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러슬
서울, 광진구 • 카페
어린이 대공원의 뒤 편에는
이곳은 서울의 또 다른 대형 숲 광진구 어린이 대공원의 경계에 위치해, 그 울창한 전경을 가져간다. 루프탑에는 파라솔이 놓인 테이블들이 있다. 그것도 단 3자리 정도? 여유를 위해 띄엄띄엄 놓인 그 모습이 인상적이다. 물론 바로 뒤로 숲이 꽉 차게 걸리는 것도 장관이다. 공간은 특이하게 돌아 올라가는 계단을 통해 입장하며, 입장과 동시에 숲과 함께함을 경험할 수 있다. 들리는 나무 소리와 귀여운 강아지 그리고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은 언제든 환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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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 바스락대는 소리 – 여름 공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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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바람에 이는 소리. 익숙한 소리, 비가 쏟아지는 날 어둑한 방 안에서 듣는 빗소리만큼이나 편안한 소리이다. 바람이 불면 나뭇잎들이 서로 부딪히며 나는 소리. 불특정한 간격으로 또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잎들이 움직이다 서로 맞부딪히며 시원하고 상쾌한 소리를 낸다. 이것 또한 숲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다. 반면에 공간이 숲에 둘러 쌓여있다면 앉아서도 편안히 들을 수 있는 소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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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내 둥지는 어린이 대공원과 무척 가까웠다. 당시에는 그곳 지리를 토박이만큼은 알지 못했다. 나름 역마살이 낀 사람답게 이사를 하면 꾀 넓은 반경을 걸어서 가보는 나이지만 지금 돌이켜 보니 많은 곳을 알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도 집 근처에 공원이 있는데, 즐겨봐야지 하며 갔던 것이 두어 번 손으로 셀 정도이다.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계절이 바뀔 때나 한 번 씩 들렀던 곳. 그러나 그마저도 입구에서 깔 짝, 건물과 꽃들을 보고 나면 금세 마음이 식어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2년이 지난 지금의 둥지는 전혀 다른 곳이지만 괜스레 바람에 이는 나무소리를 듣고자 하면 가장 가까운 곳이 어린이 대공원이다. 왠지 있을 것 같아 또 현대 문명의 이기인 SNS를 통해 열심히 검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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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공간들을 찾아 소개해보고자 시작된 큐레이션이지만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만큼 검색의 속도는 빠르고 정성스럽다. 집착적이게도 여러 번이나 같은 지역명의 업종을 달리하여 검색해 보기도 한다. 그런 고생 끝에 찾은 맘에 드는 공간이다. 어린이 대공원 뒤편의 하얀 건물이 맘에 들었다. 더군다나 한 번 더 가 본 적 없는 어린이 대공원의 단편과 맞닿아 있어 더욱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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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카페 주인장의 소개 글이다. ‘나무가 바람에 이는 소리’. 내가 찾던 공간이다. 루푸탑도 있고 꽤 한적해 보이는 동네에 딱 찾던 그런 공간이었다. 서슴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주말에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느니, 나는 그래도 오늘 당장 원하는 경험을 하러 찾아 나가는 것이 적성에 맞아 행동을 그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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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멀지도 않은 거리, 아차산에서 유명한 떡볶이를 먹고는 그곳으로 천천히 걸어가니 금방 나오는 거리였다. 깊이깊이 동네를 향해 들어갈수록 지도로 살펴본 것처럼 역시나 이 동네는 아주 조용한 동네였다. 많은 학교와 유치원이 있었지만, 골목의 닳음 정도와 담벼락 밑으로 흐드러진 조경을 보아도 꽤 조용한 동네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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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 도착한 하얀 건물, 동네 끝쪽에 놓여 정말 코앞이면 공원과 함께였다. 더욱더 반가웠던 것은 특별한 계단실. 도면상으로는 물론 실내이지만 경험상으로는 실내인지 실외인지 알 수 없는 형태였다. 비는 막을 수 있겠지만 바람은 막을 수 없다. 그리고 빛은 일부는 막을 수 있지만, 또 일부는 그렇지 않다. 더군다나 건물의 2면을 돌아서 올라가는 계단이다. 그렇게 굴로 들어가는 느낌의 계단을 다 돌아 올라가면 카페가 나온다. 아늑하다. 그리고 시원한 창으로는 공원의 울창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걸려있다. 창문으로 보이는 움직임에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다. 아늑한 공간에서 매운 혀를 달래고자 망고 스무디를 시켰다. 그리고 늘 그랬듯 궁금했던 공간을 천천히 살펴본다. 똑같은 방향으로 돌아 올라가니 몇 테이블이 놓인 루프탑이 나온다. 그곳에선 나무가 바람에 이는 소리가 잘 들려온다. 새 찬 비바람이었지만 그래도 날씨를 떠나 소리만 생각한다면 무척 기분이 좋아지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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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람을 피해 다시 아늑한 공간 창가에 앉아 내부를 살펴본다. 놓여있는 미술책들과 건축책 그리고 그만큼이나 흥미를 끄는 것은 귀여운 강아지다. 이름은 ‘케빈’이라고 한다. 반기고 쓰다듬고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래도 행여 싫어할까 멀찌감치 앉아 바라보기만 한다. 자기도 마음에 들거든 찾아오겠지. 말을 나눌 수 없는 동물에게 내가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그의 몸짓뿐이니 조금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만족한다. 바람에 이는 소리와 강아지 그리고 즐겁게 즐긴 책들은 이 공간에서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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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여름이면 찾아오겠지. 바람에 이는 나무 소리처럼 ‘촤르르륵’하고 알 수 없게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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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어린이 대공원 뒤편에 나무의 소리를 담은 공간 #카페러슬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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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광진구 자양로37길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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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_ 10-22[월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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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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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첨부합니다.
화요일: 오전 10:00 ~ 오후 8:00
수요일: 오전 10:00 ~ 오후 8:00
목요일: 오전 10:00 ~ 오후 8:00
금요일: 오전 10:00 ~ 오후 8:00
토요일: 오전 10:00 ~ 오후 10:00
일요일: 오전 10:00 ~ 오후 10: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