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 중구 • 문화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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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년 조선왕조를 배경으로 한 대한제국의 출발점인 덕수궁, 서양과 한국 건축 양식을 가지고 있는 성공회 성당(1926, 1996), 옛 경성 부민관(1935)이었던 서울시의회, 지금은 서울 도서관으로 사용되는 경성 부청사(1926)와 그 뒤로는 서울 시청 신청사(2012)가 있는 이곳은 세종대로다. 세종대로는 조선왕조부터 지금까지의 근현대사의 시간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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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건물들이 있는 이곳에 새롭게 들어선 건축물은 아주 겸손하게 자신을 드러낸다. #명례성지_공간 을 소개하면서 1938년에 지어진 한옥 건축물에 존경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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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또한 마찬가지다. 자신을 충분히 드러내고 뽐낼 수 있었음에도 이 건축물은 그러지 않았다. 이미 많은 사람이 눈치를 챘겠지만, 이번에 소개할 공간은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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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의 담장 높이만큼만 치켜 올려진 1층만이 이 건물의 외관이며, 나머지는 전부 지하에 묻혀있다. 사실 건물이 앉혀진 대지에는 원래 조선 체신사업회관인 일제가 1937년에 체신국 청사로 만든 건물이 있던 자리다.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그때 그 건물은 덕수궁과 주변의 건물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있었음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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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물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롭게 지어지는 건축물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았을 때, 지금의 ‘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 명확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이곳은 너무나 겸손한 태도로 주변 건축물들을 밝게 비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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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건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던 주황색 지붕을 가진 성공회 성당은 어디서나 그 아름다운 자태를 볼 수 있게 되었으며, 덕수궁에서 보이는 위압적인 건물, 일제의 잔재가 우리 전통 가옥을 내려다보는 불쾌한 시선이 사라져 도심 속 궁궐에서 더욱 편안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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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옥상이라 할 수 있는 ‘서울 마루’는 시민들에게 돌려주어 낮은 전망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며, 높지 않음에도 360도로 대한제국부터 근현대까지의 시간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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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도시건축전시관’이라는 이름답게 내부에서는 다양한 전시를 통해 우리 도시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시민들과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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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례성지_공간 과 이곳, ‘서울도시건축전시관’ 모두 혼자서 빛나면 주변은 더욱더 어두워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듯하다. 따뜻한 봄을 만끽하며 덕수궁 돌담길에서 산책도 할 겸 잠시 시간을 내어서 이곳을 방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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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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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세종대로 119
매일 10:00 - 18:00 입장마감 : 17:00
월요일 휴무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화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수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목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금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토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일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