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울산, 울주군 • 카페











“‘아직’에 담긴 가능성에 주목하다” - 미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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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는 ‘아직 알지 못함’을 뜻한다. ‘알지 못함’에 ‘아직’이라는 단어가 붙은 걸로 봐서는 언젠가 알게 될 무언가를 의미하기도 한다. 가능성은 상상력을 부른다. 밝혀지지 않은 신비한 공간인 이집트, 바다, 우주, 밀림은 밝혀질 여지가 있기에 뇌를 자극하며 [미이라], [아바타], [인디아나 존스],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와 같은 대작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미지의 공간은 두려움으로 가득 찬 공간이라기보다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창조할 가능성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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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는 이러한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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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공간 경험 방식은 선 검색 후 방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건물의 형태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목적지에 도착하여 차에서 내려 기억 속 건물과 대조해 보는 과정을 거친다. 울산의 한적한 시골 마을인 상북면 산전리로 향하여 카페 주차장에서 내리면 예상과 달라 당황하게 된다. 1층 규모의 검게 칠해진 건물에서 입장권을 구매할 수 있다고만 안내되어 있을 뿐, 사진 속 건물은 보이지 않는다.
‘건너편 철문에 바코드를 찍고 들어가 주세요’
직원의 안내에 따라 녹슨 철문을 열고 들어가 보아도 건물의 모습은 다르다. 길게 늘어진 건물로 인해 건물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아서 그렇다. 이는 곧 다각도로 건물을 바라보게 한다. 걸으면서 건물의 이미지를 그려나가게 되는데, 사람마다 걷는 속도가 다르고 걸으면서 보는 것도 다르다. 등고에 맞게 정착된 바닥은 경사를 가지고 물길을 끊지 않으려 바닥 일부를 드러냈으며, 중정은 자연을 담고, 복도는 자연이 관입할 여지를 준다. 유기적 형태의 건물은 두 갈래로 나뉘거나 곳곳에 정원으로 나가는 문이 있어 경험이 단일하지 않다. 예상에서 벗어난 낯선 경험은 곧 상상의 출발이다. 공간 곳곳에 미지의 정원을 재해석한 15명의 작가 작품이 스며있는 이유다.
경험의 끝은 지하 1층의 지우이 정원이다. 돌 사이에 낀 이끼와 이를 비추는 천장의 반사판, 반복되어 뿜어져 나오는 안개는 신비함을 더한다. 자연의 색다른 모습을 보게 하고 그 매력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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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경험은 식음으로도 이어진다. 미지의 정원의 기본 요소인 돌, 나무, 물을 재해석한 메뉴를 선보인다. 각 요소의 질감과 모습을 형상화한 디저트, 이들을 맛으로 표현한 커피와 음료는 설명을 듣고 눈으로 보아도 맛이 예상가지 않는다. 경험을 통해서만 터득할 수 있는 새로움이다. 식기가 부딪치는 소리는 경험을 방해하기 때문에 디저트 전부를 핑거푸드로 구성한 섬세함도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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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공간은 뇌를 말랑하게 하고, 지의 순간에서 경험을 통해 생각의 틀을 확장한다. 가능성이 우리를 한 층 더 성장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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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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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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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상북면 송락골길 130
매일 10:30 - 21:00
매달 2, 4번째 수요일 휴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