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의 성
제주도, 서귀포시 • 문화
소라의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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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부모님과 바다에서 한 번은 해봤을 경험이다. 소라 껍데기를 귀에다 대면 파도 소리가 들린다. 어린 시절 순수한 마음에 나는 그 소라가 바다와 연결된 문인 줄로만 알았다. 고사리손에 꼭 쥐고 집에 오는 내도록 들어도 파도 소리가 나는게 그렇게 신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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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안절벽에 있는 공간은 그 소라 껍데기를 똑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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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글동글 생긴 형태로 그러하고 외관상 바라본 벽면에 울퉁불퉁한 돌들이 박혀있는 것을 보아도 꼭 소라와 같은 형상이다. 더욱 재미난 것은 이 공간을 즐기기 위해 돌아 올라가는 방식도 소라의 형태와 닮아있다. 올레길 6코스였던가? 짧은 산책길 중간쯤에 마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주차장에서 시작해 천천히 산책로를 걷다 보면 야자수와 함께 이국적인 모습을 한 공간이 보인다. 제주여서 그런지 건물 주변에 심겨있는 식재들의 모습도 위 지방의 것들과는 다르다. 따뜻한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들이 무성하게 펼쳐진 그 가운데 성 같기도 또 소라같이도 한 공간은 단번에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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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의 출입구는 사진 속 보이는 정면의 왼편에 있다. 살짝 둥글게 돌아 올라가는 입구. 그리고 들어서면 외부에서 보였던 원통이 그대로 보인다. 이곳은 제주도민들을 위한 ‘북카페’이다. 공공에서 운영하는 만큼 역시 무료이다. 그러나 일 층에서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 보이지 않는다. 찾을 수 없어 관리자에게 물어봤다. 뒤 정원으로 나가서 돌아 올라가야 한다고 알려준다. 보통 건물의 1층과 2층의 대체로 내부에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나 이 공간은 그렇지 않다. 뒤 정원의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나서야 2층에 올라갈 수 있다. 계단도 독특하다. 건물 형태를 따라 돌아 올라가는 계단. 이쯤 되니 정말 돌돌 말려 올라가며 작아지는 소라 껍데기의 형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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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식으로 군데군데 소라껍데기가 건물에 붙어있는 것도 그 감상을 한층 더 올려준다. 공간이 나타내고자 한 개념을 시각적인 장식으로도 드러낸다. 재미난다. 그 지역적 특색을 공간으로 풀어 건물로 그리고 장식으로 또 공간의 동선으로 경험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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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 올라간 이 층은 정면의 전면 창이 온전히 바다를 담고 있는 것이 보인다. 바다 쪽을 기준으로 좌우에는 책들이 꽂혀있다. 그러나 나는 손에 책을 쥐고 왔기에 어서 저 멋진 바다를 가까이서 보려 다가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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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발 두 발 바다와 가까워지니 놀랍게도 파도 소리가 들린다. 창 밑 해안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의 소리다. ‘촤~하’하고 시원하게 들리는 그 파도 소리에 나도 모르게 의자를 꺼내 덜컥 안고는 한숨을 내쉬고 말았다. 후련해지는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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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책을 꺼내 그 파도 소리를 배경으로 소설의 장면으로 빨려들어 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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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소라 그 자체이다. 형태, 동선, 장식, 소리까지 소라의 성질을 그대로 빼다 박았다. 그제야 입구 입간판에 ‘소라의 성’이라고 씌어있던 것에 고개를 끄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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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소라를 표방한 공간 서귀포시의 #소라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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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제주 서귀포시 칠십리로214번길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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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 시간 _ 09-18[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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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완비[주차장에서 조금 걸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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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_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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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토요일에 올라가는 공간과 길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연계해서 경험해보기 좋은 공간이니 참고해 주세요. 끝으로 공간은 코로나 방역지침에 따라 공간을 운영중입니다.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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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 _ 미상 [학계에서는 ‘김중업’ 선생님의 작품이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화요일: 오전 11:00 ~ 오후 7:00
수요일: 오전 11:00 ~ 오후 7:00
목요일: 오전 11:00 ~ 오후 7:00
금요일: 오전 11:00 ~ 오후 7:00
토요일: 오전 11:00 ~ 오후 7:00
일요일: 오전 11:00 ~ 오후 7: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