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교회
제주도, 서귀포시 • 오락
방주를 타면 자연재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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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는 하느님의 명령에 따라 배를 만들고 가족과 정결한 짐승 암수 일곱 마리씩, 부정한 짐승 암수 한 마리씩, 그리고 새 암수 일곱 마리씩을 싣고 밀어닥친 홍수를 피하였다. [*창세기 인용]’ 유명한 이야기이다. 기독교인 비기독교인 모두 들어본 이야기이다. 노아의 방주, 타락한 인류를 벌하기 위해 대홍수로 벌하려 했고, 착하게 살던 ‘노아’에게만 특별한 계시를 주어 여러 동물과 함께 살아남을 수 있도록 방주를 만들게 했다는 이야기. ‘권선징악’이라는 큰 틀 아래 이 이야기는 종교를 떠나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온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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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작자는 이 이야기에서 역시나 ‘방주’에 가장 관심이 간다. 길이 135m, 폭 50m, 높이 13.5m였다는 방주. 창세기 6장 14~16절에 그 크기가 기록되어 있다. 그러니까 이것을 지금 현대 사회의 공간과 따져 본다면 약 40층짜리 판상형 아파트가 땅에 누워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미국의 민속화가 ‘에드 우드 힉스’의 ‘노아의 방주’라는 그림을 보면 얼추 그 스케일에 맞춰 그 방주에 대한 상상도를 그려 뒀는데, 흥미롭게 생겼다. 3층짜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박공지붕의 긴 건물이 배 위에 올라타 있다. 그리고 그 배로 여러 동물 쌍이 줄지어 배를 타고 있다. 창문은 규모보다 아주 작게 난 편이다. 아무래도 대홍수이다 보니, 혹시나 물이 새어들어 올 곳을 최소화하며, 최소한의 환기와 빛 환경을 조성하려 한 거 같다. 그중에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다면, 전면부 상층에 창문이 4개가 십자가의 끝점들 위치로 뚫려 있다는 것이다. 이 창문의 위치로 보아 이곳은 방과 복도가 있다기보단 예배당과 같은 구조로 내부가 구성되어있을 거라는 가설을 세워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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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가설은 오늘의 공간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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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방주 교회이다. 기록에 따른 규모 정도는 아니지만, 그 비율과 비례는 그것을 따왔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박공지붕의 형태와 물 위를 떠다닌다는 이야기를 그대로 시각화했다. 더군다나 전면부에 배치된 창은 예배당임을 예측할 수 있다. 위 화가의 그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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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점은 이 방주는 본디 배를 빼고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곳은 지상으로 한 층만이 존재한다. 대신 지하실이 있으니 그 부분을 배로 보는 것이 맞을까 싶다. 비례만 따르고 규모는 줄여 왔으니 내부는 당연 한 층으로 구성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잣나무로 만들었다는 그 기록을 신경 쓴 것인지 건물의 외관은 나무 살로 마감이 되어있다. 그리고 배를 타고 들어가는 그 길까지 정원 부의 돌다리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 이 공간은 이런 시퀀스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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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 공간을 전부 쭉 돌아보며 상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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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과연 타락하게 살고 있었고, 절대자가 있어 우리를 벌하려 했다면? 우리가 절대자의 힘에 대항하여 살아남을 수 있는 공간이 있을까? 그러니까 좀 더 디테일하게 상황을 설정해 보건대, 이번엔 홍수가 아니라 ‘대지진, 화산폭발, 허리케인, 토네이도, 쓰나미’ 등 감당 안 되는 자연재해로 우리를 벌하려 한다면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는 안전이 확보된 공간이 존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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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다. 불가능하다. 우리가 지구를 떠나지 않는다면 불가능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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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디테일하게 설정한 저 상황은 어쩌면 지금 다고 오고 있는 이야기이다. 모두 몸으로 경험해 보지 않았던가? 단순하게 ‘이상기후’라고 칭하며 그 간단한 단어 구성만큼 경각심을 주지 못하는 작명보다. 현실로 우리는 그 경각심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이것은 사실 매우 심각한 이야기다. 누구 하나 잘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정말 일상으로 비유하자면 ‘대학교 신입학 1학년들 전원 100명 정도가 모두 각자 맡은 바 역할을 잘해 하나의 피피티를 만들고 발표를 하는 팀 과제다.’ 그러니 손을 놓을 수밖에 없다. 4명도 힘든데, 100명 사실은 60억 명 팀플레이라니. 그러나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했던가? 100명이 한 장씩만 성실히 만들어도 100장의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러니 맡은 바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는 거다. 힘닿는 만큼 해보는 것이 중요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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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징적인 공간이 과거에 있었다고 기록된[사실은 없었다고 공인했다 합니다.] 이야기를 통해 지금 우리의 삶을 비추고 있는 것은 아닐까? 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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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인류의 책임을 묻는 상징의 공간 #방주교회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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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산록남로762번길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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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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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방문 가능 시간 _ 09~1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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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위 공간은 제주 특별자치시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공간을 운영중입니다. 그리고 건물 마당 건너편에 카페가 있습니다. 건물도 보고 햇빛드는 곳에서 커피도 한잔할 수 있어 보이네요!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화요일: 휴무일
수요일: 오전 6:00~7:00
목요일: 휴무일
금요일: 휴무일
토요일: 휴무일
일요일: 오전 9:30 ~ 오후 12: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