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트로커피
충청북도, 청주시 • 카페
버섯마을 통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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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가보지 않은 도시로의 여행은 설렘의 시작이다. 얼마만의 ‘쉼’인가? 쉼 없이 달려오던 연말 중 단 한 번의 주말 나에겐 무척이나 달곰한 시간이다. 청주라는 도시는 처음이다. 어떤 도시라고 말할 것도 없이 완전히 무지한 상태로 도시를 받아드렸다. 버스에 내려서 반나절 정도 걷고 지도를 보고 공간들을 살펴보니 조금은 알 것 같다. 이곳은 서울로 치자면 성북과 조금 비슷하다. 언덕진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조합. 그리고 중간중간 고려 때부터 남아 있던 역사 유적지가 조금 조금씩 섞여 있다. 가장 비슷한 면을 말하라면 보석같이 빛나는 공간들이 도시에 산발적으로 숨어 있다는 것이다. 오늘의 공간을 성북 근처로 치자면 아마 북한산 어귀에 있는 공간과 비슷할 것이다. 청주 도심에서도 멀리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며 산자락에 내리면 도시의 분위가 자연과 가깝게 변한다는 것에서 그것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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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공간은 재미난 형태이다. 버섯 머리 같은 지붕을 하고 있다. 그러나 사뭇 현대적인 재료와 몸통부의 회색 벽돌들이 세련되게 배열되어 첫인상부터 멋진 예술작품을 만난 것처럼 흥미롭다. 3동의 버섯이 이어져 있는 형상. 가운데 작은 버섯으로 한 단 올라 들어가는 동선이다. 좌우로 꿀렁이는 거대한 버섯들 사이로 들어가니, 스머프 동산에 온 것 같기도 하다. 공간의 내부로 들어가니 버섯 형태의 지붕이 논리를 가진다. 형태를 그대로 들어낸 깔끔한 천장. ‘어떻게 이 곡선 지붕을 이었을까?’란 의문보다는 당장 느껴지는 독특한 공간감에 마음을 뺏긴 다. 형태를 보고 기대한 것처럼 공간의 천장은 내 걸음에 따라 꿀렁이며 높아졌다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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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를 들어가자마자 들리는 환영 인사 ‘어서 오세요, 아우트로입니다.’ 이어지는 시국의 인사말 ‘발열 체크와 안심 콜 혹은 QR체크인 부탁드립니다.’ 이제는 익숙하다. 이 짓을 벌써 1년을 넘도록 하고 있으니. 각설, 공간의 초입에서 환영을 받는 것은 항상 기분이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마치 나를 기다렸다는 듯한 환대를 받으니 그저 순수하게 기쁠 수 있다. 일면식도 없고 30여 년 가까이 살아오며 처음으로 온 도시에서 환영을 받는다 생각하니 속으로 기쁨이 차오른다. 특별히 여행이라는 이유로 기쁨을 찾아온 나로선 더욱 행복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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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와 안내에 따라 공간의 요구를 해결하고 어서 커피를 시켜본다. 서울에서는 바쁜 나머지 급하게 아메리카노를 시키기 마련이지만 여유를 찾아 떠나온 여행인 만큼 천천히 내려 나오는 브루잉[핸드드립 혹은 필터 커피 라고도 한다.]커피를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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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을 둘러본다. 들어와서 오른쪽 큰 버섯을 서비스 스테이션이었다면 들어와서 왼편의 큰 버섯은 메인 공간 인 듯 하다. 밖으로 보이는 산의 전경들이 창을 통해 작품처럼 걸려있고, 높고 거대한 돔형 지붕 사이로 굴뚝이 올라간다. 장작이 타는 향이 가득한 공간인 만큼 산장에 쉬러 온 등산객의 쉼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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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의 여유, 느긋함, 익숙한 형태에 그렇지 않은 재료들에 세련된 편안함을 즐기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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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군다나 밖의 정자에도 자리가 있고 주변에 비슷하게 생긴 과거의 공간들을 나란히 쳐다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버섯들의 이야기가 상상되어 즐겁기도 하다. 기존 마을이 가진 형태 논리를 그대로 끌어들여 현대적 감각을 입힌 이 공간이 썩 마음에 든다. 나란히 너와지붕[돌을 다듬지 않고 얇게 깨버려 지붕에 올렸던 과거의 방식]그리고 그 다음 세대의 아스팔트 싱글[비교적 근대에 재료] 그리고 명확하게 알 순 없지만 스터코[회반죽, 과거 유럽에서 시작된 마감재이지만 현대에 미국에서 개발된 재료를 통해 현대에서 많이 쓰임]같은 반죽을 지붕에 올려 시간 순서로 언제 지어졌는지 들어내는 귀여움은 덤이다. 어떻게 보면 가족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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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머프 마을의 해는 산 뒤로 넘어간다. 마치 어린 시절 보던 텔레토비 동산의 해처럼 방긋 웃으며 들어가는 장면을 보고 나서야 자리를 옮긴다. 청주 여행의 첫날은 그렇게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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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버섯마을 향긋한 산장 청주의 #아우트로커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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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산성로 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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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시간 _ 11-22 [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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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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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첨부합니다. 커피가 굉장히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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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본 공간은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공간을 운영중입니다.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화요일: 오전 11:00 ~ 오후 10:00
수요일: 오전 11:00 ~ 오후 10:00
목요일: 오전 11:00 ~ 오후 10:00
금요일: 오전 11:00 ~ 오후 10:00
토요일: 오전 11:00 ~ 오후 10:00
일요일: 오전 11:00 ~ 오후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