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잌
서울, 종로구
1967년 계동의 병원 그리고 와인
오래된 공간이 잘 살아남는 방법은 역시 박물관의 수장품이 되는 것보다는 사람과 함께 현재에도 완성된 상태로 있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의 모습은 흔적으로 남았지만, 지금의 모습도 훌륭하다. 과거의 공간을 두고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은 많은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그 제약 덕분에 새로운 공간이 될 수밖에 없다. 시간과 공간 과연 거스를 수 있는 인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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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년 병원 건물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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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가게를 거쳐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계동은 낮은 건물들과 특유의 바닥 패턴 그리고 오르락내리락 하는 길이 이곳의 마을스러움 전경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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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조선에서 쓰던 우물 터가 남겨져 있는 이 땅에 오래된 건물들이 곳곳에서 그 자리를 여전히 지키고 있다. 1960년 이삼 층짜리 벽돌 건물들이 있을 때 지금처럼 고층 빌딩이 경복궁 앞으로 들어설 것을 알았을까? 우리도 분명히 도시의 모습을 기억 속으로 만 담을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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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여전히 있었으면 하는 오래된 공간들이 있다. 과거의 모습을 담고 현대의 이야기를 풀기 위해 이곳은 많은 공을 들인 것이 보인다. 벽을 허물고 더 큰 공간을 쓸 수 있었지만 벽은 살리고 필지 경계까지 테라스를 내어 벽의 위치와 흔적으로 그대로 남겨두었다. 천장의 목구조와 외관에서 보이는 모든 재료들이 그러하다. 과거에 병원이었던 이 건물이 요리를 하기 위해선 주방이 필요했고 작은 곳에서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을 효율적인 형태의 책상이 필요했다. 옛 구조에 보강을 하는 것도 계단이 있던 자리에 새로운 계단을 지어 넣는 것도 섬세하고 옹골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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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건축가의 섬세한 작업을 통해 이 공간이 아직도 충분히 쓸 수 있고 훌륭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 그걸 넘어 이곳의 음식은 무척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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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며 가며 보여주는 서버들의 모습은 백 점짜리다. 주방에서 요리사들은 손님이 먹고 어떤 표정을 짓는지 혹시나 짜지는 않았는지 유심히 지켜본다. 작은 주방에서 4-5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호흡을 척척 맞춰 나간 요리는 기가 막힌다. 밸런스, 식감, 재료의 본연의 맛까지 살린 것이 모두 예술에 경지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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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객관식 문제처럼 점수를 매길 순 없지만 이곳에 내가 점수를 줘야 한다면 그들의 노력의 값으로 100점을 주고 싶다. 건축가, 요리사, 서버, 바리스타, 모두 이 공간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섬세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결과도 좋기에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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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주말 옛 멋을 간직한 공간에서 근사한 식사를 원한다면 이곳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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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계동 길에 위치한 카페 겸 와인 비스트로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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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 _ 서울 종로구 북촌로4길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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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_ 인근 주차장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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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시간 _ 10-17[Cafe], 18-02[Bistro W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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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itechu
화요일: 11:30 AM – 3:00 PM, 5:30 PM – 12:00 AM
수요일: 11:30 AM – 3:00 PM, 5:30 PM – 12:00 AM
목요일: 11:30 AM – 3:00 PM, 5:30 PM – 12:00 AM
금요일: 11:30 AM – 3:00 PM, 5:30 PM – 12:00 AM
토요일: 11:30 AM – 3:00 PM, 5:30 PM – 12:00 AM
일요일: 11:30 AM – 3:00 PM, 5:30 PM – 12:00 A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