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진정성 논현점
서울, 서초구 • 서점
조용한 대형카페, 공간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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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만인가? 조용하고 큰 햇빛 잘 드는 카페. 그런 감상을 바라고 찾아온 공간은 아니지만 역시 경험하는 순간 간절했다는 걸 알게 된다. 대형카페들이 많이 생기는 요즘이다. 그 규모만큼 들어오는 손님의 수도 많기에 소음을 잡기는 여간 쉬운 일은 아니다. 공간에서 소음을 잡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벽, 바닥, 천장 중 전면의 재료를 통해 잡을 수 있다. 이처럼 물리적인 재료의 성질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 반면에 공간의 성격을 규정하며 소음의 원천을 미연에 줄여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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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돌이켜 보면 공간에는 보이지 않는 약속이 있는 곳이 있다. 예시를 들어 본다면, 도서관이 적합하겠다. ‘도서관은 책을 읽는 곳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조용히 하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공간에 갈 때에는 나도 모르게 조용 조용하게 말을 하게 된다. 이것은 공간의 성격을 사회, 문화적으로 약속함으로 생기는 현상이다. 또 다른 예로 장례식장, 병원, 고급레스토랑 등이 각자의 고유한 약속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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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법이면 대형 공간도 조용히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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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방법 보다 어쩌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이 공간은 이미 유명한 브랜드의 새로운 지점이다. 논현동에 위치한다. 이 공간은 재미난 점들이 있는데 한 번 나열해 보겠다. ‘1. 회사 건물의 일 층에 위치한다는 점’, ‘2. 그리고 동시에 책을 읽고 회사원들이 노트북을 들고 내려와 미팅하거나 작업을 한다는 점’, ‘3. 그리고 회사 안내 데스크를 지난다는 점’, ‘마지막으로 유명하고 규모가 좀 있는 카페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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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재미난 점들을 종합해서 우리가 경험하게 될 ‘시퀀스’를 한 번 이야기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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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우리는 회사 건물을 들어가야 한다. 데스크에서 어떻게 왔냐고 물어보면 우리는 ‘카페’에 왔다고 하며, 가벼운 인사를 하고 입장한다. 일단, 기존의 카페들과는 입장의 무게가 다르다. 못 들어오게 하는 것도 아니고 못 들어가는 곳도 아닌 로비지만 어딘가 한 단계 거처 들어가는 느낌은 떨칠 수 없다. 그 덕분에 입장과 동시에 괜스레 행동을 바르게 하게 된다.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이곳 카페는 입구에서 가장 먼 곳에 스테이션을 두었다. 마치 대형마트가 우유를 맨 안쪽에 두어 고객들이 공간의 전체적으로 경험 할 수 있게 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중간쯤 왔을 땐 창가 쪽의 의자 뒤편에는 책들을 꼽아둔 것을 알 수 있다. 판매하는 것 같기도 하나. 저 책이 존재하고 책을 읽기 딱 좋게 생긴 이 공간은 시각적으로도 나의 목소리를 한 번 더 낮추게 된다. 끝자락에 닿을 무렵 회사원들이 카드키를 찍고 나와 자연스럽게 카페 테이블에 앉는 장면을 볼 수 있다. 이런 장면들을 보고 나면 드디어 스테이션에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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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련의 장면들[시퀀스]은 공간의 약속을 은근하게 들어낸다. 그렇다고 이것이 답은 아니지만, 작자가 경험으로 느낀 약속은 ‘좀 조용히 하는 게 맞겠다’ 싶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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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맛있는 커피와 조용히 햇빛을 받으며 밖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기준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카페 앞에 넓고 휑한 부지가 덩그러니 놓여 있지만, 이는 논현의 복잡한 도로에서 한 칸 이격을 시킴과 동시에 단순한 장면으로 공간 내부로 들어오는 햇빛에 집중 시켜 준다. 잠깐의 조용한 휴식이 충분히 가능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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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도 모르게 글을 쓰고 책을 읽은 시간이 길어졌다. 공간의 퀄리티는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더 머무르고 싶은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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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공간의 시퀀스를 통해 약속을 만든 공간 #진정성논현점 이다.
Tuesday: 10:30 AM – 9:00 PM
Wednesday: 10:30 AM – 9:00 PM
Thursday: 10:30 AM – 9:00 PM
Friday: 10:30 AM – 9:00 PM
Saturday: 10:30 AM – 9:00 PM
Sunday: 10:30 AM – 9:00 P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