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내지혜의숲한내도서관
서울, 노원구 • 문화
교집합의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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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천 노원구에 흐르는 천의 이름이다. 경기도 양주에서 시작해 의정부를 지나 서울 노원구, 도봉구를 지나는 천이다. 노원구에서의 이름은 중랑천. 그 중랑천 근처의 한내근린공원에는 버린 진 분수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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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가보니 분수대의 모습은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러나 근린공원에서 많은 주민이 그 공공공간을 아주 잘 즐기고 있는 모습에 이곳이 잘 쓰이는 곳임을 쉽게 알 수 있었다. 평상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시는 할머님들 아이를 데리고 와서 노는 부모들. 그리고 그 근린공원의 끝쯤에 다리와 도로가 만나는 코너에 위치한 오늘의 공간은 더욱 잘 쓰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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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규모의 도서관 분수대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지만 그리고 고급재료로 지어진 것도 아니지만 이곳에 딱 맞는 공간임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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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다른 지역에 비해 문화적 혜택이 적은 이곳은 그것을 어느 정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작은 바닥면적에 처음부터 많은 문화적 혜택을 주기는 힘들었을지 모르지만, 공간은 알차게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아이 돌봄, 작은 도서관, 주민회의, 카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간에 따라 그리고 공간의 분할에 따라 잘 이용하고 있다. 이 공간의 모습은 박공지붕의 집들을 교집합처럼 엮어 만든 형상이다. 그러니 내부에 있는 공간의 바닥 부분은 계속해서 교차할 수밖에 없다. 벽은 책장이 되고 책상은 독서대가 그리고 계단으로 된 곳은 또 다른 독서실이 된다. 동시에 조금 걸어 들어가면 어디서부터는 카페가 된다. 카페인지 책을 읽는 곳인지 구분은 안 되지만 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어떨 때는 한편에서 주민들이 수다를 떠는 곳이 되기도 하나 보다. 입구에는 아이들이 책으로 시간을 보내며 부모님을 기다릴 수 있도록 돌봄이 역할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이 계단 저 계단 오르고 내리며 즐기고 책을 읽기도 한다. 어떤 주민은 조용히 책을 읽고 있지만 주변의 소음은 들리지도 않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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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는 아주 작다. 그러나 공간이 보여주는 장면은 알차다. 시간에 따라 장면이 다르다기보다는 모든 장면이 교집합처럼 겹쳐서 나타난다. 국공립의 거대한 도서관이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도서관에서는 정숙한 것이 기본처럼 지켜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초에 이곳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잘 알고 있는 주민들은 그것을 감안하고 공간을 쓰고 있다. 그런 만큼 공간의 형태와 같이 공간의 장면도 계속해서 교집합을 이루며 풍부한 장면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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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공간을 둘러싼 나무 때문에 작은 공간의 창밖으로 보이는 장면에는 푸릇한 장면이 계속해서 걸린다. 책장의 소재인 나무와 창밖의 장면이 만나 숲에 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더군다나 비싸고 화려한 재료를 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의 장면과 외부의 형태미가 잘 돋보여 아주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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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정리하자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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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보여주는 장면의 교집합, 그것이 만드는 하모니. 내부의 재료와 창밖의 전경이 겹치며 만들어주는 공간의 분위기. 그리고 겹친 형태의 건물. 형태에 따라 공간의 이야기도 계속 겹쳐나가며 알찬 순간들을 만드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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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교집합의 마법 #한 내 지혜의 숲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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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서울 노원구 마들로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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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시간 _ 09-18 [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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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 가능 행위 _ 카페, 도서관, 회의,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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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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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메뉴는 첨부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주 화요일부터 오픈이라고 하셨습니다. 원두가 참 맛있다고 전해주셨어요.
화요일: 오전 9:00 ~ 오후 6:00
수요일: 오전 9:00 ~ 오후 6:00
목요일: 오전 9:00 ~ 오후 6:00
금요일: 오전 9:00 ~ 오후 6:00
토요일: 오전 9:00 ~ 오후 5:00
일요일: 휴무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