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i.
서울, 성수 • 전시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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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지하다. 사진만 보면 지상에 있는 공간이라 착각할 정도다. 벽과 기둥을 타고 흐르는 빛은 은은하게 내부를 비춰 공간을 쾌적하고 깔끔하게 만든다. 강렬하게 쏘아대는 핀 조명 하나 없이, 모든 면을 골고루 비추는 면 조명과 한번 반사되어 벽을 타고 흐르는 간접광은 자연광이 아님에도 마치 자연광처럼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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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공간이 가지는 가장 큰 단점은 당연 빛이다. 공간이 반만 잠겨있는 반지하에서도 빛과 환기 문제가 거론되는데, 완전히 잠겨있는 지하 공간은 오죽할까. 새로 신축되는 건물의 지하를 디자인하는 방법은 간단할지도 모르겠다. 곳곳에 틈을 만들어 지하로 빛과 공기가 통하게 만들고, 여유가 된다면 그 틈을 넓혀 '선큰 가든(sunken garden)’으로 지하이지만 지하 같지 않은 열린 공간을 만들면 된다. 하지만 이 좁은 땅에, 이미 빈 자리 하나 없이 건물로 빼곡히 채워진 도시에서, 새로운 건물을 짓는 것은 뜬구름 잡는 소리일 수 있다. 한 층을 임대하기도 벅찬 우리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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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견딘다는 속담이 있다. 이번에 소개할 ‘soui’가 보여준 그들의 행동은 속담처럼 잇몸이 이를 완벽하게 대처할 수는 없지만, 가장 좋은 대안을 제시해 지하 공간이 가지는 단점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이미 지어진 건물 아래, 창고로 쓰일 법한 지하 공간이 앞에서 설명한 대로 쾌적하게 변했다. 사진만 보면 아무도 이곳이 어둡고 습하며 퀴퀴한 곰팡내로 뒤덮인 지하 공간이었음을 상상도 못 할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쇼룸을 경험한 이들은 놀랄 것이다. 분명 사진에서는 지상 같았는데, 실제로는 지하에 있고, 공간에 들어가니 다시 지상에 있는 착각을 하게 될 테니깐. 지하라 하면 생기는 선입견과 생각나는 냄새, 분위기는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더구나 천장에는 어떠한 설비 시설도 노출되어 있지 않아, 공간 자체가 완성도 있게 보인다. 그래서 더욱 사람들은 그 공간에 매료되고 그곳을 쾌적하게 느낀다. 지하임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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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이미 완성된 지하에 구멍을 뚫어 햇빛을 안으로 끌어들일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렇다고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싼 지하층을 포기할 수도 없었을 터. 그래서 그들은 빛이 없으면 조명으로라도 지하가 가진 단점을 극복하려 했을 것이다. 없으면 없는 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동원하여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이 바로 ‘디자인’이고 그 결과는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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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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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성동구 서울숲6길 14, B1
매일 13:00 -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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