇기에 가끔은 영혼이 흔들리는 유혹과 어려움에 흔들리고 무너지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연하게도 힘이 나는 이야기가 들려오곤 했다. 그리고 이번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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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본디 ‘가압장’이었다. 산지에 있던 아파트에 물을 쏴주기 위한 시설이었다. 아파트가 철거되고 버려진 이 공간은 여러 번의 철거 소식을 버텨내야 했지만, 그 가압장의 순수함을 지키고 또 다른 가압장으로서 지금의 공간이 되었다. 공간은 작았지만, 그 이야기를 실감할 수 있는 옹골찬 공간이었다. 그의 삶을 시청각적으로 담아낸 영상전시실을 가는 구간은 다른 전시관과 확연히 다른 울림이 있다. 가압기가 있던 낡고 거대한 콘크리트 중정은 천장이 있던 공간이었지만 그것을 걷어내고 순수한 하늘을 담아낸다. 그리고 그가 겪었던 암울한 시기로 들어가 그의 삶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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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이 나의 영혼은 끌어 올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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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비교를 통한 태도의 전환이 아니다. 순수한 동경과 존경을 담은 내면의 변화였다. 작디작게 남아있던 양초 끝 심지가 다시 불타오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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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청운산 자락에 있는 영혼의 가압장 #윤동주문학관 이다.
위치 _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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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시간 _ 10~18[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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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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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료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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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본 공간은 정부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공간을 운영중입니다. 또한 공간 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으니 이점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화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수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목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금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토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일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