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바다가 보고싶은 순간이 있다. 하지만 바쁜 일상에 지쳐 떠날 엄두조차 나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에게 여유롭게 이틀이면 강릉과 겨울바다를 가득 즐기고 돌아올 수 있는 코스를 제안한다. 직접 여행하며 찍은 사진과 더불어 함께 들르기 좋은 공간과 그에 대한 정보를 담았다. 이 큐레이션을 접하는 많은 이들의 겨울바다 여정에 도움이 되길 소망하며 _헨리그래피
Day 1
강문해변
강릉 여행 마지막날 밤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고 16강에 진출했던 날, 설레는 마음에 밤잠을 설치고 강릉에서의 해돋이를 보러 추위를 뚫고 걸어 나왔던 강문해변.
바다 위로 떠오르는 뜨거운 태양덕에 추위도 잊게되는 매력이 겨울바다를 보러가는 이유인 것 같다 🌅
📍강문 해변
_ 강원 강릉시 강문동
✔️Tips
_ 일출 시간을 확인하여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것이 좋겠죠?
_ 카메라를 사용하신다면 화이트 밸런스 모드를 태양광으로 설정하여 촬영해보세요 !
_ 피사체의 실루엣을 활용하면 좀 더 풍부한 사진을 얻을 수 있답니다
경포호
강릉하면 해변 다음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곳이 있다. 트레킹 코스로도 제격이며, 강릉의 랜드마크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사실은 조금 아쉽지만) 스카이베이를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스팟인 이곳은 경포호이다.
초당 순두부마을로부터 스카이베이 호텔을 따라 걸어가다보면 경포호를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로를 만날 수 있다. 둘레길을 따라 가다보면 안목해변, 아르떼뮤지엄 등 강릉의 주요 관광 스팟들을 만날 수 있는 것도 이 코스의 묘미이다.
걸어서 돌기에는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단시간에 다 돌아보고 싶다면 둘레길 1/4 지점즈음에 있는 전기자전거, 스쿠터 등을 빌려타면 좋다.
📍경포호
_ 강원 강릉시 저동
✔️Tips
_ 처음 도착했을 때 한 바퀴 돌아보면 관광단지의 전체적인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서 좋아요
_ 전기 자전거 대여료는 한 시간 당 10,000원이에요
_ 중간 중간 사진 찍어가며 돌아도 20분이면 한 바퀴 돌 수 있더라구요 !
사근진해변
이국적인 해변이 인상적인 사근진에 경포호부터 전기 자전거를 타고 다녀왔다.
해변길을 따라 쭉 따라가다보면 20분 내외로 사근진에 도착할 수 있다. 다른 해변들과는 다른 한적한 분위기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해중 공원 옥상 전망대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무지개빛 방파제가 푸른색 바다를 다채롭게 수놓는다. 여름 서핑 스팟을 찾는다면 사람으로 붐비는 양양의 서퍼비치보다는 이 곳을 추천하고 싶다.
📍사근진 해변
_ 강원 강릉시 해안로604번길 16
✔️Tips
_ 사근진해중공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어요
_ 프라이빗하면서도 이색적인 해변을 찾는다면 이 곳으로 !
애시당초
“빈티지한 공간이 주는 따뜻함, 강릉의 레트로를 찾아서”
#애시당초 (@ashdangcho_official)
이틀간 묵을 곳만 잡아 무계획으로 떠나는 여행이었기에 강릉으로 가는 KTX안에서 이 계정을 통해 갈 만한 곳 추천을 받았다. 그 중 압도적으로 많은 추천을 받았던 곳들이 있었는데 주로 관광지와 뷰 포인트들 (오죽헌, 스테인인터뷰.. 등) 그리고 지금 내가 소개하려고하는 ‘애시당초’라는 카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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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곳을 ‘애당초’ 꼭 가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빈티지 덕후(?)인 나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는 인테리어와 소품들, 그리고 초당 순두부 마을 쪽으로 잡아두었던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 때문이었다.
처음부터 가장 가고 싶었던 곳 이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강릉에 도착한 날 저녁, 카페로 향했다. 문은 열려있었지만(?) 맙소사 목요일은 휴무란다. 하지만 이것도 무계획의 묘미라 애써 긍정하며(숙소가 가까웠기에 가능했다) 사장님께 내일 다시 올 것을 약속하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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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이 되어 두 번째로 방문한 카페의 분위기는 정말 이렇게 해서라도 오길 잘했다는 확신을 들게 만들었다. 벽지하며 조명, 의자, 그리고 곳곳에 놓여진 소품들이 레트로의 색을 강력히 드러내고 있었다. 특히 가운데 있는 스토브 위에 주전자를 올려 놓은 것이 어찌나 마음에 들던지 ! 한 곳도 거를 타선이 없는 찍을거리가 많은 공간이었다.
심지어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어 사진으로 보았을 때보다도 더 화려하게 꾸며져 있었고 머무는 내내 옛 추억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요가 흘러나와 세기말 강릉의 연말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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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함을 생각하면 왠지 모르게 따뜻한 이미지가 연상된다. 오래된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빛바랜 사진들, 노이즈와 수신잡음이 가득한 카세트 플레이어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 정제되지 않은 것들이 주는 그리움이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다시 레트로를 찾는 것 같다.
그 레트로를 가득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바로 여기있다. 빈티지한 공간이 주는 따뜻함. 추운 겨울 바다를 보러 강릉으로 떠나는 여행자들에게 이 곳을 꼭 추천하고 싶은 이유이다.
🧾RECEIPT
_ 빠-다 밀키 (-5,5)
_ 동백꽃 라-즈베리 에이드 (-6,0)
📍애시당초
_ 강원 강릉시 초당원길 63
_ 매일 11:00 - 21:00
_ 매주 목요일 휴무
✔️Tips
_ 달달한 커피 좋아하시면 빠-다 밀키 드셔보세요
_ 강릉에서 유명한 초당 순두부 마을과 강문해변과도 멀지 않으니 함께 들러보세요 : )
_ 지난 포스팅에 올렸던 테라로사, 툇마루, 커피 내리는 버스정류장도 많이 추천 받았으니 강릉 카페 투어를 한다면 참고해도 좋을 것 같아요 !
_ 좋은 공간 추천해주셔서 감사해요☺️
Day 2
메시56
“또 갈거니깐 일단 맛에 집중할게요, 강릉에서 맛본 인생 최초 카이센동”
#mesi56 (@mesi__56)
강릉역에서 10분쯤 택시를 타고 초당순두부 마을 정류장(강릉 고등학교)에 도착해 내리니 길 건너에 바로 눈길을 끄는 공간이 있었다.
일본 단독주택 같기도 하면서 지붕은 한옥의 형태를 딴 모습에 블라인드와 창 안으로 따스한 노란색 불빛이 보이는 누가봐도 맛집일 것 같은 곳이었다. (사실 YEBISU 광고판이 정문에 붙어있던 것이 한 몫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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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바다 옆인데 그래도 신선한 회는 먹어봐야하지 않겠는가? 사실 주 메뉴인 카이센동에 들어가는 회 중에서 강릉 앞바다에서 잡아올린 것은 거의 없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정갈한 일정식을 즐겨먹는 나로서는 바닷가 마을에서 포기할 수 없는 완벽한 선택지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초당 순두부 마을에서는 이리봐도 저리봐도 대부분 순두부 집 뿐 이었기에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 카이센동은 다음 날로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설레는 마음을 안고 다음날 아침, 오픈 30분 전에 도착하여 예약을 걸었다. 워낙 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진 곳이라 그런지 앞에 이미 2팀이 기다리고 있었고, 식사 중에는 거의 매장이 가득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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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안의 분위기는 외관에서 느껴졌던 따뜻한 분위기의 연장선이었는데, 특히 전등이나 액자 같은 소품들이 일본적인 느낌을 더해주었다.
내가 일정식을 좋아하는 데에는 정갈한 테이블 세팅이 한 몫 하는 것 같다. 보기 좋은 음식이 먹기에도 좋다고 주문한 카이센동은 알록달록한 다양한 종류의 회가 밥 위에 이쁘게 덮여져 있고 맨 위에는 연어알을 올려 화룡점정을 찍었다. 맛을 말로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 나름 사진에 진심인 내가 몇 컷 찍지 않고 한그릇 다 비워낸 것을 보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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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찍어온 공간 사진이 거의 없어서 아쉽다.. 사실 한번 더 갈 만한 구실을 만들어 놓은게 아닐까?
🧾RECEIPT
_ 오늘의 추천 덮밥 (-25.0)
_ 혼마구로 아카미동 (-28.0)
_ 혼마구로 도로동 (-42.0)
_ 우니 추가 (성게알) (-1.8)
📍mesi56
_ 강원 강릉시 초당순두부길 56 1층
_ 수~일 11:30 - 21:00
_ 월요일 11:30 - 15:30
_ 브레이크 타임 15:00 - 17:00
_ 매주 화요일 휴무
✔️Tips
_ 메시(めし)는 일본어로 밥, 식사라는 뜻이에요 ! 56은 이 곳의 주소를 의미하네요: )
_ 가게 앞에서 테블릿(테이블링)으로 예약할 수 있어요
_ 재료 소진시 조기 마감될 수 있으니 조금은 넉넉히 가시는 걸 추천드려요
_ 이전 공간으로 소개드린 ‘애시당초’ 카페와 도보로 3분거리이니 같이 다녀오시길 !
스테이인터뷰
최근 강릉 여행을 계획했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봤을 멋진 포토 스팟이 있다. 오두막 사이로 들어가 정동진을 조망하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이 곳은 스테이인터뷰 강릉이다.
정동진으로 가는 길이라 강릉 시내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 가는 도중 만날 수 있는 해변도로가 제법 멋지다. 사실 방문하기 전까지는 이 곳을 포토 스팟이라고만 생각했지 조망이 멋진 곳에 있는 스테이와 카페인줄은 몰랐었다.
예상치 못한 카페인 충전에 너무 반가웠고 커피 맛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2, 3 층은 스테이로 운영되기 때문에 차를 가지고 온 여행객들에게는 숙소로도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스테이인터뷰 강릉
_ 강릉 강동면 율곡로 1458 스테이인터뷰
🧾RECEIPT
_ 아메리카노 (-6,0)
✔️Tips
_ 강릉~정동진 구간 해안 열차를 담을 수도 있어요
_ 포토 스팟마다 모두 삼각대가 설치되어있으니 그대로 핸드폰을 거치해서 촬영할 수 있어요
_ 숙소 입실 15:30 퇴실 11:00
테라로사 경포호수점
“강릉이 커피도시가 될 수 있었던 이유”
#terarosa (@terarosacoffee)
한 달 전, 문득 겨울 바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가을 제주에 다녀왔기에 남쪽으론 갈 생각이 없었고 그렇다면 떠오르는 곳은 역시 강원도였다.
하지만 운전해서 가지 않았기에 많은 도시를 돌아다닐 순 없었고, 가장 여행 인프라가 잘 되어있으면서도 볼 것이 많은 지역을 선택해야했다. 그렇게 나는 KTX에 몸을 실어 강릉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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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가 있을까? 새해만 되면 해돋이 명소로 붐비는 ‘정동진’, ‘갓 잡아올린 신선한 회’도 있겠지만 나는 ‘커피’를 떠올렸던 것 같다.
서울을 벗어나 잠시 바다향을 맡으며 커피를 마실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 순간이었다. ‘커피 도시’라는 별칭에 어울리게 해변을 따라 수많은 카페들이 줄 지어 있었고, 어디서도 보지 못했던 커피 박물관도 볼 수 있었다. 강릉이 이렇게 커피로 유명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 나는 그 기틀을 ‘테라로사’라는 커피 브랜드가 만들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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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강릉에 터를 잡고 커피 공장 1호점을 시작한 테라로사는 20여년이 지난 지금 서울부터 제주도까지 20 곳의 매장을 열며 커피러버라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 덕에 강릉시는 2009년부터 커피 축제를 매년 열었고,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해안가에 커피 전문점들이 본격적으로 줄을 서게 된 것이다.
대형 프렌차이즈 카페를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나조차도 테라로사의 공간이나 커피의 맛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인상이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테라로사 커피에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그 점이 ‘기본에 충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타 브랜드들이 만들어내는 양산형 매장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컬러는 유지하면서도 각 지점마다 새로운 색깔을 입혀 흥미로운 공간을 구성하는 것. 그리고 싼 값에 그저 카페인 충전을 위해 먹는 커피가 아닌 누가 마셔도 먹을만한 양질의 커피를 정성스레 제공한다는 것. 그 것이 바로 테라로사 커피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이다.
강릉에 가면 꼭 테라로사 커피는 방문해보시길 !
🧾RECEIPT
_ 오늘의 드립커피 (-6,0)
📍테라로사 경포호수점
_ 강원 강릉시 난설헌로 145
_ 매일 09:00 - 21:00
_ 라스트 오더 20:30
✔️Tips
_ 다양한 각도에서 바리스타가 커피를 추출하는 모습을 촬영해보세요
_ 가격이 크게 차이나지 않으니 오늘의 커피(드립)으로 마시는 걸 추천드려요
_ 강릉 주요 관광지인 아르떼뮤지엄, 경포호와 가까우니 같이 들러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