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앤그라운드

architechu

21년 10월 30일, 구름이 낀 흐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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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해진 몸에 맞는 옷을 사러 급하게 들렀던 가로수길. 옷을 사는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니기에 역시나 나는 가로수길 도시조직이 어떻게 변했을지 그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한참을 돌아다녔다. 그중 유독 눈에 띄는 건물을 발견했다. 누가 봐도 신축건물. 한층 한 층 공간이 비스듬하게 쌓이며, 생기는 옥외 계단 그리고 묵직한 벽돌 마감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무슨 공간이 들어올까 기대하며 아직 빈 곳의 모습을 담았었다. 그리고는 외출 목적에 충실히 아르켓에 들러 바지 하나를 사고는 돌아갔던 기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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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생각이 나 지도로 검색해본 주소지에는 ‘피프티피프티’라는 예술 문화 공간이 들어가는 거로 되어있었다. ‘가로수길에 괜찮은 미술관이 생기려나?’라는 생각에 몹시 기대되던 나날들 어느새 시간이 흘러 소식을 듣고 간 공간에는 당시의 기획과는 달리 다른 공간이 있었다. 이럴 때 쓰던 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뜻 그대로 ‘오히려 좋아’였다. '컨플릭트스토어'라는 커피 브랜드. 커피를 매우 사랑하는 나로서는 반갑기도 했다. 지하 가로수길점과 잠실점 다음의 공간이지 싶다. 여전히 무수히 많은 종류의 커피. 커피를 즐기며 글을 써 내려가다. 문뜩 다른 공간은 어떻게 채워졌을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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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는 kollect라는 브랜드가 아름다운 물건들을 공간에 들여 두고 있었다. 이 건물의 특이점은 가운데 실린더가 들어있다. 원통이 거대하게 들어가 있는데, 이곳은 지금 계단으로 쓰고 있다. 공간이 점점 흥미로워질 때쯤 찾아본 건물은 신축이 아닌 리모델링이었다. 이 원통 실린더는 과거 있던 건물에서 엘리베이터실이라고 한다. 그런 만큼 남겨진 벽돌벽은 다시 과거의 기능을 수반하는 수직 동선 공간으로 활용되며, 전체 건물을 관통해 그 중심을 잡는다. 원통을 기준으로 공간이 동심원을 그리듯 층층이 퍼져 나가는 양상이다. 층층이 쌓여 나가는 크기도 달라 덕분에 옥외 계단이 생긴다. 독특한 옥외계단 동선은 가로수길에서 쉽게 보기 힘든 감상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는 옥외계단이 쉽게 이용되지 않기에 존재로 특별함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사계절이라는 한국의 기후적 특성상 우리는 옥외계단을 쉽게 이용하지 못하지만 이렇게 메인 도로 전면으로 피난의 기능을 넘어서 공간적 경험을 제공하는 곳은 정말 드문 케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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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계속해서 실린더를 타고 올라가 본다. 3~5층까지는 공유오피스가 들어왔다. 일 층 부는 빛이 잘 들지 않지만 2층부터는 빛이 들어오는 걸 알 수 있었다. 당연 3~5층의 공간도 빛이 잘 들어올 것이다. 그런 햇빛 잘 드는 묵직한 벽돌의 오피스. 들어가 보진 못했지만 꽤 내 취향을 잘 반영해 주지 않을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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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층은 다시 카페다. 보지 못한 중간층의 공간을 조금은 상상할 수 있었다. 빛이 가득 들이치는 공간이다. 그리고 옥외계단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주황색 벽돌에 맞게 주황의 의자들과 깔끔한 테이블들 공간의 감상과 잘 어우러진다. 단호박 케이크와 티를 시켜 오후 햇살을 즐겨본다. 역시 옥상까지 가보지 않으면 공간을 다 본 것 같지가 않아 찝찝하다. 티가 식기 전에는 돌아오리라 다짐을 하며 엉덩이를 들어 옥상으로 향해본다. 올라간 옥상의 공간은 평범하다. ‘옥외 계단이 혹시 옥상까지 올라가려나?’ 하던 기대감을 만족시켜주진 못 했지만 독립된 공간으로 이 공간을 매일 이용하는 이들에게는 소중한 공간이 되리라 직감했다. 더군다나 가로수길을 내려다보는 이 감상. 여전히 좋다. 해가 아름답게 지는 이 동네의 여름 해 질 녘이 벌써 기대된다. 나만이 아는 해 질 녘 스팟을 또 머리에 저장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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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내려와 이제는 여유롭게 오후의 햇볕의 따스함을 즐겨본다. 건물을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층층이 면적이 다른 것처럼 각자의 이야기가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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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다양한 이야기가 먹음직스러운 팬케이크처럼 층층이 쌓인 공간 figureandgroud 이다. 카페는 컨플릭트스토어 플레이리스트플레이트 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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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서울 강남구 논현로153길 53 지하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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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플릭트 스토어 영업시간 _ 매일 11-22
플레이리스트 플레이트 영업시간 _ 주중 11-19, 주말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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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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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플레이리스트 플레이트만 첨부합니다.! 컨플릭트 스토어의 메뉴는 많이들 아실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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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본 공간은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공간을 운영중입니다.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