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무푸딩 공항 2호점
제주도, 제주공항 • 카페
귀엽고 맛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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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묘하게도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것들이 유독 많은 섬이다. 시장을 가도 감귤을 소재로 만든 귀여운 모자와 굿즈들이 눈에 띈다. 이곳저곳 작고 소박하게 하지만 주인장의 취향을 한껏 담은 공간들에는 그 주인장 취향대로 작고 귀여운 것들이 가득하다. 마치 해변에서 맘에 드는 조개를 주어온 것처럼 슬쩍 보는 것만으로도 맘이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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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그 귀여운 것 중, 하나. 너무 궁금했던 것이 있다면 이곳의 보잘것없지만 아주 귀엽게 생긴 캐릭터를 담은 푸딩 가게이다. 이름은 ‘우무’. 결론부터 말하면 참 귀엽게 생겨서 심각하게 맛있는 푸딩 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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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마지막 날이었다. 즐길 바다는 다 즐겼던 터라 조금은 시내를 둘러보고 싶었다. 천천히 공항 근처의 숙소에서 걸어 이동한다. 유독 귀엽게 생긴 연노랑 색의 건물이 기억이나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3~4층 정도 규모의 건물. 사실 알아본 것은 없었지만, 그냥 너무 귀여워서 가고 싶었다. 그리고 그 공간이 궁금하기도 했다. 걸어서 ‘광해군 유배지’를 지나 1분이 정도 지났더니 금방 공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오거리 차도에 한편에 있는 귀엽게 생긴 건물. 3층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자처럼 그 귀여움에 매료된 사람들은 문 앞으로 줄을 서 있다. 쪼르륵, 어쩐지 다 큰 어른들이 그러고 있으니 더 귀여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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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니 테이크 아웃만 한다고 해서 줄을 선 뒤 원하는 푸딩을 데려 나오는 구조였다. 나 역시 어쩔 수 없이 줄을 서고 천천히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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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재밌다. 너나 할 것 없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함박웃음을 지으며 나와서 문 옆에 작은 셔터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들 그러고 있다. ‘왜 그런 걸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계속해서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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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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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순간이다. 줄은 선만큼 모든 종류를 다 맛보고 싶어서 인사와 함께 ‘다 주세요’라고 말해 버렸다. 그리고 공간과 어울리게 차분하고 귀여운 복장을 한 직원분은 대답은 ‘상온에 나온 지 30분 만에 다 드셔야 하는데 괜찮으세요?’라는 질문이었다. 내가 쇼케이스에서 본 푸딩의 종류는 4종, 단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가 30분 안에 4개의 푸딩을 다 먹을 리 만무했다. 비록 2명에서 나눠 먹는다고 해도 그것은 조금 어려운 일인 것 같아. 처음의 그 의지를 굽히고 3개만 시켰다. 우리가 고른 것은 ‘카스텔라, 우도 땅콩, 초콜릿’였다. 포장하는 중에 드디어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온통 하얗고 작은 것들이 포인트를 주며 작은 공간을 모자랄 것 없이 해준다. ‘우무’를 담아둔 굿즈들도 준비되어있다. 결국 그 굿즈도 하나 사버렸다. 여행은 이렇게 사람의 태도를 다르게 한다. 서울에서는 쳐다도 보지 않던 것들을 이곳에서는 좀 더 각별하고 특별한 것처럼 쉽게 마음을 열어젖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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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족스러운 쇼핑을 하고 나왔다. 문을 열고 나온 이들의 미소는 아마도 나와 같은 의미였겠지? 나도 그들을 따라 셔터에 서서 찍어 볼까 고민을 한다. 거대한 내가 이곳에서 찍기는 좀 부끄러웠다. 그래서 그냥 포장을 문 앞에 내려두고 사진을 찍는다. 어쨌든 나도 이곳에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봤다는 뿌듯함과 얼른 푸딩을 먹어야겠단 생각에 서둘러 자리를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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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 거리는 푸딩들. 작은 스푼으로 한 숟갈 입에 넣는다. 맛은 귀엽지 않다. 심각하게 맛있었다. 이 공간에서의 경험은 이렇게 기억되겠지. ‘심각하게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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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 이 공간의 이용은 참으로 재미난다. 1층은 주문만 받는 스테이션, 2층과 3층은 오피스와 주방이라고 한다. 일반인들은 이용할 수 없다. 줄을서고 기다리다 오로지 테이크 아웃만 가능하며, 나온 지 30분 안으로 푸딩을 흡입해야 한다. 재밌는 경험이라 생각했다. 이 맛이면 다음 제주에도 찾아올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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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주도 푸딩 맛집 #우무제주시점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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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제주 제주시 관덕로8길 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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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_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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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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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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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위 공간은 제주 특별자치시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운영 중이오니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