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
서울, 서촌 / 인왕산 • 카페
진심을 전하는 구도
오늘의 목적지는 궤도(櫃道), 흑색이 갖는 무게감과 무채색의 조합이 부드럽게 묻어나는 곳이다. 필자는 이 밀도 있는 공간을 하나의 무대로 바라본다. 그 이유는 공간의 디자인과 서비스가 마치 공연처럼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은 다음의 세 가지 관점에 녹아들어 있다. '음악, 작명, 구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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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앰비언트 뮤직(음악) - 음악은 내가 느끼는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힘을 갖는다. 궤도의 음성은 고요한 듯 날카롭고, 추상적이며 미래적인 음악이다.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차분함이 나의 시간에 스며든다. 공간 감상의 주축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 이야기의 음료 (작명) - 컵의 온도감까지 섬세히 맞추어 제공되는 음료들엔 각각의 개성이 담겨있다. 내용물을 감싸는 잔의 모양부터 망종, 백산 등의 특별한 이름들이 그러하다. 컨텐츠의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시대에 이러한 궤도의 작명은 맛이라는 감각 위에 우리의 상상력을 풍부히 덧칠하게끔 만든다.
📍진심의 무대 (구도) -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중앙의 아크릴 테이블, 궤도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흥미롭게 바라볼 대상이자 공간 컨셉을 완성하는 핵심 매개체이다.
주문을 받는 카운터와 바는 바닥에서 한 단 높이 있다. 그 옆의 커다란 LCD 스크린에는 달의 형상이 떠 있고, 색깔과 모양이 바뀌는 등 미디어 아트가 전시된다. 그러한 배경 앞에서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모습은 마치 무대 위 공연자와 같은 모습이다. 음악과 영상이 암시하는 추상성에 브루잉이라는 실질적 행위가 결합되는 것이다.
이후 완성된 결과물(음료)은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공연자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원형 아크릴 테이블을 따라 객석으로 향한다. 몇 가지 메세지가 담긴 네임카드와 함께 마시는 방법을 설명하는 흐름으로 서비스는 마무리된다.
공연의 시작과 끝을 연결 짓는 아크릴 테이블은 가치를 전하는 컨베이어 벨트다. 시각적 심상과 서비스 경험 모두를 전달하는 핵심 요소인 것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통해 의도를 전하는 감각에 조용히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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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시간대의 방문도 좋은 선택지가 된다. 어둑함이 전반을 감싸지만 온난한 조명이 곳곳을 밝힌다. 차분한 상태로 선명한 집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창적인 궤도를 듣고, 보고, 사유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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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12pm - 9pm
위치: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9-2 3층
연락처: 0507-1469-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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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오후 12:00~9:00
수요일: 오후 12:00~9:00
목요일: 오후 12:00~9:00
금요일: 오후 12:00~9:00
토요일: 오후 12:00~9:00
일요일: 오후 12:00~9: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