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963
부산, 수영구 • 오락

“켜켜이 쌓이는 시간 함께 새롭게 새겨지는 장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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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켜가 쌓일수록 그 흔적은 고스란히 건물에 새겨진다.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수북하게 쌓인 먼지는 비와 함께 눈물 자국을 만든다. 치고 올라오는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위협하듯, 낡고 허물어진 건물은 새롭게 지어지는 화려한 건물의 기에 눌려 초라해진다. 한때 주목 받고, 한때 전성기를 맞았던 건물도 예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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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물이 다시 그때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F1963’을 보면, 가능성이 없어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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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수영구 망미동에 자리한 수영공장은 고려제강의 모태가 되는 첫 공장이다. 45년간 와이어를 생산하면서 광안대교, 이순신대교 등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게 한 장본인이었기에, 그들은 짧고 긴 시간 동안 종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발전했다. 커진 몸집과 야속한 세월은 공장이 더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들었고, 말 그대로 버려지고 방치되어 동네의 흉물로 전락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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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시선에선 흉물이지만, 한국전쟁 이후, 급속도로 증가한 부산의 인구수에 맞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내어준 고마운 공간이었다. 그렇기에 이곳은 부산 시민들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공간이었을 터, 처음으로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아, 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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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건물 형태와 골조는 최대한 유지한 채, 필요한 부분만 추가했다. 낡고 허물어진 건물의 외관은 일부분 손을 보고 정문은 부산에 걸맞은 색으로 칠해진 익스펜디드 메탈(expanded metal)을 달아, 치고 올라오는 신축 건물 못지 않는 깔끔하고 세련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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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크레인이 있던 자리는 지혜의 북 타워가 세워져 공간 속 공간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공장의 천장 일부분은 뜯어내고 중정을 만들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들었으며, 그 과정에서 나온 자재들은 벤치와 표지판으로 재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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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를 가동하기 위해 넓어야만 했던 공간이 도리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도서관, 전시장, 카페, 음식점, 공연장까지, 옛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대에 발맞춰 변화한 수영공장은 ‘F1963’으로 또다시 부산시민들에게 추억을 남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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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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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구락로 123번길 20
매일 09:00 - 21:00
화요일: 오전 9:00 ~ 오후 8:00
수요일: 오전 9:00 ~ 오후 8:00
목요일: 오전 9:00 ~ 오후 8:00
금요일: 오전 9:00 ~ 오후 8:00
토요일: 오전 9:00 ~ 오후 8:00
일요일: 오전 9:00 ~ 오후 8: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