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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성모성지

경기도, 화성시 • 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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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을 확인하고 확신하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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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원시적인 목적은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었기에 공간은 지극히 기능적인 요소로 사용되어 왔다. 하지만 공간이 종교 건축으로서 작동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종교 건축은 보호의 목적보다 그들이 믿는 가치를 건축적으로 어떻게 풀어내어 보여줄 수 있을지에 관한 문제다. 원시적인 목적으로 종교 건축을 바라본다면 비기능적인 건축이라 할 수 있겠다. 복도인데 지붕이 없어 비를 맞으며 본당으로 들어가는 동선이나, 창이 없어 어두컴컴한 공간에 홀로 앉아 신께 기도드리는 공간 모두, 비기능적이고 위험하며 불편한 공간이다. 하지만 그들의 믿음을 건축적으로 해석해 내는 과정에서 나타난 다양한 표현은 사람들에게 좋은 경험을 줬고, 건축이 발전하는 계기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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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늘날 종교 건축은 어떤가? 겉모습만 번지르르하게 따라 하는 종교 건축, '있어 보이는 형태'에만 집착하고 내부 경험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너도나도 빛나는 LED 십자가며 이상하게 조합된 일반건물 몸통 위에 얹어진 기와지붕, 스테인드글라스가 종교 건축에 쓰인 이유를 알지 못한 채 붙인 조악한 시트지까지. 모두 사용자의 경험이 아닌, 외관에만 집중해 디자인의 의도와 이유는 모르면서 이것저것 갖다 붙이기에 바쁘다. 그 결과 이도 저도 아닌 건물들이 우리 주변을 채우기 시작했고 이런 건물이 많아지면서 우리나라의 진정한 종교 건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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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소개했던 생명의 빛 예수마을 : 예배당과 Spirit Cube, 하양무학로교회와 명례성지성당, 서소문역사공원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명확하게 제시했다. 건물의 위치와 크기, 사용 목적은 다르지만 모두 그들의 믿음을 확인하고 확신하며 자신을 돌아보기 위해 방문한 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었고 좋은 경험을 제공했다. 각자 직면한 땅과의 관계를 해결하고 오늘날 우리가 마주해야 하는 영적인 공간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형태와 경험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덕분에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시대에 맞게 해석된 공간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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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소개할 공간도 지금까지 소개했던 종교 건축물 중에서 크기가 제법 크지만, 그들의 믿음을 건축적으로 어떻게 풀어낼지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남양성모성지'는 병인박해(1866) 때, 천주교 신자들이 처형된 순교지이고 1991년 이곳이 봉헌되면서 한국 천주교회의 첫 성모 성지로 선포된 곳이다. 이런 곳에서 가장 멀리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한 쌍의 타워가 시선을 압도하는 곳이 바로 '대성당'이며, 이번에 소개할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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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외관에서부터 일반적인 종교 건축물과 결이 다르다는 것이 느껴진다. 하늘을 찌를 듯한 두 타워의 끝은 뭉툭해, 신에 대한 공격보다는 신에게 다가가고 싶은 인간의 바람을 표현한 듯하다. 이 타워는 예배당 안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직사광선을 타워의 긴 통로를 통해 은은한 빛으로 바꾼다. 그리고 그 빛은 십자가를 비춰 십자가가 있는 무대를 영적인 공간으로 만들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동시에 바람의 통로 역할도 해서 대공간을 기계장치 없이 공기가 자연 순환되도록 했으니,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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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간은 예배당 이외에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여지를 주기 위해, 기둥 하나 없는 포물선 형태의 지붕, 트러스 구조로 지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하나의 패턴을 만들어내고 그 사이로 빛을 들인다. 그래서 체육관 형태의 지붕을 가졌음에도 내부의 경험은 완전히 다르니, '있어 보이게'만 만든 다른 건축물과 비교하기 아깝다. 다만 그런 목적으로 내부에는 공간을 채우는 가구가 없다.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 플라스틱 의자가 예배당을 채우고 있는 게 아쉽다. 대공간 아래층에 마련된 작은 예배당은 일반적인 강당이지만, 불을 끄면 한 줄기의 빛이 내부를 비춘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 홀로 서서 빛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이들은 각자의 침묵을 통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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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 신도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외관만 멋있게 단장하여 만든 건축물보다, 그 흔한 십자가와 어울리지 않는 양식의 조화라던지 이유 없이 덧붙여진 장식 하나 없는 이곳이 진정으로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고 침묵하기에 알맞은 장소가 아닐까. 그렇기에 성지순례를 하러 온 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일 것이다. 이곳은 '남양성모성지 대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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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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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시 남양읍 남양성지로 112
입장 시간 : 9:30 - 11:00 (선착순 입장)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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