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 미술관
서울, 강남구 • 문화
도시에 숨은 소나무
“도산대로에 좋은 건축은 없다.” <기사 및 인터뷰 내용 인용>
“도산대로의 다양한 건물을 검토했는데 영감을 받을 수 있는 건물은 없었다.” 헤르조그(71)와 피에르 드 뫼롱(71)이 송은아트스페이스 신사옥 기공식에서 기자단을 통해 전한 인터뷰 내용 중 일부이다. 그들은 세계적인 건축 듀오이자 유치원부터 죽마고우이다. 인터뷰 내도록 단호한 대답을 내두었던 그들이 도산에 필요한 영감의 공간을 말하였다.
맞는 말이다. 상업적인 특성이 과밀집된 지역이 바로 도산이다. 신사, 압구정을 포함한 이 거리엔 상업적 목적이 강하다. 모두가 아는 것처럼 아주 비싼 땅이기도 하고 명품관들이 빼곡히 들어선 도시조직이다. 그러나 공공을 위한 비상업적 공간은 전혀 없을까? 실제로 이곳엔 고층빌딩이 많은 지역이다. 특별하게 이곳에 고층빌딩을 지을 때는 땅 일부는 반드시 공개공지로 내어두게 법으로 정해져 있다. 더군다나 만약 건물의 연면적이 1만 제곱미터를 넘어간다면 건물의 비용 중 일부는 예술품에 쓰는 법안도 있다. 이 법규만 두고 본다면 도산 일원, 강남, 압구정에는 공개공지가 다분히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가 경험상으로 알고 있는 이곳엔 그런 공간은 없다. 몇 조금씩 쓰이는 곳도 있지만, 이것을 비판적 태도로 말한다면 ‘실효성’ 있는 설계안들은 아니다. 대부분의 고층빌딩이 그 공개공지를 건물에 진입하는 통로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주거나 건물의 이용자가 쓰기 편하게 계획한 설계 때문인지 몰라도 이곳이 실제로 효과적인 공공공간을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과거 서촌의 ‘브릭웰[ #하늘을_담은_도시의_우물 편 참조]’ 을 전하며 전했던 내용 중 일부분이 이것에 해당한다.
도시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것이 길을 따라 만나게 되는 상업적인 공간이든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공공공간의 이벤트던 이런 것들이 활발히 일어나는 도시가 결국 즐거운 도시가 될 확률이 높다. 이 문장의 본질은 다양한 프로그램이다. 그리도 두 번째 본질은 ‘무과금 경험’이다. 도시에서 모든 경험을 돈을 내고 해야 한다면 그것이 재미있을까? 물론, 돈이 있는 이들은 무척 재미난다. 그러나 그렇게 넉넉지 못한 이들은 도시에서 근로를 하고 세금을 내면서도 자신들이 낸 세금으로 만든 보도블록 위를 걷는 그 순간에도 도시의 혜택은 받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위 법안은 반드시 있어야 하는 법이고 분명하게 실효성을 갖춰야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것을 위한 노력이 있을까? 과거 서촌의 ‘브릭웰’이 그러했다면 이번 송은아트스페이스의 신사옥이 그러하다.
‘공개공지’를 입구부터 강조한다. 이 공개공지는 뒤 건물로 이어져 있다. 아름다운 조경공간을 통해 지나다닐 수 있다. 독특하게 생긴 테라스형 계단이 건물 1층의 스파이럴 형 계단을 따라 만들어져 있다. 얇은 유리막 하나로 갈라져 있지만, 밖에서 인식하기로는 1층 전체가 공공 개방된 건물처럼 느껴진다. 그 1층엔 안내 데스크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리고 BF1, 2, 3층의 갤러리는 송은 제단이 발굴한 신진 작가들의 전시와 혹은 유명한 작가들로 구성한 이 건물에 대해 전시를 한다. 물론 전시 초입에 H&M이 이 건물을 설계한 과정과 의도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전시로 시작하고 그들의 과거 작업도 전시되어있다. 이번 전시는 전체적으로 이 신사옥이라는 공간을 주제로 전시가 구성되어있다. 예술작품과 같은 이 건물이 단연 1번째 전시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나는 이견이 없다. 왜냐하면 그 건물의 존재가 나를 종일 이 근처 도시를 둘러보게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이것 또한 도시가 주는 혜택이다. 나에게 하나의 이벤트 적인 활동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끝으로 도시의 대형 예술품이 하늘을 찌르듯 올라섰고 내부 공간에서의 경험 또한 상업성보단 예술성과 공공성을 강하게 띠고 있다.
어쩌면 이 건물은 정말 ‘숨은 소나무 [송은]’일지도 모른다. 콘크리트 표면에 소나무의 결을 오롯이 담아 건물 전체를 뒤덮어 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하지만 내가 느낀 것은 그 이면에 더 거대한 이미지 때문이라 전하고 싶다.
상상을 해보라 만약 도시 한가운데 엄청나게 큰 소나무가 있다면? 고층 빌딩만 한 그 소나무는 이 도시에서 가장 사랑 받는 장소가 되지 않을까? 과거 여러 신화 속에서 거대한 나무가 있는 공간이 중심지적 역할을 한 것 처럼 공적이고 예술로서 아름다운 그 모습을 상상하면 이 건물이 준 영혼의 울림은 나의 머릿속에서 메아리처럼 울렸다.
이제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서울에 좋은 공간이 생긴 샘이다.
만나 뵙기 힘든 선생님들이지만 한국에서 두 선생님의 작품을 논할 수 있다는 것에 큰 감사를 표한다. 이런 내적 친분감을 떠나 중립적 태도로 공간을 살펴보아도, 100년은 두고 볼 건물임은 틀림없다.
그들의 바람처럼 도산의 문화예술의 허브가 되길 바라며 공간을 소개한다.
이곳은 도산의 숨은 소나무 #송은아트스페이스신사옥 이다.
전시 _ <Herzog & de Meuron. Exploring SongEun Art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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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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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전 1부:
Herzog & de Meuron. Exploring SongEun Art Space.
2021. 9. 30 - 11. 20
개관전 2부:
제21회 송은미술대상전
2021. 12. 10 - 2022. 02.12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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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무료[네이버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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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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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완비, 주차장 꼭 보세요. [17번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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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본 공간은 수도권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공간을 운영중입니다.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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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_ Herzog & De Meuron
화요일: 오전 11:00 ~ 오후 6:30
수요일: 오전 11:00 ~ 오후 6:30
목요일: 오전 11:00 ~ 오후 6:30
금요일: 오전 11:00 ~ 오후 6:30
토요일: 오전 11:00 ~ 오후 6:30
일요일: 휴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