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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도 깊은 공간 추천, 데이트립앱에서 더 빠르게

2022 최고의 카페 top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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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풍요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거대 브랜드 혹은 개인 사업자들이 가장 창의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식 중 하나가 카페라고 생각합니다. 대중은 커피 한 잔 값을 지불하는 것으로 공간 콘텐츠를 온전히 소비할 수 있기에 진입 장벽이 낮습니다. 작년을 돌이켜 보며 아름다운 하루를 가능케 했던 카페 10곳을 선정했습니다. 저의 경험과 여러분들의 취향을 비교하며 보다 풍성한 선택지를 갖춘 문화생활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슬로보트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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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항해를 돕는 환영의 공간

제주스러운 건물을 표현하고자 돌담 위에 올려진 감귤창고를 연상해 디자인했다. 한적한 제주 북쪽 바닷가와 맞닿은 곳으로 어선들이 유유히 자적하는 모습을 바라보기 좋다.


사진작가의 작업실이었던 카페 슬로보트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사진이다. 작가가 좋아하는 사진집과 전시 작품이 공간의 컨텐츠가 되도록 구성했다.

사진집들을 통해 국내외 대가들의 시선과 철학을 읽어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맞는다. 비록 사진에 관심이 없더라도 바다와 관계하는 편안한 장소에서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


슬로보트는 메자닌 구조를 갖는다. 메자닌을 간단히 말하자면 복층의 개념이다. 1층과 2층 혹은 천장 사이에 만들어진 구조물로써 작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한 방법이다. 바닥과 위층을 잇는 계단은 공간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많은 이들이 찾는 2층의 오션뷰, 작가가 좋아하는 파노라마 프레임을 토대로 창문의 비율을 설정했다. 소파에 앉아 고요하게 일렁이는 바다의 수면을 보고 있자면 마음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듯하다.


필자가 이곳을 애정 하는 이유는 일관성과 포용성에 있다. 변화무쌍한 제주의 기상 환경 속에서도 한결같은 공간의 분위기를 유지한다. 방문객은 어느 때에 방문하더라도 여유로운 공간에서 사진과 풍경을 차분히 소비할 수 있다. 오늘의 시간에 아늑한 배경이 되어주는 슬로보트, 여행자들의 원만한 항해를 돕는 환영의 공간이다.


위치: 제주 애월읍 하귀2길 46-16
시간: 11:00 - 19:00 (화 휴무)
연락처: 010-8769-1455
반려동물 동반 가능

무로이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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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담아낸 건축적 풍경화

검정 도화지를 배경 삼아 그려낸 제주 자연이 실제 공간으로 옮겨졌다. 심오함과 추상성을 담는 검정색 벽면 앞으로 작은 섬과 같은 정원이 조성되어 있다. 공간을 통해 한 폭의 건축적 풍경화를 그려내는 카페 무로이의 감각이다.

동광마을에 위치한 무로이는 짙은 안개가 오래 끼는 날이 많은 마을의 환경적 특성을 공간의 이름에 녹여냈다.


3개의 동으로 나뉜 검은색 건물들이 우리를 맞이한다. 어두운 배경 위 식물들은 하나의 피사체가 되어 싱그러운 여름의 기운을 뽐낸다. 햇빛을 받아 빛나는 존재감은 마치 무대 위의 주인공 같기도 하다. 유리창을 통해 안과 밖의 풍경을 공유하니 자연과 맞닿은 개방감이 느껴진다.

높은 키를 자랑하는 검은색 건물 안으로 들어온다. 현대 작품을 다루는 미술관에 온 듯하지만 바닥에 놓인 것들은 돌과 나무 그리고 항아리다. 제주에서 볼 수 있는 토속적인 기물들과 창의적 감각을 조화시켜 공간의 정체성을 구현했다.


좌석으로 향하는 메인 통로는 시각적 몰입을 유도한다. 모든 감각을 중앙의 소실점으로 집중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공간을 회색과 갈색으로 칠한 이유는 자연의 색감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공간은 곧 하나의 배경이니 말이다.

무로이가 전하는 경험의 핵심은 정원에 있다. 숲을 뜻하는 '곶'과 어수선한 수풀을 의미하는 '자왈'을 합성한 단어인 곶자왈에서 영감을 받아 조성했다. 제주 북쪽과 남쪽의 생태군이 공존하는 식생의 터전을 하나의 공간 표현으로 우리에게 전하고 있다.

곳곳에서 새소리가 들려오고, 돌과 이끼에서 정제되지 않은 자연의 형태를 마주한다. 부드러운 초여름의 바람은 오늘의 시간에 편안함과 여유를 전한다.


자연에 주목하기 위해 치장을 덜어낸 뺄셈의 미학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검은색이 갖는 예술적 추상을 배경으로 그려낸 창의적인 풍경을 감상하시길 바란다.


위치: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동광본동로 21
시간: 10:00 - 20:00 (19시 L.O.)
연락처: 0507-1412-0008

타임투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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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을 미칠 시간

'무언가를 할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인 'time to', 그 뒤에 b를 붙이면 어떠한 메시지가 될까? b를 be로 해석한다면 '무언가가 될 시간'이라는 표현이 된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러한 단어의 조합이 한 공간의 이름이라는 것이다.

용인에 위치한 카페 타임투비는 브랜드, 베이커리, 비스트로, 비욘드라는 목적과 기능을 각 층에 부여했다. 공간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이름을 전부 b에 맞춘 정돈된 감각을 보인다.

공간을 걷는 흐름과 시간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곳이다. 오늘의 공간에서 어떠한 시간을 보낼 것인지, 나아가 오늘의 나를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지 질문을 던지는 브랜드이다.


📍이색적 산책

주차장에서 걸어 올라오면 자연스레 산책로를 거닐게 된다. 수공간 위에 떠 있는 듯한 건물과 정원을 감상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건물의 모서리를 돌아 나올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공간의 모습이 흥미롭다. 발걸음 하나에 예측과 상상이 담긴다.

📍공간 연출

앞서 걸었던 야외 공간을 내부에서 바라본다. 선명한 풍경을 향해 시선을 두고 편히 향유해본다. 벽돌의 따뜻한 색감이 짙은 공간에 자연의 초록 빛이 스미는 조화가 아름답다.

안쪽 공간에는 시간의 속성을 드러내는 구조물이 있다. 거대한 원형 판 위에 시곗바늘이 느린 속도로 회전한다. 시간의 속성을 시각적 예술로 표현한 작품이다.

📍3 No

3 가지 no를 외친다. 노키즈, 노테이크아웃, 노플러그이다. 테이크아웃 용기 사용을 원천 차단(개인 휴대 용기는 사용 가능)하여 낭비를 줄이고 자연을 위한다. 노키즈와 노플러그 정책은 방해 요소 없는 완성도 높은 공간 경험을 추구하는 방향성 아래 유지된다.

📍자연과 맞닿은 제단

타임투비에서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신비로운 지점이다. 수공간의 가운데 사각 판과 징검다리가 놓여 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는 생생한 촉감이 경험의 범위를 확장시킨다.

하늘, 땅, 물, 사람이 연결된 공간을 구축했다. 명상 혹은 요가를 해도 좋을 만큼 선연한 집중이 가능하다. 흰 연기가 판의 하단부에서 뿜어져 나와 신비로운 미감을 더한다.

📍중정

마지막으로 지하에서 벽돌로 둘러싸인 수공간을 발견한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적막한 공기를 느껴본다. 앞서 외부 공간을 산책했던 흐름이 지하에서 연결되는 지점이다.


위치: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1로 281번길 11
시간: 10:00 - 21:00
연락처: 0507-1382-5351
주차: 전용 주차장 이용

앤트러사이트 서교점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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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유함이 내 안의 고요함이 되어

둘의 관계에서 한 명만 말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말 없이 침묵하는 상대와 대화를 나누기 어려울지 모른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주장하지 않으며 묵묵히 나의 소리만을 듣기 때문이다. 둘 사이의 공기에는 어색함마저 감돌지 모른다.

하지만 무언(無言)도 소통이 될 수 있다. 침묵의 공기로부터 상대의 진심을 읽어낼 수 있다. 너그럽고 깊은 배경이 되어주는 그의 과묵함은 나의 목소리를 온전히 드러나게 한다. 자신을 낮추는 자세를 취함으로써 상대를 부각시키는 넓은 그릇을 가졌던 것이다.

이번 글에서 다룰 앤트러사이트 서교점의 이야기다. 적막이 감도는 공간의 고유함이 내 안의 고요함을 발견하게 한다. 배경음악 하나 없이 사람이 내는 작은 소리가 들리며, 나의 생각마저 들킬 것 같은 섬세한 침묵이 감도는 공간이다.


📍독창적 쉼

많은 공간들이 쉼의 가치를 지향한다. 우리는 언제나 편안한 상태의 심신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의미를 실현하기 위해 앤트러사이트는 창의성을 발휘했다.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과 정원 뒤편으로 3층 건물을 배치했다. 거친 벽돌과 콘크리트, 이끼가 자란 푸른 바닥은 반듯하지 않아 오랜 시간 방치된 듯한 질감을 연출한다. 돌과 나무로 조성된 길을 걸으며 분위기에 몰입하니 모든 생각이 씻겨 내려간다. 마음의 안정을 취하는 산책이다.

📍집중과 사색

재생되는 음악이 없다. 발걸음 소리와 의자를 끄는 소리, 계단을 걸어 오르는 소리 등 나의 몸짓 하나가 만들어내는 음성이 대단히 섬세하고 정확하게 들린다. 바리스타는 조용히 커피를 내리고 좌석에 앉은 이들은 독서와 작업에 집중한다. 모두 각자의 고유한 소리를 내며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잡념을 덜어내고 선명한 사색을 하기 좋은 공간이다.

📍저택 개조

말 그대로 저택을 개조했다. 나무와 벽돌의 예스러운 멋이 담겨있다. 국내에 있는 집이지만 내부 인테리어 양식과 공간감은 먼 나라의 것을 빌려온 듯하다. 특히 사각형 통창을 각 층마다 적용하여 통일성과 리듬감을 부여했다.

📍좋은 동반자

지금의 나를 침착하게 하는 적막한 공간이다. 무엇이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집중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삶이 복잡하여 자극과 번뇌가 많을 때, 그것들을 덜어내고 싶을 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본 공간은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것이다.


@anthracite_coffee_roasters
위치: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로 12길 11
시간: 09:00 - 22:00
연락처: 02-336-7650

앤트러사이트 연희점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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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와 사유로 채우는 여백의 공간

📍어둠과 빛의 여정

내부 공간을 무채색으로 통일했다. 은은한 어둠에 스민듯한 분위기는 공기의 무게감마저 차분히 끌어내린다.

1층과 2층을 잇는 통로에는 적막과 어둠이 감돈다. 출입구와 2층 공간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지표 삼아 길을 걷는다.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 결국 끝에 도달하는 생의 여정을 비유하는 구간이다. 짧은 동선과 시간에 깊은 메시지를 함축했다.

📍통일된 존재감

2층 테이블에 앉아 연희동 길거리를 비추는 통창을 응시한다. 움직이는 사람들의 실루엣과 바깥 풍경이 한 편의 영상 작품처럼 시선에 담긴다.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앤트러사이트의 공간 안에서 검은 실루엣으로 그려진다. 창문을 등지고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빛나는 앞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기물의 개성

직선과 곡선으로 된 두 개의 좌석이 있다. 이러한 각도의 차이로 시각적인 대비와 변화를 낳는다. 심플한 디자인의 의자는 긴 테이블을 따라 반복적으로 배치되어 리듬감을 형성한다.

📍여백을 상상하다

'앉음'이라는 최소한의 행위만을 보장하는 좌석이 넓은 공간 안에 덩그러니 놓여 있다. 등을 기댈 곳도 없고 천장과 창문 바닥 모두 넓은 여백으로 비워져 있다.

긴 테이블은 중간에 나눠진 부분이 없다. 테이블을 중심으로 공간의 양 끝을 거쳐 이동해야 한다. 최소한의 기물을 배치하여 최대한의 동선을 만든 것이다.

앤트러사이트 연희점은 이러한 공간을 걷고, 보고, 앉아보며 상상하게 한다. 여백과 걸음을 유도하는 공간의 의도에 대해서 말이다.


'최소한의 있음'을 통해 '최대한의 상상'을 이끌어낸다. 공간 이용에 필요한 필수 요소만을 마련하고 나머지 해석은 상상과 추상에 열어놓았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공간의 여백을 채우는 주체이자 시각적으로 주목받는 대상이 된다. 존재를 은은하게 드러냄과 동시에 사유의 세계로 이끄는 공간이다.


위치: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연희로 135
시간: 09:00 - 22:00
연락처: 02-332-7650
주차: 전용 주차장 이용
반려동물 동반 가능

PiTC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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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김과 개방 사이, 그 적당한 묘미

익숙한 골목 어귀를 돌자 완전히 새로운 존재감을 뿜어내는 건물을 마주한다. 복합적인 디자인과 공간 구성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지금까지 다녀본 공간들 중 상위권에 꼽을 정도로 뛰어난 아름다움과 완성도를 갖는다. 그 이름은 핏크(pitc), "Pearl In The Clay"라는 문구를 따라 진흙 속 진주가 되고자 하는 컨셉을 지향한다.


📍부드럽게 확고한 존재감

고급 리조트에서 즐기는 휴양의 분위기가 흐른다. 베이지 컬러로 도배된 내부 공간에는 절반의 밝음과 절반의 어두움이 공존한다. 유리창을 설치한 개방감과 어두운 조도에서 오는 아늑함이 그러하다. 모서리를 부드럽게 마감한 테이블, 나뭇잎의 결을 그대로 구현한 벽면 등 선과 면이 조화를 이루는 빼어난 감각을 보인다.

📍적당함을 유지하는 방법

핏크는 벽 구조물을 활용하여 고유한 공간 어법을 창출한다. 벽면 사이 문 대신 열린 틈을 내어 답답한 시야를 해소한다. 틈 사이로 일부를 드러내고 일부를 숨기는 적당함이 있다. 퍼블릭과 프라이빗한 성격을 동시에 가져가는 공간이다.

이러한 방법 덕분에 사람들은 서로 같은 층을 공유하더라도 유연한 벽의 구조 안에서 자신만의 영역과 편안함을 즐길 수 있다. 열린 접점과 시선의 차단을 미묘하게 조절하는 공간 디자인의 힘이다. 핏크는 사람과 건축적 요소 간의 관계를 정확히 이해하고 있다.

2층 안쪽 공간에는 거대한 테이블이 놓여 있다. 직선과 넓은 면이 지배적인 공간에 타원형 곡선 테이블을 놓아 조화를 꾀했다. 커다란 부피와 무게감에 갇힐 수 있는 시선은 창 밖 모과나무에 닿으며 자연스레 해소된다.


평범한 길거리에서 핏크라는 진주를 발견했고, 진주를 구성하는 성분은 아늑한 질감이었다. 적당한 틈 사이로 동선과 시선이 여유롭게 흐르는 공간의 묘미를 느껴보시길 권한다.


@pitc_official
위치: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 11길 13
시간: 11:00 - 21:00 (월 휴무 / 20시 마지막 주문)
연락처: 0507-1448-2688

카페 긷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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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자연이 서로에게 ‘긷’드는 공간

넓은 대지 위 하늘을 향해 날개를 뻗은 학의 모습을 건축한다면 위와 같은 모습일 것이다. 굵직한 기둥과 단면, 유려한 곡선이 안정적으로 시야에 담기는 이곳은 속초에 위치한 카페 긷이다. 풍경과 건축의 연결점이 무척이나 자연스럽고, 매 걸음마다 펼쳐지는 풍경이 시선에 '긷'드는 곳이다.


📍변주의 길

긷에 입장하는 동선에는 몇 차례 변주가 있다. 겹겹이 놓인 벽면을 따라 작은 정원을 거치며 짧은 미로를 걷는 듯한 장면이 이어진다. 사람의 키를 넘긴 담장의 높이와 사이에 내어진 틈은 호기심을 증폭시킨다.

📍자연과 건축의 조응

길을 돌아 나오자 펼쳐지는 풍경은 건축과 자연이 조응하는 감미로운 선물과 같다. 얕은 수공간에 잔잔히 일렁이는 물결과 그림자가 마음을 스친다. 물 위에 부유하는 듯한 나선형 계단은 직선의 공간에 유일한 변곡점이 된다. 특정한 요소를 강조하는 것 없이 전반적으로 균형감을 맞추어낸 건축이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안정적인 공간에서 무한한 개방성을 느낀다. 햇빛과 바람을 온전히 담아내는 너그러운 틀과 같은 역할을 한다. 발 밑에는 땅과 물을, 머리 위로는 무한한 하늘과 태양을 두는 관계를 형성한다.

📍최대한의 물성과 최소한의 색감

무채색의 내부 공간에는 거대한 덩어리들이 있다. 천장의 조각난 작품과 거대한 흑색 테이블이 압도적인 물성을 보인다. 전면에 보이는 울산바위의 볼륨과 대응하기라도 하듯 암석을 형상화한 테이블이 무게중심을 잡고, 천장에는 세련된 바람의 곡선과 같은 조형물을 설치했다. 주 감상 요소인 자연의 색감에 집중하기 위해 공간의 색은 과감히 덜어냈다.


시선과 정신이 분산되는 요소 하나 없이 긷이 제안하는 감상법에 온전히 몰입하게 된다. 자연과 사람, 건축을 관계시키는 다양한 기법을 보이는 탁월한 사례가 강원도 속초에 있음을 기억한다.


위치: 강원도 속초시 원함학사평길 60
시간: 11:00 - 18:00 (17시 반 라스트 오더)
연락처: 0507-1362-4043
주차: 전용 주차장 이용

오롬마르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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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을 전하는 문학적 공간

산등성이의 가장 높은 곳을 이르는 산마루, 이를 제주식 표현으로 바꾼다면 오롬마르가 된다. 오름과 비슷한 어감으로 자연적 의미를 담은 공간이 제주 애월에 있다. 드넓은 풍경과 손글씨를 통한 언어의 주고받음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던 곳, 카페 오롬마르의 가치를 살펴본다.


건물 주위 하늘과 맞닿은 야외 마당을 거닐며 오전의 여유를 찾는다. 천장이 높고 주어진 면적이 넓을수록 우리는 해당 공간을 잠시 점유한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얻게 된다. 공간에 입장하기 전부터 심적 충만함을 느끼는 지점이다.

오롬마르는 공간의 미감(美感) 속으로 우리의 시선을 부드럽게 유도한다. 모래사장을 연상케 하는 벽면의 색감과 어두운 목재의 컬러로 통일감을 맞추었다. 불필요한 시각적 요소들을 덜고 창을 크게 내어 자연을 향한 감상에 여유의 폭을 더했다.


📍특별한 주문 방식

메뉴판을 보고 원하는 메뉴를 종이에 손글씨로 적어 내야 한다. 키보드 자판을 다룰 일이 많은 요즘 시대에서 연필로 글씨를 쓰는 경험은 꽤나 특별한 경험으로 다가온다. 종이 위에 글씨를 사각사각 써 내려가는 짧은 과정을 통해 공간 경험을 명확히 새겨본다.

커피 메뉴는 계절별로 4가지 이름을 갖는데, 여름에는 '푸른 돛배'라는 이름의 문학적 감성 한 잔을 내린다. 맛은 준수했던 편이다.

📍문학의 가치

시인 문태준의 작품들을 여러 권 배치하여 판매 중이다. 누구나 자유롭게 책을 읽어볼 수 있으니 아름다운 언어의 향연 속으로 잠시 빠져봐도 좋겠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시나 구절을 적어 보라는 공책도 마련되어 있으니 자신만의 문장을 남겨보자.

📍개방감

루프탑으로 향하는 계단은 훌륭한 시각적 감각을 보인다. 얕게 깔린 수면 위로 꺾어지는 계단이 시선을 휘어잡는다. 건물의 벽면을 터 놓은 덕에 야외 마당에서도 출입이 가능하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구조감을 체험할 수 있다.


공간을 탐험하는 우리에게 좋은 건축 디자인과 문학적 언어로 화답하는 곳이다. 무엇보다 책과 글쓰기를 즐기는 이들에게 방문을 권하고 싶은 마음이다.


위치: 제주시 애월읍 장전리 110-5
시간: 11:00 - 18:00 (화,수 휴무)
연락처: 0507-1391-9325
반려동물 동반 가능

꼬스뗀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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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맞닿은 건축 예술, @_costeno

제주 구좌읍에 방치되어 있던 커다란 폐냉동창고, 디자인그룹 인타이들은 해당 건물을 카페로 개조하는 사업을 재생건축의 방식으로 기획 및 성공시켰다.

재생 건축이란 쉽게 말해 재료를 덜 쓰고 남은 구조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이다. 철거와 시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축 쓰레기 및 자재 구입을 최소화해 친환경적 건축을 지향하는 것이다.

새로운 공간을 탄생시키며 환경적 영향을 고려한 긍정적 사례들 중 하나로 카페 꼬스뗀뇨가 존재한다. 해안이라는 뜻을 가진 이름으로 압도적인 내부 공간감과 아름다움을 보인다.


성인 남성 세 명의 키를 훌쩍 넘을만큼 천장이 높다. 보통의 공간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규모는 일상적 감상을 벗겨내는 이(異) 세계로의 초대이다. 매장 앞 모래사장과 제주를 표현한 조경, 바깥 풍경을 들여오는 사각의 창문이 특징적이다.

인테리어 전반에 직선의 반듯함이 강조된다. 인간이 만든 건축적 요소는 미니멀하고 무채색인 반면 자연물들의 싱그러운 색감과 형태는 온전히 부각된다.

꼬스뗀뇨는 두 동의 건물을 활용한다. 천장을 감싸는 은박지와 같은 표현(1번 사진)은 거대한 현대 미술의 장 속으로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해안의, 연안의'라는 뜻을 가진 꼬스뗀뇨는 루프탑에서 창의적 심상을 전달한다. 거친 콘크리트의 면이 드러나는 야외 공간에서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재생 건축이라는 환경적 의미와 고유한 공간 경험이 바다와 맞닿은 곳 카페 꼬스뗀뇨이다.


위치: 제주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080
시간: 11:00 - 19:00
연락처: 0507-1395-6912
반려동물 동반 가능

궤도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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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을 전하는 구도
 
오늘의 목적지는 궤도(櫃道), 흑색이 갖는 무게감과 무채색의 조합이 부드럽게 묻어나는 곳이다. 필자는 이 밀도 있는 공간을 하나의 무대로 바라본다. 그 이유는 공간의 디자인과 서비스가 마치 공연처럼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은 다음의 세 가지 관점에 녹아들어 있다. '음악, 작명, 구도'이다.


📍 앰비언트 뮤직(음악) - 음악은 내가 느끼는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힘을 갖는다. 궤도의 음성은 고요한 듯 날카롭고, 추상적이며 미래적인 음악이다.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차분함이 나의 시간에 스며든다. 공간 감상의 주축을 확실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 이야기의 음료 (작명) - 컵의 온도감까지 섬세히 맞추어 제공되는 음료들엔 각각의 개성이 담겨있다. 내용물을 감싸는 잔의 모양부터 망종, 백산 등의 특별한 이름들이 그러하다. 컨텐츠의 스토리텔링이 중요한 시대에 이러한 궤도의 작명은 맛이라는 감각 위에 우리의 상상력을 풍부히 덧칠하게끔 만든다.
 
📍진심의 무대 (구도) -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중앙의 아크릴 테이블, 궤도를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흥미롭게 바라볼 대상이자 공간 컨셉을 완성하는 핵심 매개체이다.
 
주문을 받는 카운터와 바는 바닥에서 한 단 높이 있다. 그 옆의 커다란 LCD 스크린에는 달의 형상이 떠 있고, 색깔과 모양이 바뀌는 등 미디어 아트가 전시된다. 그러한 배경 앞에서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의 모습은 마치 무대 위 공연자와 같은 모습이다. 음악과 영상이 암시하는 추상성에 브루잉이라는 실질적 행위가 결합되는 것이다.

이후 완성된 결과물(음료)은 관객들에게 전달된다. 공연자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원형 아크릴 테이블을 따라 객석으로 향한다. 몇 가지 메세지가 담긴 네임카드와 함께 마시는 방법을 설명하는 흐름으로 서비스는 마무리된다.
 
공연의 시작과 끝을 연결 짓는 아크릴 테이블은 가치를 전하는 컨베이어 벨트다. 시각적 심상과 서비스 경험 모두를 전달하는 핵심 요소인 것이다.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통해 의도를 전하는 감각에 조용히 박수를 보낸다.


저녁 시간대의 방문도 좋은 선택지가 된다. 어둑함이 전반을 감싸지만 온난한 조명이 곳곳을 밝힌다. 차분한 상태로 선명한 집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창적인 궤도를 듣고, 보고, 사유해보시라.


시간: 12pm - 9pm
위치: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9-2 3층
연락처: 0507-1469-34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