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 킷쵸 아라시야마점
일본, 교토부 • 음식점
밥을 먹는다는 말로 킷쵸를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합니다. 한 끼 식사를 위해 찾아온 두 명만을 위해 두 명의 전담 서비스 직원이 붇고, 오로지 둘을 위해 20평 남짓의 식사 공간을 마련하고, 전용 정원을 가꾼 후 소름이 끼칠 정도로 정교하고 세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인 킷쵸 아라시야마吉兆嵐山는 예술가가 아닐까요.
이날 식사를 위해 킷쵸를 찾은 저와 제 친구를 놀라게 했던 것은 서비스였습니다. 이토록 수준 높고 완벽한 격식을 지키는 서비스는 제가 수 백 곳의 레스토랑을 다니면서도 단 한 번 경험한 적 없는 것이었어요. 일본요리는 얼핏 10처럼 보여도 알고 보면 100이 있을 정도로 예절과 법도와 문화가 있는 음식입니다. 가이세키懐石요리는 다도문화로부터 태어난 것으로, 다석茶席이 엄숙한 자리인 만큼 요리를 즐길 때에도 지켜야 할 매너나 법도가 굉장히 많습니다. 밥 먹는데 신경쓸 게 이리도 많으면 주객전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다도예절을 배우고 일본요리를 경험한다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할 거에요.
예를 들면, 어느 자리에 앉아야 하고, 젓가락은 어떻게 집어야 하고, 음식은 어떤 순서로 먹어야 하고, 음식을 먹는 동작은 어떻게 취해야 하고, 음식을 담는 기물器는 어떻게 잡아야 하고, 다 먹고 난 후에는 어떤 제스처를 취해야 하고 모두 정해져 있는게 있습니다. 또 식사 장소인 화실和室의 모든 미술품과 꽃의 종류/배치는 씬의 목적과 계절에 따라서 정해진 것이 있으며 그것을 감상할 때에도 지킬 규칙이 있습니다.
물론 상업적인 매장에서 이런 모든 법도를 지키고 있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전문적인 차석茶席에서나 지켜지는 것 들인데, 킷쵸 아라시야마는 이것들을 모두 엄밀하게 지키고 있어요. 다시 말하면 킷쵸는 다도 전문가도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음식도 공간이 주는 인상과 비슷하게, 최신 유행을 좇지 않고 킷쵸가 오랫동안 고수해 온 레시피와 철학을 빛바래지 않게 만들어 내고 있는 것 같아요. 과연 킷쵸에 음식이 가격에 걸맞는 맛인가라고 묻는다면 긍정적인 답을 하기 어렵겠지만, 이곳이 제공하는 공간과 격식있는 서비스를 모두 생각한다면 충분히 경험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약도 쉽지 않고 가격도 비싸고 접근성도 좋지 않지만, 맛을 넘어선 요리의 세계를 경험하고 싶으신 분이라면 킷쵸 아라시야마는 반드시 방문해 보시기 바랍니다.
킷쵸 아라시야마점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
점심/ 저녁 1인 50,000¥~100,000¥
화요일: 오전 11:30 ~ 오후 3:00, 오후 5:00~9:00
수요일: 휴무일
목요일: 오전 11:30 ~ 오후 3:00, 오후 5:00~9:00
금요일: 오전 11:30 ~ 오후 3:00, 오후 5:00~9:00
토요일: 오전 11:30 ~ 오후 3:00, 오후 5:00~9:00
일요일: 오전 11:30 ~ 오후 3:00, 오후 5:00~9: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