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누아 속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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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카페의 옳은 예

세상 모든 국가를 가본 것은 아니기에 단언 할 수는 없지만, 근교 대형 카페라는 장르는 아마 우리나라에만 존재하지 않을까 예상한다. 주요 도시간에 사이가 좁아 여러 도시에서 근교 카페까지 접근이 가능한 좁은 국토, 실내 공간을 따로 마련하지 않으면 쉼이 필요한 이들을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인구 밀도, 그리고 그 어떤 난관에도 불구하고 특별한 휴일을 위해 먼 길을 나서는 국민성과 그들이 깔아놓은 고도의 도로 인프라가 모두 동시에 충족되어야만 성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큰 사업적 결심과 그에 따른 자본이 요구되는 장르이기 때문인지, 대부분의 경우 준비한 공간에 최대한 많을 것을 담으려 한다. 먼 여행을 한 손님들에게 가능하면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감사한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손님으로써 느껴지는 인상은 왠지 모를 엉성함인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안타까운 마음이 전달 되었는지 최근에는 전반적인 밸런스가 훌륭한 대형 카페들을 발견하는 중이며 이 곳 시드누아 속초점은 바로 그 예다. 우선 외관부터 튀는 요소 없이 말끔하다. 높은 층고로 이루어진 내부 공간에 시야를 방해하는 요소가 일절 없어 들어서는 순간 개방감이 느껴지는 점이 참 좋았다. 한쪽면은 설악산 자락을 바라볼 수 있도록 창이 넓게 나있고, 다른 한쪽에선 멋진 단풍나무 한그루가 이색적인 계절감을 준다. 한겨울인 지금도, 시드누아의 내부는 아직 가을이다.

이곳에 대한 기억이 좋았던 결정적 이유는 공간에 대한 감상에 이은 음식의 맛이 전반적인 경험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몇가지 베이커리 메뉴를 위해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도 있다. 위치, 뷰, 공간 그리고 음식까지 먼 길을 달려온 외지인이 카페라는 공간에 요구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두루 준비한 이곳에 고마운 마음을 안고 길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