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샤인워크
제주도, 서귀포시 • 카페
햇빛처럼 부단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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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봐도 오래된 집. 그러나 멀끔한 풍채를 보인다. 잘 정리되어있다. 창을 통해 보이는 내부의 모습은 아기자기하고 화사하다. 그리고 동시에 날것이 주는 맛도 있다. 대기 줄이 있어 웨이팅을 한참이나 해야 했지만, 공간에 들어서기 전부터 주인장의 감각과 취향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그래도 기다리는 그 시간이 지루하지는 않다. 떨어지는 동백 담벼락에 앉아 무거운 짐들은 잠시 내려두고 아무것도 아닌 시간을 가져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동백 그늘막에 기대앉아 주변의 식생을 생각 없이 바라본다. 햇빛은 따사롭고 못 보던 나무들에 둘러싸여 그냥 그 순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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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이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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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가 하나 온다. 이제 드디어 들어가도 되나 보다. 무거운 짐들을 낑낑거리며 들어서니 친절하게 짐이 무거워 보이니 한편에 놓아둬도 된다고 하신다. 감사한 배려와 함께 자리도 안내해 주신다. 겉옷을 걸고 한숨을 돌린 뒤 메뉴를 본다.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그 여러 가지는 모두 제주답고 식물로 된 것을 몇 자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양파잼? 토마토잼?’ 처음 보는 잼의 이름이다. 도대체 무엇일까? 궁금증에 그것이 나오는 토스트 플레이트를 주문한다. 제주도에 도착해 귤로 된 식음료를 안 먹었던 터라 여행의 기분도 낼 겸 ‘감귤 우유’도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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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공간을 살펴본다. 좌석마다 창을 끼고 있다. 탁월한 선택이다. 그리고 그 창 너머에는 누가 봐도 제주도구나 싶을 정도로 제주도의 상징을 창에 잘 걸어 뒀다. 건물 뒤편의 감귤 묘목 들과 출입구 창에는 제주도의 돌담이 걸려있다. 하얀 페인트칠을 한 나무로 된 공간. 살짝살짝 칠이 벗겨지며 콘크리트와 만나 그 적당한 감상이 극을 이룬다. 인간이 영역이 아닌 에이징[aging]. 그 맛을 잘 살려 깔끔하게 공간을 정돈하는 것은 주인장의 부단한 노력일 것이다. 허름해 보이지만 잘 살펴보면 모든 곳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다. 허름하다기보단 감각적이라고 표현하는 게 더 옳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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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발 걸음으로 안 공간을 다 살펴볼 수 있다. 그렇지만 걸음 수에 비해 구경하는 시간이 터무니없이 길었다. 그만큼 그곳의 감상이 좋아 천천히 살피고 싶었다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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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나온 메뉴. 궁금한 양파잼을 한 번 발라 한입 베어 문다. ‘오, 달짝지근 그리고 감칠맛 나’ 입 밖으로 튀어나온 말이었다. 그리고 토마토 잼 조금 더 양파잼보단 강한 풍미가 느껴진다. 그리고는 역시 감귤잼도 발라 한입 베어 문다. 궁금했던 감귤 우유로 입가심을 한다. ‘부드럽고 달곰하다’ 다들 처음 맛보는 맛이다. 기성품에 비해 삼삼하고 적당한 건 그리고 부담스럽지 않은 달곰함이 따 내 취향이다. 메뉴판을 천천히 읽어보면 이곳의 요리는 공간만큼이나 많은 정성이 들어가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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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다움을 담고 있다. 그리고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농도가 아니다. 잘 준비된 공간. 기다림은 아름답게 남았지만, 그 기억에 지루함은 없다. 시간이 되면 어디서나 들이치는 햇빛처럼 주인장들은 부단히 가꿔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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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제주도의 #썬샤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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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제주 서귀포시 소보리당로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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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_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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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_ 상예1동 마을회관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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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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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위 공간은 제주 특별자치시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 운영되오니 참고하시어 공간 이용에 불편함이 없길 바랍니다.
화요일: 휴무일
수요일: 휴무일
목요일: 오후 1:00~4:00
금요일: 오후 1:00~4:00
토요일: 오후 12:00~4:00
일요일: 오후 12:00~4: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