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스퀘어
부산, 기장군 • 카페

“한번 쉬더라도 제대로”
-
‘별장(別莊)’은 경치 좋은 곳에 따로 마련한 집이다. 우리는 별장보다 ‘별서(別墅)’라해서 논이나 밭 주변에 한적하게 지은 건물이 더 친숙한데, 그 예로 ‘정자(亭子)’가 대표적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별장’은 우리나라보다 서양에서 더 친근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 별장은 ‘Vacation House’ 또는 ‘Summer House’로 불리는 것처럼 단어에서부터 용도가 명확하며, #콜미바이유어네임 에서 휴가를 맞아 주인공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사건이 전개되는가 하면, #어스 나 #별장에서생긴일 처럼 많은 공포 영화가 별장을 배경으로 한다. 이런 이유로 ‘별장’이라고 하면 우리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먼 건축물로, 특정인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동네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정자’와 다르게 말이다.
-
우리와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평생 그 공간을 경험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바다의 도시 부산에서 잠시나마 ‘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탄생했으니 바로 ‘피크 스퀘어’다. ‘Peak’는 산봉우리 또는 최고점으로 도달한 상태를 일컫기에 ‘Peak Season’ 인 ‘성수기’를 가리키는 말로, 이 단어가 쓰이곤 한다. ‘Peak Square’를 번역하자면 산봉우리에 있는 사각형 건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 공간을 향유하면서 보고 느낀 주인장의 배려로 미루어 볼 때, 산속에 있는 별장인 ‘산장’을 다른 말로 ‘Peak Square’라 표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집을 그려보라 하면 열에 아홉은 삼각형 지붕인 ‘박공지붕’을 가진 집을 그린다. 어릴 적 그렸던 그 그림을 실제로 구현하면 이런 모습일까. 너무나 친근한 모습에 저절로 긴장이 풀린다.
-
이곳은 잠시나마 바다를 보며 쉬러 온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묻어나는데, 첫 번째는 ‘전이 공간’이다. 성격이 다른 두 공간을 이어주는 이 공간은 보통 외부와 내부 사이에 위치하여 갑작스러운 공간의 변화에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이곳 역시 시끄럽고 먼지 날리는 주차장과 음료를 마시고 휴식하는 공간 사이에 있어 두 공간을 절충해준다. 지붕이 길게 뻗어 내려와 만들어진 복도는 일부러 동선을 늘어뜨려 불쾌한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을 체감상 멀어지게 만들었다. 내부와 주차장이 벽 하나를 두고 붙어있음에도 말이다.
-
또 다른 하나는 휴식공간과 분리된 카운터다. 카운터가 다른 건물에 별도로 마련된 덕분에 주문하는 소리, 커피 가는 소리 등 휴식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물리적으로 차단한다. 덕분에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바다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제대로 쉴 수 있다.
-
보통 산장에는 벽난로가 있어, 사람들이 벽난로 주위에 모여 대화를 나눈다. 이곳 또한 그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공간이 있는데 바로 넓은 콘크리트 테이블이 그것이다. 벽난로는 어디있나고? 벽난로보다 더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데, 그것이 필요할 리가 만무하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테이블 주변에 모여 바다를 바라보며 같은 추억을 쌓기 시작한다. 일행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비록 처음 만난 사이일지라도 한 공간에서, 하나의 장면을 같은 시간에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이 느껴진다.
-
잠시 휴식하기 위해 찾은 공간임에도 여행객을 배려한 주인장의 세심함이 곳곳에 묻어난 덕분에,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제대로 쉴 수 있었다. 쉬는 날보다 일하는 날이 많은 우리에게 휴식은 너무나 소중하다. 휴가를 맞아 별장에 놀러 온 주인공처럼, 한번 쉬더라도 제대로 쉴 수 있게 해준 이번 공간은 ‘피크 스퀘어’다.
-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
부산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864
매일 11:00 ~ 21:00
화요일: 오전 11:00 ~ 오후 9:00
수요일: 오전 11:00 ~ 오후 9:00
목요일: 오전 11:00 ~ 오후 9:00
금요일: 오전 11:00 ~ 오후 9:00
토요일: 오전 11:00 ~ 오후 9:00
일요일: 오전 11:00 ~ 오후 9: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