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
서울, 이태원 / 경리단길 • 숍
전설의 바벨탑 : 상상의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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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에 고대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건설했다고 기록되어 있는 전설상의 탑이다. 작자가 집중하고자 하는 것은 종교적 내용보다는 그 그림에 있다. ‘대 피터르 브뤼헐’, 1500년대 살았던 브라반트 공국의 화가이다. 그의 작품 중 잘 알려진 작품인 ‘바벨탑(1563년 작)’을 보면 오늘의 공간과 형태적 유사함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성격에 전해지는 내용을 살펴보면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이 불을 쓰고 문명이 발달하며 사람들이 하늘에 닿고자 하자 ‘야훼’라는 인물이 그것을 막기 위해 내려가 사람들의 말을 달리하고 도시 건설을 중단하게 됐다는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그림에서도 바벨 타워는 완성되지 못한 채로 그림이 완성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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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위. 상상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이야기를 담는 것. 그것이 ‘만화’라는 장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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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누구나 유년 시절 한 번은 접하게 되는 대중문화이다. 작자 또한 어린 시절 무수히 많은 만화와 함께했었다. 요즘 유행하는 ‘포켓몬스터’부터 ‘은비까비’, ‘둘리’ 그리고 20~30대에겐 전설적인 만화인 ‘원피스’까지 꽤 다양한 장르의 만화를 즐겼었다.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벡스코에서 열리는 코믹월드에 다녀올 정도로 진심이었으니 ‘나는 만화를 사랑한 시절을 살았다’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지금은 만화를 전혀 보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세상에 관한 흥미로운 책을 읽거나 글을 써 내려 가면서도 만화로 새로운 상상을 얻기도 한다. 더욱이, 원피스란 만화는 7살에 접한 이후로 아직 끝나지 않아 아직도 챙겨보는 요즘이다. 더군다나 한국이 강점인 ‘콘텐츠’의 맥락에서 보아도 아직 만화라는 장르는 이 시대에 활발히 살아있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x릭스’에 나오는 한국 콘텐츠 ‘마이 스윗홈’이라는 히트작도 한국 웹툰이 그 전신이다. 또한 ‘침착맨’, ‘주펄’ 등 웹툰 작가로 명성을 크게 얻은 이들이 미디어에 나오며 활동하는 것. 그리고 다큐멘터리에 만화의 역사를 다루거나 이천시에는 ‘청강 만화역사박물관’이 있을 만큼 이 만화라는 것은 이제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치부할 수 없다. 오히려 우리 문화에 뿌리 깊게 박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원동력이라는 설명이 더욱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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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맥락에서 서양의 히어로물 ‘마블’의 이야기는 한국인들이 그렇게나 열광하고 있지 않은가? 그래픽 노블이나 마블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온갖 다양한 장르의 유명 만화들은 애니메이션으로 즐기기도 하지만 역시 종이 위에 그림으로 각자의 속도로 읽는 것도 그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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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의 유형 중 만화를 담는 공간이 나의 어린 시절부터 있었다. 흔히 동네 만화방이라 불리는 곳들은 대체로 지하이거나 2층 이상의 위치에 있으며 만화책을 빌리고 비디오를 빌려 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공간의 분위는 음침하고 담배 냄새가 가득했던 기억들이 있는데, 그 단점들을 보완하고 나온 게 유명 브랜드 ‘놀x’이다. 그러나 그 만화를 본다는 경험이 근사한 대중문화를 즐기고 있다는 듯한 제스쳐는 공간에 보이지 않는다. 더욱이 인터넷 스트리밍 서비스가 막강해진 요즘 오프라인 만화책방을 찾는 사람이 줄어 그 공간도 어느새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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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를 사랑하는 나로서는 그런 경험들이 사라진다는 것이 매우 아쉬울 따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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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연히 알게 된 이곳이 다시 위의 모든 내용을 살려내는 방법을 찾았다. 공간의 장면은 단순하다. 만화책, 그래픽 노블에 여타 강력한 장르의 잡지들까지 구비된 책방이다. 그러나 조금은 진중한 책들도 놓여 있지만 둘러보면 재미나게도 얇은 종이에 잉크로 그려낸 그 오래된 만화책과 근사한 책들이 위치를 같이하고 있다. 그곳에 들리는 음악도 다양하다. 클래식이 나올 때도 팝이 나올 때도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요즘 시대의 공간 장면 중 가장 많이 접근하게 되는 카페라는 것이 3층에 위치한다. 또한 ‘바’도 같이 있다. 입장과 동시에 시킬 수 있는 위스키와 주류들. 그리고 보이는 근사한 성전이다. 바벨 타워의 내부가 이랬을까? 입장과 동시에 정면으로 바라본 공간의 모습은 아름답다. 책들과 편히 앉을 수 있는 의자들이 보인다. 오히려 괜찮은 도서관의 좌석들 보다 훨씬 편안해 보이는 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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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타워를 빙빙 둘러 올라가며 만나는 공간의 아름다움과 만화책. 꼭대기 층에 올라 하늘이 가까워지니 온전히 즐기게 되는 태양 빛과 위스키. 그곳엔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나는 원하는 책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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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공간, 새로운 장면, 훌륭한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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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속에나 볼법한 상상의 공간이 현실에 나타났다. 단언컨데 작자가 22년도에 다녀간 공간 중에 가장 아름답다고 말하고 싶다. 이곳의 앉아서 책을 즐기는 이들의 표정이 그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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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상상 속 그래픽 성지 경리단길의 그래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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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39길 33 그래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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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_ 주중 16-23, 주말 13-23 [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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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_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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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메뉴만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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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본 공간은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공간을 운영중입니다.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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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오후 1:00~11:00
수요일: 오후 1:0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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