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K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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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원의 미래

특정 지역이 재개발 된다는 것은 인근 주요 도시의 중심으로 쏠린 공간적 압력을 빼기 위함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더욱 넓고 쾌적하고 자연친화적인 지역이 형성되어야 할 터이지만, 효율성이란 미명하에 더욱 철저히 격자식 구조로 이루어져 답답함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놀랍게도 이러한 인식과는 달리 지도상으로 보면 재개발 지역의 상당한 부분이 공원부지로 배정되어 있다. (심지어 우리가 흔히 답답하다 생각하는 서울도 마찬가지다. 북한산이나 한강같은 지형적인 특성을 감안해도 세계적으로 이렇게 공공부지 비율이 높은 대도시가 잘 없다고 한다)

어쩌면 개발 참여자들은 이러한 시민들의 인식이 다소 억울할 수 있겠다만, 단순히 법을 지키기 위해 대충 만든 소공원들을 곳곳에 욱여넣었으니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재개발 지역에 일산호수공원이나 송도센트럴파크 수준의 공원을 조성할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마곡 문화공원에 위치한 스페이스 K를 보면 방법은 있어 보인다.

마곡역 3번출구에서 멀지않은 이 공원의 전경은 컴퓨터 프로그램 속에 있는 것처럼 사방이 사각 그리드로 정밀하게 막혀 있어 씁쓸한 감탄을 자아낸다. 이러한 가운데 유려한 곡선들로 이뤄진 스페이스 K의 외관이 주는 시각적 휴식은 이 공간 체험의 첫 스텝이 되어주며, 뒤이어 마주하게 되는 통로를 통해 옥상 텃밭과 쉼터를 오가는 길은 그 자체로 짧지만 멋진 산책로가 되어준다.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옥상에서 내부로 들어갈 수 있게끔 한 구조였는데, 이 한가지의 통해 내부와 외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순환구조를 가짐으로서, 제한된 부지 내 경험에 입체성과 생명력을 배가 시켰다는 점이다.

스케이스K의 핵심 정체성은 미술관이지만, 애초에 공간 활용의 열쇠는 방문자에게 맡겨 놓았다. 따라서 누군가에게는 미술관과 정갈한 카페가 될 것이고, 또 누군가에겐 산책로와 공원 그 자체가 될 것이다. 제한된 부지 내에서 주변 경관을 억지로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다시 찾고 싶게끔하는 컨텐츠로 구성된 스페이스 K와 같은 ‘소공원’이 더욱 많아지고 그 형태가 다양해지길.


#스페이스k
📍서울 강서구 마곡중앙8로 32
⏳화-일 10:00~18:00 / 월 휴무
🚗주차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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