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화수 북촌 플래그십 스토어
서울, 종로구 • 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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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한 바닥에 단이 생기면 수직 면이 생겨 그림자가 지고 공간을 두 개로 분할한다. 단의 높이가 낮으면 쉽게 오르내릴 수 있기에, 빗물이 높은 바닥층에 고이지 않도록 하는 기능적인 역할이 더 크지만, 단의 높이가 높아지면 위계가 생겨 심리적인 요인이 추가된다. 위에서 모든 것을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에, 높은 단에 있는 사람은 높은 지위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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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의 높이가 높아질수록 두 층의 간극이 더 커진다. 하지만 그사이 중간 높이의 단이 놓이게 되면, 낮은 단과 높은 단 사이에 간극을 줄여주고 심리적인 우월성도 완충시킬 수 있다. 이를 '설화수 북촌'이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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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수 북촌을 보면 낮고 높은 많은 단이 있다. 한옥의 나무 기둥을 받치는 기단부터 양옥을 받치는 엄청나게 높은 단, 그리고 그사이 중정을 만들어내는 낮은 단과 내부의 공간을 분할하는 단까지, 다양한 높이와 역할을 하는 단이 모여 이곳을 구성한다. 밖에서 보면, 한옥보다 양옥이 높게 있고 그 거리가 가까워 자연스럽게 위계가 생긴다. 학교 운동장 단상 위에 올라간 사람의 지위가 높 듯, 이곳 또한 높은 단 위에 앉혀진 양옥의 지위가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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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지어진 양옥과 30년대 지어진 한옥이 만나 만들어낸 서로 다른 시대와 양식의 공존은 그야말로 흥미롭다. 하지만, 단차가 많이 나는 두 공간을 함께 경험해야 하는 사용자로서는 좋은 상태는 아니다. 위계가 있고, 높은 단위에 있는 공간을 많은 계단을 타고 오르내리는 수고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한옥과 양옥 사이에 새로 중축된 백색 건물이 두 공간을 완충시켜주고 서로 이어주기까지 하니, 내부의 경험을 더 탄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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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 건물의 중정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지하를 쾌적하게 하고 사람들의 동선과 시선을 유도한다. 중정을 만들면서 튀어나온 건물의 덩어리가 양옥 1층의 테라스를 만들어 시각적으로도 한옥과 연장선에 있음을 알린다. 그리고 한 단, 한 단씩 놓인 내부 공간 구성은 사람들을 매끄럽게 양옥으로 이동할 수 있게 해주기에, 이곳에서 단의 역할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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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편에 마련된 많은 계단을 올라 양옥에 도달하는 동선보다 한옥을 거치고 중정을 거쳐 위로 올라가는 동선이 더 자연스럽고, 그렇게해서 보게 되는 예상치 못한 모습을 보는 여정이 흥미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게 한 단씩 오르며 변화하는 주변의 모습과 분위기, 어느 순간 다른 공간으로 변화하는 과정은 수평과 수직만 있는 공간에서는 절대 경험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은 '단면'이 굉장히 흥미로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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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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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종로구 북촌로 47
매일 10:00 - 20:00
화요일: 오전 10:00 ~ 오후 7:00
수요일: 오전 10:00 ~ 오후 7:00
목요일: 오전 10:00 ~ 오후 7:00
금요일: 오전 10:00 ~ 오후 7:00
토요일: 오전 10:00 ~ 오후 7:00
일요일: 오전 10:00 ~ 오후 7: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