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afe Apartments
베트남, 호찌민 • 카페
성수동을 쌓아만든 밀푀유 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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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불가능한 구조의 공간이다. 그러나 이곳에는 있다. 호찌민이라는 도시에 대해 계속해서 조금씩 설명하고 있지만 자세한 설명은 마지막 콘텐츠에서 소상히 다루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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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두절미하고 이 공간은 작자가 호찌민에서 만난 가장 흥미로운 공간이다. 이 건물을 본디 아파트이다. 그러나 첫 번째 사진과 같이 건물 전체가 카페로 가득 차 있다. 한국에서 주거 공간을 상업 공간으로 바꿀 순 없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는 더욱 어렵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불가능에 가깝다. 종종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하다. 이 건물은 본디 ‘아파트’이다. 그렇지만 이곳은 한 집 한 집 각자의 개성에 맞게 카페, 레스토랑, 펍, 바, 쇼룸 등으로 개조하고 이용하고 있다. 더욱 신기한 것은 오피스도 있고 아직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는 곳도 종종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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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은 쉽게 말해 혼재된 도시조직 성수동을 네모반듯하게 오려서 한 층씩 쌓아 올렸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죽 하나에 갖은 재료를 올리고 그것을 반복해서 쌓아 만드는 디저트 ‘밀푀유’와 똑 닮아있다. 이것은 성수동을 올려 만든 달콤한 디저트 밀푀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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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아파트였기 때문에 상업 공간보다 엘리베이터 수는 적다. 유동 인구가 종일 많은 상업 공간의 경우 계획부터 엘리베이터 수를 주거 공간보다 훨씬 많이 넣지만, 이 건물은 오래전 지어진 주거 공간답게 엘리베이터가 하나이다. 그렇다면 8층을 넘어서는 이 공간을 어떻게 둘러보는가? 첫째는 social media를 통해 원하는 카페의 위치를 찾아가는 것. 둘째는 하나 있는 엘리베이터를 3000VND[한화 약 150원]을 내고 탄 뒤 꼭대기 청서부터 한 층씩 살피다 들어가는 방법이다. 이 공간의 엘리베이터 앞에는 공간의 관리자가 서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거든 돈을 내야 한다고 안내판을 보여준다. 한국인으로 처음 해 보는 경험이라 적잖게 당황했지만, 공간의 생리를 생각했을 때는 적절한 운영방침이라는 생각이 금세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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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혹감은 이내 살아지고 높은 층에 올라 천천히 공간을 살펴본다. 전면에서 보았을 때는 판상형 아파트 유형[판때기를 세워둔 형태, 요즘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는 대체로 타워형이다. EX. 아크로 서울 ]같으나 실제로는 ㄱ자형 아파트이다. 엘리베이터를 내리는 곳 바로 옆에 계단실이 붙어있다. 전형적인 아파트 규칙. 그리고 반 칸 올라서 오른쪽 공간들이 몇 반대로 같은 높이에서 왼쪽으로 여러 공간이 나열된다. 입구에서 이곳이 상공 간인지 주거 공간인지 오피스 공간인지 손쉽게 알 수 있다. 따로 간판이나 입면을 화려하게 꾸미지는 못하지만, 주거 공간에서 보일 수 있는 가장 화려한 장식과 입간판이 그곳의 성격을 정의한다. 이를테면 ‘아시안 푸드 레스토랑’의 경우는 문 앞에 두는 조경들과 라탄으로 된 조명 및 작은 장식품 거기에 ‘타이 푸드’라고 적힌 입간판이 있으면 이곳은 태국음식점인 것이다. 한층 한 층 들어가지 않더라고 각 공간이 입구에서 어떤 장면을 보여주며 성격을 드러내는지를 살펴보기만 해도 이곳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렇게 몇 층을 내려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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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에 이제 슬슬 목이 마른다. 살펴봤던 곳들과 지금부터 보는 공간 중에 고민이 시작된다. 도시에서 어딜 가야 하지 하며, 고민할 때와 똑같은 순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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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선택지를 가진 도시에서 ‘뜻밖의 만남을 택할지, 아는 맛을 찾아갈지’를 고른다는 것은 다양한 선택지가 주는 혜택이다. 그런 만큼 목마름보다는 그 경험에 초점을 두고 여행자답게 뜻밖의 만남을 택해본다. 이곳에서 한층 내려가 3번째 공간을 무조건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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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공간은 하얗게 내부를 꾸며둔 카페였다. 화이트엔 우드톤으로 기본에 충실한 공간. 작은 아파트를 개조했지만, 오히려 일반적인 카페보다 풍부한 점은 많다. 고층의 테라스 자리라든지 혹은 복층 좌석 등 재미난 요소들이 들어있다. 작자가 방문한 공간은 ‘카드리더’가 없는 곳이었다. 현금을 아껴야 하는 상황이었기에 조심스러웠으나 ‘커피 한잔이야’ 생각하며 현금을 주고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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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이 베트남에서 가격이나 거스름돈에 대해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 걱정하곤 하는데, 작자에게는 머무는 7일 동안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심지 나중에는 믿고 잔돈을 받다 보니 계산을 잘못해 돈이 더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니 크게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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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 나오는 커피. 이곳의 커피는 대체로 다크로스트다. 그래서 그런지 쓴맛과 탄 맛이 아주 강하게 나며, 아로마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면 스타벅스 오늘의 커피를 아이스로 먹는 느낌이 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파생된 음료로 ‘팍 시오’라는 건이 대중화된 것 같다. 강한 맛의 커피에 우유와 연유를 넣어 커피 특유의 향과 우유의 조합 그리고 달콤함까지 더해 시원하게 마시는 이 커피가 베트남에서 대중화된 이유를 금세 알 수 있다. 들렀던 카페에서 전부 입장과 동시에 팍시오를 시키고 이후에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를 시켜서 커피를 즐겼을 정도이다. 경험상으로 그 이유는 날씨라고 추측하고 있으나,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냥 홀리듯이 주문하게 되는 음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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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날씨에 아파트를 구경하느라 지친 몸을 잠깐 회복하고 돌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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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층부의 공간까지 끝까지 다 살펴보고 나왔다. 계단 일 층에 도착하니 적잖게 놀란 관리인들의 눈동자에 작은 묵례로 가벼운 인사를 전하고 그 공간에서의 작은 여행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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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다양성, 독특한 이용 시스템, 혼재된 공간이 만드는 즐거움, 뜻밖의 만남 모두 달콤한 기억으로 남았다. 어쩌면 짜릿한 경험이라 전하는 게 조금 더 적절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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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성수동 밀푀유 타워, 베트남 호찌민의 #CAFEAPARTMENTs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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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42 Nguyễn Huệ, Bến Nghé, Quận 1, Thành phố Hồ Chí Minh,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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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_ 오토바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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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_ 가게마다 다름 [대략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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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첨부합니다. [ 첨부된 메뉴는 작자가 들린 공간만의 메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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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본 공간은 베트남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공간을 운영 중입니다.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화요일: 오전 7:00 ~ 오후 10:00
수요일: 오전 7:00 ~ 오후 10:00
목요일: 오전 7:00 ~ 오후 10:00
금요일: 오전 7:00 ~ 오후 10:00
토요일: 오전 7:00 ~ 오후 11:00
일요일: 오전 7:00 ~ 오후 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