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론트
충청남도, 공주시 • 카페
이야기가 없는 공간은 죽은 공간이다.
-
공간이 아무리 이쁘고 화려하다고 한들,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이야기가 없다면 그것은 죽은 공간과 마찬가지다. 이는 공간의 목적과 부합하지 않게 동선이 꼬이거나 일어나야 하는 이야기들이 일어나지 않아 아무런 쓸모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지금 어떠한 일도 일어나지 않음’을 이야기한다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어보자면 우리가 아는 폐허 ‘곤지암 정신병원’ 이곳은 과연 죽은 공간일까? 내 생각에서는 그렇지 않다. 물리적으로 그곳을 경험하러 가는 사람은 많이 없겠지만 우리는 그곳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그곳의 이야기는 끊임없이 넷상에서 또는 설상[舌上]에서 재생성 된다. 그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과거로부터 축적된 이야기와 현재에는 비었지만 넷상으로 떠도는 이야기들이 이 공간의 이야기를 변화시킨다. 내 입장에서는 이것은 아직 살아있는 공간이다.
-
반면에, 시골의 어떤 버려진 폐가를 생각해 보자. ‘나는 이것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다.’라는 경험은 과거의 이야기도 지금의 상태에서 쓰이는 모습과 쓰이는 시간 축의 내용을 알지 못한다는 소리다. 그렇담 이것을 나는 죽은 공간이라고 말하고 싶다.
-
반대로 이야기하면 조금 쉽게 이해할지도 모르겠다. ‘오래 살아 흐르려면 공간에는 강력한 이야기가 시간을 타고 흘러야 한다.’라는 말이다.
-
그 강력한 이야기를 담은 공간이 바로 오늘의 공간이다. 오래도록 설파해온 나의 주장은 공간은 물리적 개념이 아닌 사고적 개념이다. ‘건물’이라는 물체가 있지만, 그 ‘공간’을 완성하는 것은 ‘사람’, 즉 ‘이야기’이다.
-
이곳은 재미난 곳에 있다. 경상도의 ‘경주’가 그나마 이곳과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다. 작은 마을에 역사 유적지가 중간에 끼어 있으며, 건물의 높이는 경주와 같이 낮고 조밀하다. 그 마을에는 작은 천이 흐른다. 그리고 이 공간 앞의 좁은 길로는 많은 사람이 지나다닌다. 자전거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가다 이곳에 들러 커피를 들고 간다. 이곳의 쿠키는 공주의 버들 방앗간 앉은뱅이밀 밀가루를 사용한다고 한다. 달걀은 공주 의당면의 로컬 달걀이다. 3층에는 서점이 있다. 지역사회의 문화를 총망라한 잡지가 놓여있다. 그리고 마을의 주민들이 모여 얇은 비닐 천막 안에서 오래도록 수다를 떤다. 지나가던 청년들도 잠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냇가 앞에 앉아 햇빛을 받는 사람도 있다.
-
어떻게 보면 이곳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과격하고 독특한 ‘건축물’. 하지만 그 이야기만큼은 지역을 기반으로 아주 강력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곳은 앞으로도 이곳 사람들의 발 도장으로 많은 이야기를 쌓아갈 것이 기대되었다. 테이블이 없는 카페, 이곳 옆 허물어져 가는 빈 곳을 카페 손님들을 위한 홀로 쓰려 했다던 주인장의 이야기는 나의 가슴을 벅차게 했다.
-
있는 것을 최선의 방법으로. 경제의 논리가 아니라 어쩌면 삶의 논리로 공간을 점유하고 있던 사람들. 간만에 결이 맞는 공간을 만났다. 반갑고 덕분에 즐거웠다.
-
이곳의 공주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로 완성된 공간 #프론트커피 #블루프린트북 이다.
-
위치 _ 공주시 제민천1길 55
-
영업시간 _ 월, 화, 수, 목 08-18, 금, 토, 일 12-18 [LO 17시]
-
주차 _ 마을 상황에 따라 적의하게 주차
-
메뉴 첨부합니다. [잘 안 보여서 죄송합니다. 최선을 다 해보았습니다]
-
PS. 이곳은 정부 코로나 방역지침 2단계에 따라 공간을 운영중입니다.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화요일: 오전 10:30 ~ 오후 6:00
수요일: 오전 10:30 ~ 오후 6:00
목요일: 오전 10:30 ~ 오후 6:00
금요일: 오전 10:30 ~ 오후 6:00
토요일: 오전 10:30 ~ 오후 6:00
일요일: 오전 10:30 ~ 오후 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