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부산, 수영구 • 전시

“적소성대(積小成大)” -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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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엔 유독 사건,사고가 많았다. 뉴스에선 유럽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운을 띄우고, 역대 최고 더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심각성을 알린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 됨에 따라 흐르는 시간만큼 급격히 오르는 물가는 굳이 뉴스가 아니더라도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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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곳곳엔 비가 오지 않아 강의 바닥이 그대로 드러나는가 하면, 수도권 지역에만 집중 호우가 내려, 서울 전체가 물에 잠기기까지 했다.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전망이 없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우리의 불확실한 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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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가 불거질수록 늘 따라오는 단어가 있다. 지구 온난화, 지역재생, 농업, 친환경 정책, 미래 먹거리 사업. 무뎌질 정도로 너무 많이 들은 단어는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이자, 전 세계와 합심해 풀어야 할 조별 과제가 되었다. 어느 누구도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 과제는 광범위한 범위로 감을 잡지 못하게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공간을 통해 과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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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예술성이 짙은 공간이다. 건축뿐만 아니라 산업, 패션을 불문하고 공간의 말미에 ‘스튜디오’가 붙는 곳에서는 세상을 바꿀 유의미한 작품이 쏟아져 나왔다. 오늘 소개할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또한 그와 결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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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디자인에 대한 탐구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 삶을 한층 더 성장시켜줄 디자인을 고민한다.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현대 자동차’의 행보는 단순히 자동차 박물관에서 볼법한 기성 제품을 전시하지 않는다. 조금은 모호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을 전환해줄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열린 결말을 제시한다. 그래서 이곳은 불확실한 미래에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장소로, 세상을 바꿀 유의미한 가능성을 지닌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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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펼쳐지는 ‘Habitat One’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아이디어로 미래 주거에 대한 해결책을 보여준다. 전시 공간 전체에 배치된 배양 기관의 광합성을 통해 실내 공기를 순환시키는가 하면, 스스로 구축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로 주거를 넘어 공공시설에 대한 탐구도 보여준다. 자연과의 공존 방법을 보여주고 이를 실제로 적용한 사례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미래의 가능성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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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뿐만이 아니다. 건물의 재료는 철골과 와이어로, 이곳을 대표하는 F1963과 고려제강 기념관에서 착안하여 재료를 선정했다. 비록 친환경 재료는 아니지만, 지역성을 통해 건물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부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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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는 1층은 ‘크리에티브 월’을 설치해, 자연스레 예술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4층에 마련된 레스토랑인 ‘마이클스 어반 팜 테이블’에서 농장과 고객을 연결하는 음식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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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통해 자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여주고 건물을 통해 지역성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활성화 방법을 몸소 보여준다. 일부는 눈에 띄지 않는 활동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작은 행동이 모여 큰 파도를 만들 듯, ‘현대 모터스튜디오’가 매번 보여주는 그들의 행보가 미래를 바꿀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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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전시가 무료로 진행되니, 부산을 방문하는 이들은 이곳을 들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꼭 방문해서 공간과 전시를 경험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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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최욱 건축가 ( @oneoone.archive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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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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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F1963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매일 10:00 - 20:00 (매달 1번째 월요일 휴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