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한글박물관
서울, 용산구 • 오락
우리가 대한국민이라는 가장 강력한 증거
국가라는 것은 화폐 다음으로 인간이 만들어낸 가장 오묘한 발명품이다. 물론 화폐에 비하면 실재하는 국토와 언어 등 그 경계가 어느정도 나뉘어져 있지만, 그것만으로 국가는 형성되거나 유지되지 않는다. 국가간의 그것에 결코 뒤지지 않는 갈등과 분쟁이 국가 내부적으로도 빈번히 일어남을 생각하면 이는 더욱 자명해진다.
무엇이 우리를 ‘같은 나라’의 국민들로 만들어 주는가? 바로 우리가 같은 뿌리에서 출발하여 같은 문화를 공유하며 같은 곳으로 함께 나아가는 사람들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믿음’이다. 물론 그 믿음은 한두가지 방법이나 장치로 유지할 수 없다. 역사부터 실생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부분들에 대한 총체적 합의 그리고 협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알게 모르게 각국은 이러한 정체성을 증대시키고 때로는 이용하기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간이란 필요 이상으로 비교하고 끝없는 욕심을 내는 동물이다. 이러한 인간들이 모인 국가는 항상 다른 국가와 그 우열을 가리려 했다. 그리고 이러한 우열은 오랜기간 전쟁 같은 비극적인 분쟁 이벤트를 통해 확인했지만, 최근에는 스포츠나 문화교류 이벤트 등으로 점잖아지는 추세다. 이는 G20 같은 국제정세적 위상 만큼이나 ‘월드컵 우승국 X회 국가’ 혹은 ‘김연아, BTS, 기생충의 나라’ 같은 문화적 위상에 자부심을 느끼는 데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만약 모든 한국인에게 자부심으로 작용할 수 있는 단 한가지를 꼽으라면 과연 무엇이 나올까? 신빙성 있는 자료는 없지만 개인적 예상으로는 바로 한글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 존재 의의에 조금은 과장이 있지만, (일례로 ‘유일히 창제자가 밝혀진 문자다’라는 인식에는, 러시아 등 동유럽 국가에서 쓰는 키릴문자가 선교사 성 키릴로스와 그 제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바 있다. 물론 시기와 창제 의도 및 원리가 모두 밝혀진 건 한글이 유일하다) 한글은 호불호란 개념이 없다. 모두가 소중함을 충분히 느끼며 유용히 사용하고 있다.
물론 언어와 문자만으로는 국가라는 개념을 유지할 수 없지만,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같은 문자로 기록하고 공유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유지하려 한다는 사실 그 자체로 한글은 우리를 하나의 국민으로 묶어주는 굉장히 강력하고 유용한 도구가 된다는 것은 부정 할 수 없다.
이러한 의미에서 이러한 한글의 의미를 기록하고 되새기는 국립한글박물관의 존재와 재편된 상설 전시는 비록 다른 수많은 문화 시설들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전시들에 비해 자극적이진 않지만, 우리가 충분한 관심을 쏟을 의미적 이유와 기능적 가치가 있다.
금번 재편된 상설 전시는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매우 수준이 높고 다양한 매체를 사용했기에 외관적으로도 멋진 전시였다. 하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은 부분은 단순히 한글의 중요성을 강조함을 넘어 한글로 기록되어 온 이야기들의 흐름을 오늘날의 눈높이에서 표현하려 했다는 점과, 청각 장애인 및 언어 장애인 등 한글의 이기를 전부 누릴 수 없는 이들의 입장에서 본 언어와 글자를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 했다는 것이었다.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기획전 <내방가사 : 이내말삼 드러보소> 에 담긴 메시지 또한, 우리의 역사속에서 외면 되었던 여성으로 대표되는 모든 소외된 이들의 삶, 감정 그리고 생각들을 그저 ‘들어주고’, ‘알아가는’ 과정속에 담긴 의미와 그것이 만들어 갈 수 있는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훗날 자녀가 생겨 글을 읽고 쓸줄 아는 나이가 되면, 가장 먼저 데려가 몇번이고 의미를 알려주고 싶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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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한글박물관
⏳매일 10:00 ~ 18:00 예약✔
*주변 용산가족공원, 용산공원, 어반플렌트 서빙고(@urbanplant.seobinggo) 도 함께 둘러보시면 알찬 하루가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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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수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목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금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토요일: 오전 10:00 ~ 오후 9:00
일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