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서울, 종로구 • 문화

“좋은 경험을 주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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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중력에 저항하며 안정적으로 서있어야 하므로 공학에 속해있다 말하는 이도 있고, 외관이나 공간의 인테리어적 요소만을 말하며 미술의 일부로 건축을 바라보는 이도 있다. 하지만 건축은 결국 사람을 위한 공간을 설계하는 것이기에 인문학에 가깝고, 건축은 공학과 미술보다 더 오래된 학문이기에 이 두 학문이 건축을 포괄하지 못한다. 따라서 벽과 천장이 만나는 부분의 마감이 어떻다거나 구조적으로 어떻다고 눈에 보이는 시각적 요소들만 들춰 공간을 평가하는 것은, 단지 공학적으로 미술학적으로만 건축을 바라보는 것이며 제대로 공간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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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시각적인 요소들 하나하나 분석해 이래서 어떻다든지 저래서 좋은 경험을 준다는 등의 방식이 확실하게 공간을 음미하는 방법은 아니지만, 독자들에게 공간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는 방법 중에 이만큼 좋은 방법은 없다. 하지만 확실한 건 이런저런 말을 붙여가며 공간을 표현하고 듣는 것보다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공간을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거기서 누구는 건물의 디테일을 보고, 누구는 공간 속 사람들을 보며, 누구는 창을 뚫고 들어온 따뜻한 햇살이 공간을 감싼 순간을 음미하며, 그들 나름대로 공간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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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시선으로 공간을 경험하기 시작해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선택된 #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은 굳이 이게 어떻고 저게 어때서 좋은 경험을 주는 공간입니다라고 설명할 필요가 없다. 좋은 공간은 글로 완전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강력한 무언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축의 지식 유무와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공간을 가보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고 그들도 그 공간을 즐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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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 근처를 들릴 때면 전시를 보지 않더라도 꼭 가는 곳이 있는데, 바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이다. 이곳까지 가는 교통은 그렇게 좋지는 않은데 정류장이나 역이 근처에 없어 생각보다 꽤 걸어가야 하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은 매일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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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싫어서 늘 개장시간에 맞춰 미술관을 찾지만, 간혹 본의 아니게 점심시간이 지나서 그곳을 들릴 때가 있다. 그때마다 크게 열린 마당에 어린이부터 연인, 가족들이 그 공간을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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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찾는, 이미 검증된 공간을 시각적인 요소 하나하나 풀어서 설명하며 이래서 좋고 저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겁니다라고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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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공간에 굳이 내가 시각적 요소를 들춰내어 여러 사람들의 감정을 하나로 한정 짓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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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이라는 주제로 글을 쓰면서 정작 내가 서울에서 가장 많이 가는 장소들을 소개하지 않는 것은 모순된 일이라 생각하여 이번 기회에 이렇게 소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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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 =) 많은 사랑을 받는 건축물에 저의 시선으로 공간을 평가해 여러분들의 감정을 한정 짓고 싶지 않았습니다. 전시를 보지 않아도 이곳에 마련된 외부 공간들이 좋아 겸사겸사 산책하기 좋습니다. 더 추워지기 전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좋은 경험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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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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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삼청로 30
매일 10:00 - 18:00, 월요일 휴무
*전시는 사전 예약을 하셔야 감상할 수 있습니다.
화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수요일: 오전 10:00 ~ 오후 9:00
목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금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토요일: 오전 10:00 ~ 오후 9:00
일요일: 오전 10:00 ~ 오후 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