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시야마 치쿠린
일본, 교토부 • 오락

교토 서쪽에서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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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역에서 열차를 타고 서쪽으로 40분 정도 가면 높은 산이 보이고 도심의 풍경은 점차 사라진다. 연말이라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열차에서 내린다. 현지인들의 발걸음을 따라가는 길엔 낮은 가옥들이 보이고 노면열차의 철로 위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종종 보인다. 오사카의 신세카이에서 봤던 각진 택시들과 인력거들도 이곳저곳을 움직이고 있었다. 신세카이에 갔을 때와 비슷하게 과거의 일본에 온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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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에 대해 좋은 기억을 갖게 되는 이유는 공간이 주는 영향도 있지만, 그 과정도 꽤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에게는 이곳 아라시야마가 그런 장소였다. 일본 여행의 마지막날, 연휴로 인해 갈 데가 없던 찰나에 우연히 방문하게 된 대나무숲. 오래된 노면 열차와 애니메이션 속에서만 보던 철로, 도심과 다르게 한적한 풍경. 이런 요소들로 인해 아라시야마는 나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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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숲을 걷다 보면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이거 담양에도 있는 거 아냐?”라는 소리를 종종 들을 수 있다. 그것을 알면서도 굳이 타지에 와서 대나무숲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그 이유는 다르겠지만, 나 같은 경우는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경험을 하고자 대나무숲에 갔다. 빽빽한 대나무들 사이로 나 있는 좁은 길과 사람보다 훨씬 높게 뻗어 하늘을 가리고 있는 대나무들. 길의 폭은 사람에 맞춰져 있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높이는 대나무들에 맞춰져 있기에 도심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즉, 건물들 사이를 걸을 때와는 다른 공간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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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야마는 아라시야마 산과 아타고 산이 만드는 호즈쿄 협곡과 이 사이를 지나는 가츠라 강이 넓게 펼쳐지는 지역으로, 헤이안 시대에 귀족들의 별장으로 사용되던 곳이다. 강은 달이 건너는 다리라고 불리는 도게츠교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주변으로 료칸과 상업시설이 즐비해 있다. 노면열차의 종착역인 ‘란덴 아라시야마’역은 역 주변을 둘러싼 기모노 기둥으로도 유명한데, 기모노 원단을 아크릴로 감싼 조형물이 밤길을 비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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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정세영( @se_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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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시야마 에 대한 추가 정보
📍위치 : 일본 〒616-8393 Kyoto, Ukyo Ward, Saganonomiyacho, 野宮神社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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