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그릴
서울, 가로수길
버거 앞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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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인 것을 넘어 인간의 영적인 것에 부응하고 건물을 짓고 싶어요.” 우리가 정말 흔하게 알고 있는 강남역의 교보 타워를 설계한 ‘마리오 보타’가 한 말이다. 종교 건축, 혹자는 ‘그 공간이 주는 장엄함과 신성함이 신이 있다고 믿게 만들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종교 건축물은 그런 공간감을 유전적으로 타고났다. 313년 콘스탄틴 대제가 발효한 ‘밀라노 칙령’과 동시에 로마제국에 의해 억압받던 기독교 인들이 이제는 더 이상 지하나 어두침침한 곳에 숨어 예배를 올릴 필요가 없게 되었었다. 그다음 그들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예배를 올릴 공간’ 여기서부터 서양 미술사가 시작되며, 동시에 서양의 건축사가 발전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그런 예배를 올릴 공간을 고심하던 사람들은 고대의 신을 모시던 신전이 아닌 실내의 넓은 공간이 필요했고 이를 구축하기 위해 여러 구법들이 나오면서 교회 건축과 더불어 서양의 건축사가 발전하게 되는 양상이다. 나도 25살 첫 해외여행을 하며, 신고전주의 양식이 많이 남아 있는 호주의 멜번을 통해 이 종교 건축의 진면모를 보고 왔었다. 높은 천장과, 근사한 스테인드글라스, 그리고 그 높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나올 수밖에 없었던 복도와 뼈대들을 보며 이 공간감이 주는 신성함을 느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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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 시대의 교회 건축물들이 이런 공간을 담고 있으나, 종교의 본질을 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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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에 의해 찾게 되고, 의지할 곳이 없어 신에게 기도를 올리며 내면의 정신을 다듬는 일련의 모든 행위들만을 위해 교회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일까? 필자는 학창 시절 미션스쿨을 다녔었다. 아침저녁으로 하루 2번씩 기도를 올리는 시간이 있었지만, 학교를 맡고 있는 교목사님은 절대 강요하지 않으셨다. 그리고 내가 은사님으로부터 배운 종교의 참 의미는 아마도 이 한 줄로 정리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이 사람을 불러야지.’ 포교나 선교에 의해서가 아닌 나라는 사람이 영향력을 가지고 그 영향력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선하게 흘리라는 말씀이 셨다. 그것이 곧 사람을 모으는 것이고 종교의 참 모습이지 않겠느냐던 그 말씀쯤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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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맥락 속에서, 우리는 사실 종교 건축에서 중요한 신성하고, 장엄한 공간감뿐만이 아니라. 그 공간을 있게 한 사람들의 요구를 통해 나온 시스템에 집중하여 하 한다. ‘지금 시대의 영적인 것에 부응하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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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기본적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주는 이 시대에, 삶이라는 가장 단순하고 강력한 단어로 들어가 오늘의 공간을 설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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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고, 자고,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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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이 이것을 어느 정도 지키며 살 수 있는 이 시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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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입고, 잘 자고, 좀 더 잘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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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단어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이런 요구에 맞춰 수많은 공간들이 각자의 슬로건을 내걸고 ‘나의 요리는’, ‘나의 공간은’, ‘나의 룩은’이라는 시작점으로 각자의 추구하는 바를 공간에 들어내고 있다. 신사동 가로수길 뒤편에 위치한 이 공간도 아마 그중 하나일 것이다. 그중 딱 집어 말하자면 ‘좀 더 잘 먹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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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부터 인간의 영적이고 본질적인 욕구에 충족하려고 했는지, Saint Grill이다. 내가 좀 더 잘 먹고 싶어 가야 하는 그런 공간이 틀림없었다. 무수히 많은 수제 버거 점들 속에서 공간이 추구하는 바를 살려 스테인드글라스를 달고, 미국의 버거점 분위기를 살렸다. 주문 즉시 그릴에 육즙 가득한 패티를 정성드려 구워낸다. 이 공간 역시 재미나다. ‘성자 그릴’이라는 이름으로 육즙 가득한 햄버거를 입에 물며 종교 건축과 이 공간의 연관관계를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상상만으로도 나에겐 재미난 공간이었다. 그런 상상이 끝나갈 때쯤 느껴지는 두툼하고 육즙 가득한 패티의 후추 향이 너무나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상상의 끝과 동시의 나는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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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쯤 되면 버거 앞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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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가로수길의 #세인트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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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버거 세트만 첨부 합니다. #비프트럭버거 ..강력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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