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진학교
서울, 강서구 • 문화

"특수가 아닌 보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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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라는 단어는 '특별히 다름'이라는 명사이며 평균적인 것과 다른, 일정한 대상 군에만 속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이와 반대되는 단어는 '보편'이며, 모든 것에 두루 미치거나 통함, 또는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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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진 학교'는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교육공간으로 계획되었다. 이런 학교가 늘 소개될 때, 서두에 항상 '특수학교'라는 단어가 붙어, 이곳은 대다수의 사람들의 다니는 '보편 학교'보다 월등히 좋은 무언가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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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곳 서진 학교는 대다수의 다른 보편학 교보다 좋은 것은 사실이다. 복도에 색을 다르게 칠해, 비상시 학생들이 안전하게 복도로 나와 대피할 수 있게 했으며, 돌발상황에 대비해 기존 학교보다 2배나 넓은 복도와 그것이 확장되어 만들어진 POD가 한정된 공간의 기능을 넘어 다양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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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이 아니다. 기존의 공진초와 신축된 건물을 연결하여 생긴 중정은 단순히 비워놓지 않고, 그 중심에 북카페를 두어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이용하는 만남의 광장을 형성했으며, 중정의 외부 공간은 높낮이가 다양한 가구를 배치해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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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춰 고려된 다양한 부분들이 이곳을 좋게 만들었고, 덕분에 '특수'라는 단어가 붙을 만큼 보편적인 학교와 특별히 다른 무언가가 존재하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점은 '특수학교'라 해서 이곳만이 이런 좋은 공간을 가질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공간의 구성은 일반적인 학교에 계획되어도 문제 되지 않을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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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마다 다르게 설계된 학교가 학생들에게 열등감을 가져다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워야 하는 학생들을 감옥과 같은 천편일률적인 공간에 12년 동안 그들을 가둬두고 있다. 또 그 이유 하나만으로 발달장애 학생들을 위한 교육공간에 '특수'라는 단어를 붙여, 보편 학교와 구분 짓고, 결을 달리하여 또 한 번 장애인과 일반인을 구분 지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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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학교는 우리 부모님 세대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공간 구성이며 각자의 개성을 흡수할 수 없는 감옥이며, 몸이 불편한 학생들이 생활하기엔 맞지 않는 공간이다. 미래의 아이들이 다닐 '학교'라는 공간은 '서울 서진 학교'처럼, 사용자의 눈높이에 맞춰 계획된 공간, 덕분에 다양한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 더 나아가 몸이 불편한 학생들도 다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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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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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오픈하우스 서울을 통해 방문하였으며, 학생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