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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도 깊은 공간 추천, 데이트립앱에서 더 빠르게

건축 전공자가 추천하는 부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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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스퀘어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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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쉬더라도 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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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장(別莊)’은 경치 좋은 곳에 따로 마련한 집이다. 우리는 별장보다 ‘별서(別墅)’라해서 논이나 밭 주변에 한적하게 지은 건물이 더 친숙한데, 그 예로 ‘정자(亭子)’가 대표적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쉬울 듯하다. ‘별장’은 우리나라보다 서양에서 더 친근한 건축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영어로 별장은 ‘Vacation House’ 또는 ‘Summer House’로 불리는 것처럼 단어에서부터 용도가 명확하며, #콜미바이유어네임 에서 휴가를 맞아 주인공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사건이 전개되는가 하면, #어스 나 #별장에서생긴일 처럼 많은 공포 영화가 별장을 배경으로 한다. 이런 이유로 ‘별장’이라고 하면 우리 정서와는 다소 거리가 먼 건축물로, 특정인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식된다. 동네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정자’와 다르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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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익숙하지 않다고 해서 평생 그 공간을 경험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바다의 도시 부산에서 잠시나마 ‘별장’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탄생했으니 바로 ‘피크 스퀘어’다. ‘Peak’는 산봉우리 또는 최고점으로 도달한 상태를 일컫기에 ‘Peak Season’ 인 ‘성수기’를 가리키는 말로, 이 단어가 쓰이곤 한다. ‘Peak Square’를 번역하자면 산봉우리에 있는 사각형 건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 공간을 향유하면서 보고 느낀 주인장의 배려로 미루어 볼 때, 산속에 있는 별장인 ‘산장’을 다른 말로 ‘Peak Square’라 표현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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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에서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집을 그려보라 하면 열에 아홉은 삼각형 지붕인 ‘박공지붕’을 가진 집을 그린다. 어릴 적 그렸던 그 그림을 실제로 구현하면 이런 모습일까. 너무나 친근한 모습에 저절로 긴장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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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잠시나마 바다를 보며 쉬러 온 사람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 묻어나는데, 첫 번째는 ‘전이 공간’이다. 성격이 다른 두 공간을 이어주는 이 공간은 보통 외부와 내부 사이에 위치하여 갑작스러운 공간의 변화에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지 않게 해준다. 이곳 역시 시끄럽고 먼지 날리는 주차장과 음료를 마시고 휴식하는 공간 사이에 있어 두 공간을 절충해준다. 지붕이 길게 뻗어 내려와 만들어진 복도는 일부러 동선을 늘어뜨려 불쾌한 공간과 그렇지 않은 공간을 체감상 멀어지게 만들었다. 내부와 주차장이 벽 하나를 두고 붙어있음에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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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하나는 휴식공간과 분리된 카운터다. 카운터가 다른 건물에 별도로 마련된 덕분에 주문하는 소리, 커피 가는 소리 등 휴식에 방해되는 요소들을 물리적으로 차단한다. 덕분에 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바다를 보고 음악을 들으며 제대로 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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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산장에는 벽난로가 있어, 사람들이 벽난로 주위에 모여 대화를 나눈다. 이곳 또한 그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공간이 있는데 바로 넓은 콘크리트 테이블이 그것이다. 벽난로는 어디있나고? 벽난로보다 더 아름다운 바다가 있는데, 그것이 필요할 리가 만무하다. 사람들은 삼삼오오 테이블 주변에 모여 바다를 바라보며 같은 추억을 쌓기 시작한다. 일행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비록 처음 만난 사이일지라도 한 공간에서, 하나의 장면을 같은 시간에 바라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동질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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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휴식하기 위해 찾은 공간임에도 여행객을 배려한 주인장의 세심함이 곳곳에 묻어난 덕분에,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제대로 쉴 수 있었다. 쉬는 날보다 일하는 날이 많은 우리에게 휴식은 너무나 소중하다. 휴가를 맞아 별장에 놀러 온 주인공처럼, 한번 쉬더라도 제대로 쉴 수 있게 해준 이번 공간은 ‘피크 스퀘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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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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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기장읍 기장해안로 864
매일 11:00 ~ 21:00

박태준 기념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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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것은 기준이 되어 우리에게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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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땅 위에 건물을 짓는 행위이기 때문에, 땅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은 건축가에게 중요한 덕목 중 하나다. 이 덕목은 우리 선조들이 뛰어났다 자부할 수 있는데, 그들은 자연을 경외의 대상으로 삼아 바위가 있으면 피하고 물이 흐르면 동을 나눠 배치했으며, 가파른 경사로 집을 지을 수 없다면 짓지 않았다. 창덕궁만 봐도 알 수 있다. 오와 열을 맞춰 반듯하게 배치되어야 할 것 같은 궁궐 건축이 생각과 달리, 이리저리 흐트러져 있고 어딘가 질서정연하지 못한 이유는 바로 땅이 주는 메시지를 읽고 이를 해석해내며 건물을 배치한 결과다. 산을 타고 내려오는 경사에 순응하며 이리 비키고 저리 비켜 건물을 앉힌 결과, 자연과 조화로운 배치가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선조들의 덕목이 실로 대단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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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선조들의 피가 우리에게도 아직 흐르고 있음을 이곳 '박태준 기념관'을 경험하면서 느꼈다. 부산 기장군 임랑마을에 앉혀진 이것은 잔잔하게 바닥과 밀착되어 깔려있다. 주변 건물도 대부분 1층이고 바로 앞은 바다가 있기 때문에, 높이가 높은 건물은 애초에 이곳과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다. 건물 밖에서 건물을 한 바퀴 빙 둘러 걸어보면, 내부를 볼 수 있는 창문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층짜리 건물에 창문도 없고, 그 너머로 보이는 높이 솟은 소나무로 볼 때, '혹여나 이게 건물이 아닌, 담장인가?' 하는 의문까지 든다. 얼마나 소중한 게 있길래, 이렇게 꼭꼭 숨겨 두려 했을까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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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안고 들어가면 어두운 복도가 나온다. 그리고 그 앞에 나무 그림자가 벽에 비춰 일렁이는 모습에 저기가 출입구임을 지레짐작할 수 있다. 시선이 이끄는 그곳으로 가보면 예상치 못한 광경에 입을 다물 수 없다. 왜 그렇게까지 외관을 담장처럼 만들어 내부를 보여주지 않았는지, 이제 이해할 수 있겠다. 완전히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느끼게 해주는 수정원은 두 개의 소나무가 정원 양 끝에 심어져 균형을 잡는다. 그리고 흰색 띠로 원형을 두르며 정원을 감싸는 복도가 불필요한 것들을 삭제하고 오롯이 하늘, 나무, 땅만을 보여줘 자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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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준 기념관 옆은 박태준의 생가가 있다. 그래서 당연히 그 옆, 빈터에 기념관을 짓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질 리는 없겠다. 하지만 기념관을 반듯한 사각형이 아니라 비정형 건물로 설계한 이유와 두 그루 소나무가 타원형의 정점에 서서 균형을 잡고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그 궁금증에 대한 답은 땅에 있다. 땅에 몇십 년 동안 뿌리 내려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고목이 ‘기준’이 되고 자연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폐쇄적인 정원을 만들고자 했던 건축가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타원형의 정원이 생기게 된 것이다. 자연스레 복도는 구부러졌으며, 그 중간에 베인 듯한 아래 창과 전시실 창문은 빛을 들이고 소나무를 내부로 끌어들이기 위해 뚫린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아무 이유 없이 단지 예뻐 보이기 위해 만들어진 결과물이 아니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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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에서 이야기했듯, 우리네 선조들은 자연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삼아, 자연은 그들이 건들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었다. 그래서 기존에 있는 자연이 기준이 되어 집의 배치를 결정했고 창을 뚫는 위치까지 결정하여 자연의 경치를 빌리는 ‘차경’을 통해 집 안으로 수백 수천 개의 풍경화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박태준 기념관'에서 보여준 땅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능력에서 선조들의 감각과 덕목이 닮아있으니, 그래서 이곳을 거닐 때 작위적이지 않으며 정원이 건물로 감싸 막혀있음에도 어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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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의 것이 기준이 되어 건물이 이에 순응하며 이리저리 흐트러졌듯, 이곳 또한 자연과 하나 되기 위해 일렁였다. 이곳은 ‘박태준 기념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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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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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장안읍 임랑해안길 1 박태준 기념관
매일 9:00 - 18:00 (월요일 휴무) 

선유도원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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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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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금정구 선동을 가보면 부산의 또 다른 모습에 놀란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와 산을 빼곡하게 채운 건물, 낙동강 일대에서 볼 수 있는 산과 강이 만들어내는 두꺼운 수평선의 모습과 다르다. 산을 둘러싸고 채워져 있는 저수지와 그곳에 깔린 운무는 이곳이 내가 알던 부산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마치 신선이 살법한 무릉도원과 같은 분위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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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의 뜻은 두 가지가 있다. 선바위처럼 돌이 서 있다 해서 '선돌'로 지어졌다 '선동'으로 변형된 것과 다른 하나는 '신선이 노닐었던 장소'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비가 내려 산의 푸름이 짙어지고 저수지엔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있던 그때의 날씨가 한몫했던 이유도 있겠지만, 부산의 역동적인 모습과 비교하여 조용한 동네 분위기가 신선이 노닐던 장소와 어울린다. 이렇게 지명과 실제 분위기가 알맞은 장소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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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차분한 분위기를 가진 '선동'의 동네를 돌아다녀 보면, 저수지를 바라보며 앉힌 다섯 개의 마당과 세 개의 별채로 구성된 건물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선유도원'이다. 신선이 즐기던 복숭아꽃 핀 수원지란 뜻인데, 이곳을 거닐다 보면 정말 신선을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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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동은 동천, 동재, 서재로 구분된다. 신선의 삶을 동경했던 고산 윤선도가 유배지에서 여러 사물과 정자를 두고 붙인 이름을 차용해왔다. 가장 낮게 깔린 서재에서는 가장 가까운 자연을 바라볼 수 있다. 기존에 있는 언덕을 살리기 위해 자연스럽게 생긴 계단식 좌석은 공간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어, 건물 입구 쪽에 배치된 이끼 정원과 원래 있던 저수지의 자연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덕분에 내부이지만 마치 외부에서 휴식을 즐기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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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으로 높은 건물인 동재는 서재에서 바라볼 때보다 멀리 있는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서재에서는 산책길을 걷는 사람과 뒤편의 저수지가 배경이 되었다면, 이곳은 산의 자연스러운 선과 자욱하게 깔린 운무가 배경이 된다.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동천은 동네의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고개를 돌리면 주변 마을 분위기를, 저수지를 향해서는 동재와 서재가 산과 어우러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돌의 정원, 이끼 정원, 현대식 평상 등. 곳곳에 마련된 다섯 개의 정원이 사용자의 취향에 따라 여유를 맘껏 즐길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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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것 하나 그냥 넘어간 것이 없다. 공간에 맞게 디자인된 스피커와 가구, 이곳과 어울리는 차와 디저트, 심지어 직원의 복장까지. 신선이 노닐며 지내던 도원이 실제로 있다면 이런 곳일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외관은 박공지붕에 굴뚝까지 있어 그 생각은 더 짙어지고, 부산과 다른 분위기를 가진 선동의 동네와도 어우러지니, 신선의 초대를 받아 이상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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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여유를 찾기 힘든 지금, 여러분도 얼른 신선이 노닐던 '선유도원'에 들러 여유를 맘껏 즐겨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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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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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금정구 상현로 64
5월 3일 가오픈

F1963

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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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이는 시간 함께 새롭게 새겨지는 장소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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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켜가 쌓일수록 그 흔적은 고스란히 건물에 새겨진다. 페인트칠이 벗겨지고, 수북하게 쌓인 먼지는 비와 함께 눈물 자국을 만든다. 치고 올라오는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를 위협하듯, 낡고 허물어진 건물은 새롭게 지어지는 화려한 건물의 기에 눌려 초라해진다. 한때 주목 받고, 한때 전성기를 맞았던 건물도 예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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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건물이 다시 그때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까. ‘F1963’을 보면, 가능성이 없어 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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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수영구 망미동에 자리한 수영공장은 고려제강의 모태가 되는 첫 공장이다. 45년간 와이어를 생산하면서 광안대교, 이순신대교 등의 굵직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게 한 장본인이었기에, 그들은 짧고 긴 시간 동안 종잡을 수 없는 속도로 발전했다. 커진 몸집과 야속한 세월은 공장이 더 이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만들었고, 말 그대로 버려지고 방치되어 동네의 흉물로 전락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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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의 시선에선 흉물이지만, 한국전쟁 이후, 급속도로 증가한 부산의 인구수에 맞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내어준 고마운 공간이었다. 그렇기에 이곳은 부산 시민들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공간이었을 터, 처음으로 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아, 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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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건물 형태와 골조는 최대한 유지한 채, 필요한 부분만 추가했다. 낡고 허물어진 건물의 외관은 일부분 손을 보고 정문은 부산에 걸맞은 색으로 칠해진 익스펜디드 메탈(expanded metal)을 달아, 치고 올라오는 신축 건물 못지 않는 깔끔하고 세련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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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크레인이 있던 자리는 지혜의 북 타워가 세워져 공간 속 공간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다. 공장의 천장 일부분은 뜯어내고 중정을 만들어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만들었으며, 그 과정에서 나온 자재들은 벤치와 표지판으로 재활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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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를 가동하기 위해 넓어야만 했던 공간이 도리어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 도서관, 전시장, 카페, 음식점, 공연장까지, 옛것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대에 발맞춰 변화한 수영공장은 ‘F1963’으로 또다시 부산시민들에게 추억을 남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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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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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구락로 123번길 20
매일 09:00 - 21:00

AREA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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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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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부터 부산 영도에 자리를 잡아 3대를 이어오고 있는 기업이 있다. 그리고 이 기업은 쇠퇴하는 영도 지역을 살리기 위해 지역과 연계한 상징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봉래시장으로 들어가는 초입에 자리한 ‘AREA 6’와 그 옆에 자리한 ‘삼진 어묵’. 그렇다. 영도를 대표하는 기업인 ‘삼진 어묵’에서 진행한 프로젝트가 ‘AREA 6’고 이것이 곧 봉래시장과 영도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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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도시 재생 프로젝트답게, 지역 문화를 이어주는 공간이다. 부산을 베이스로 하는 브랜드가 옹기종기 모여 중정을 만들고, 그 사이를 골목길처럼 만들었다. 그래서 시장길과 주변 동네 길과 자연스레 이어져 어색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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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무(無)에서 창조되었다고 하기엔 너무나 자연스럽고 정겨운 공간 배치다. 사실 이곳은 6채의 오래된 집이 있던 자리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기존의 집 6채를 보전하려 했으나, 구조적인 문제로 무산되었고, 집의 흔적만 남았다. 허용되는 부분까지 건물을 배치하고 기존의 집 배치를 참고하여 직각 없는 공간 구성이 돋보이겐 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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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곳은 작은 마을과 같고, 부산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브랜드가 모여있으니, 더욱 부산에 온다면 가보지 않을 수 없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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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재생은 리모델링과 다르다. 같은 점은 둘 다 재활용을 통해 더 좋은 공간으로 새로운 경험을 만든다는 것이지만, 도시 재생은 한가지 요소가 더 붙는다. 몇십 년 동안 자리하여 우리 곁에 머물렀던 장소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면서도 지금의 시대와 다시 어우러지게 만드는 것. 그래서 훗날 다양한 세대에게 다양한 이야갓거리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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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을 뜻하는 Artisan의 ‘A’와 재생의 ‘RE’, 골목 Avenue의 ‘A’를 결합한 단어 ‘AREA’에 기존의 집 6채를 상징하는 숫자 ‘6’이 붙어 만들어진 이곳의 이름처럼, 공간 또한 그 당시 장소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면서, 새롭게 들어선 삼진 어묵 건물과 봉래시장의 시간을 연결하려 한다. 그래서 이곳은 지금의 우리 세대에게도, 앞으로 공간을 경험하게 될 미래의 세대에게도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 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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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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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영도구 태종로105번길 37-3
매일 11:00 - 19:00 (월요일 휴무)

조현 갤러리

오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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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물드는 순간” - 조현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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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산을 넘어 탁 트인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달맞이 고개에 자리한 ‘조현 갤러리’는 절벽 위에 건물이 앉혀있다. 이곳의 절벽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건물의 기초지만, 건물 앞을 지키는 나무와 벽을 타고 오르는 덩굴 식물, 자연스럽게 놓인 돌계단으로 부자연스럽지 않다.

돌계단을 오르면 도달하는 전시장 앞 테라스는 톱니바퀴 형상을 한 지붕이 프레임으로 작용해 와우산과 바다 전경을 담는다. 반면, 전시장 1층은 폴딩도어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창도 없어, 자연을 경험할 수 없다.

계단을 타고 올라 2층 전시장에 발을 디디면, 1층에서 느꼈던 아쉬움은 금세 사라진다. 작품보다 더 눈이 가는 풍경 때문이다. 방해 요소 없이, 오롯이 푸른 자연이 겹겹이 겹친 모습을 볼 수 있다. 날씨에 따라,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자연이기에, 이곳은 수백 수천 개의 풍경화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창문 앞에 의자가 놓여 있는 것도 창 너머 보이는 풍경을 하나의 작품으로 감상하길 바라는 의도로 보인다.

전시장의 벽은 풍경처럼 여러 겹 평행하게 겹쳐 보이도록 배치하여 재미있는 실루엣을 만든다. 적당한 길이 조절로 풍경을 보일 듯 말듯, 작품을 보일 듯 말 듯 밀고 당기며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 절묘함 덕분에 작품이 살아난다.

넓게 구획된 공간과 높은 층고, 안으로 물든 자연과 푸른 잎으로 둘러싸인 외관은 시원한 바다와 청량한 파도 소리를 가진 부산을 아름답게 담아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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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가가건축사사무소 ( @kaga.architects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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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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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5번지 171
10:30 - 18:30 (매주 월요일 휴무)

고려제강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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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의 가능성” - 고려제강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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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는 건축의 기본이다. 건축의 3대 요소인 기능, 구조, 미에서 주로 ‘미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건축의 재료는 설계 초기에 함께 고려될 때, ‘미’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재료가 구조가 될 수 있으며, 건축의 기능도 충족시켜줄 수 있고, 그렇게 해서 공간에 드러난 재료는 미적인 감각으로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그래서 재료의 가능성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과 실험은 건축가의 역할 중 하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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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수영구 망미동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공간이 있다. 하늘색으로 칠해진 익스펜디드 메탈(expanded metal)로 외관을 장식하고 근대를 대표하는 공장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F1963이다. 이곳은 와이어를 생산하는 고려제강의 모태가 되는 공장이며, 리모델링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 시킨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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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크레인이 있던 자리에 지혜의 북 타워를 세워, 공간 속 공간이 만들어낸 다양한 공간감을 느낄 수 있게 했다. 공간의 천장 일부는 뜯어내어 열린 공간에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등, 기계를 가동하려면 넓어야만 했던 공간의 장점을 잘 이용했다.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과 그에 적합한 공간을 제공해주었기에, 이곳은 복합문화공간이 가진 가능성을 몸소 증명해내었고, 덕분에 수성구를 넘어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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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기업이 손을 잡고 선한 영향력을 뽐내며, 시민들에게 좋은 경험을 주는 공간을 마련해주었다는 점에서 이곳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한편으로는 ‘와이어 공장’의 특징을 잘 찾아볼 수 없는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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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의 흔적은 찾을 수 있어도, 고려제강의 시발점이었던 와이어 공장의 흔적은 잘 보이지 않는다. 간간히 와이어를 인테리어로 사용하거나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물로 사용했지만, 그것이 공간 전체를 아우르지는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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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고려제강 기념관’은 그들의 명성을 제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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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입구에서 보이는 와이어는 장식처럼 보이지만, 기념관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다. 와이어로프 한 가닥은 30톤의 무게를 지지하고 총 28개의 로프가 벽에서 빠져나와 땅에 박혀있는 이곳은 840톤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는 구조체는 지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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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의미하는 건, 와이어가 그만큼의 무게를 가진 지붕을 지지할 수 있다는 것이며, 다르게 말하자면 지붕을 받칠 기둥이 필요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래서 기념관의 2층은 기둥 하나 없이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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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건물 내 외부를 이어주는 나선형 경사 동선은 굵은 선 하나 없이 다른 위치에서 공간을 내려다 볼 수 있게 하며, 주황색 문을 열면 마주하는 수공간의 경험을 극적으로 바꿔준다. 램프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의구심을 품게 했던 와이어의 강인함을 구조물 하나 없이 안전하게 버티고 있는 다리를 건너며 재료의 가능성에 확신을 가지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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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언덕에 묻혀있기 때문에 F1963과 가까움에도 존재감은 한없이 작다. 하지만 재료를 통해 보여준 공간이 가진 힘은 절대 작지 않다. F1963에 방문할 예정이 있는 이들이라면, 이곳도 들려 공간의 진가를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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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조병수 건축가 ( @bcho_partners , @byougcho_arch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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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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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구락로141번길 63 고려제강 기념관
화 - 토 : 10:00 - 18:00 (매주 일, 월 휴무)

영화의전당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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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츤데레와 공동체” - 영화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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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 고무신에서 인상 깊던 장면 하나가 떠오른다. 그때 당시 흔치 않았던 텔레비전을 보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심지어 티켓까지 판매하며 가장 좋은 자리를 점하려 하는 모습 말이다. 그 모습이 지금의 영화관과 다르지 않아, 영화관을 방문할 때면, 간혹 떠오르는 장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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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지붕에 올라가 안테나를 돌리며 소리로만 영상을 감상하고, 자리가 없는 이들은 담장 너머로 까치발을 들며 텔레비전을 보려 한다. 지금보다 훨씬 작은 화면에 송출되는 드라마, 영화는 사람들을 끌어모아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했고, 여기에 마당은 극장으로도 변신할 수 있는 가변성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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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하나가 되는 순간은 시대를 불문하고 계속해서 이어져 온 예술 활동이다. 예나 지금이나 영화관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의 장면을 통해 같은 추억을 간직한다. 그리고 이런 행위는 ‘영화의 전당’에서 정점을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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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바다의 접점에 있는 부산은 언제나 역동적인 모습을 가진다. 그래서 예술 분야를 대표하는 영화와 관련된 시설이 부산에 들어선 건, 당연한 수순이었을지 모른다. ‘전당’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넘어 시상하고 그 순간을 간직하며 기록하는 의미 있는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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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영화만을 위한 도서관과 전시실, 영상실이 있으며, 다양한 공간감을 가진 영화관도 들어서 있다. 여기에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 때 경험했던 마당의 가변성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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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 마련된 공연장의 규모는 상당하다. 웬만한 행사를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행사가 없으면 열린 공간으로, 길을 이어주는 지름길로, 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쉼터로 변모한다. 이곳이 언제나 사람들을 담아내는 공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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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더블 콘’이다. 아이스크림콘 2개를 겹쳐 놓은 형태는 사람들이 맨 처음 마주하게 되는 모습이자, 다른 곳에서 뻗어 나오는 구름다리가 수렴하는 공간이기도 하며,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는 코어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 큰 지붕을 떠받치는 구조물 역할도 하니, 더블 콘은 이곳에서 핵심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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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의미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형태는 어쩔 수 없이 주변을 압도해야만 했다. 하지만 융통성 있게 변하는 외부 공간이 이곳을 정감있게 만들어줘, 차가운 외관이지만, 츤데레 기질을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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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통해 하나의 공동체를 형성했던 우리네 모습은 공간을 통해 더 확실하고 끈끈하게 맺어진다. 이곳은 영화의 전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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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쿱 힘멜블라우 ( @coophimmelblau_wolfprix )
사진, 글 : 신효근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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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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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수영강변대로 120 영화의전당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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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소성대(積小成大)” -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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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엔 유독 사건,사고가 많았다. 뉴스에선 유럽의 상황이 좋지 않다며 운을 띄우고, 역대 최고 더위를 기록하고 있다며 심각성을 알린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이 장기화 됨에 따라 흐르는 시간만큼 급격히 오르는 물가는 굳이 뉴스가 아니더라도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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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곳곳엔 비가 오지 않아 강의 바닥이 그대로 드러나는가 하면, 수도권 지역에만 집중 호우가 내려, 서울 전체가 물에 잠기기까지 했다.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좋아질 전망이 없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우리의 불확실한 미래는 암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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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제가 불거질수록 늘 따라오는 단어가 있다. 지구 온난화, 지역재생, 농업, 친환경 정책, 미래 먹거리 사업. 무뎌질 정도로 너무 많이 들은 단어는 앞으로 우리가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이자, 전 세계와 합심해 풀어야 할 조별 과제가 되었다. 어느 누구도 참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 과제는 광범위한 범위로 감을 잡지 못하게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공간을 통해 과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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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예술성이 짙은 공간이다. 건축뿐만 아니라 산업, 패션을 불문하고 공간의 말미에 ‘스튜디오’가 붙는 곳에서는 세상을 바꿀 유의미한 작품이 쏟아져 나왔다. 오늘 소개할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또한 그와 결을 같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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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디자인에 대한 탐구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우리 삶을 한층 더 성장시켜줄 디자인을 고민한다.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현대 자동차’의 행보는 단순히 자동차 박물관에서 볼법한 기성 제품을 전시하지 않는다. 조금은 모호하지만,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을 전환해줄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열린 결말을 제시한다. 그래서 이곳은 불확실한 미래에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장소로, 세상을 바꿀 유의미한 가능성을 지닌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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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펼쳐지는 ‘Habitat One’은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아이디어로 미래 주거에 대한 해결책을 보여준다. 전시 공간 전체에 배치된 배양 기관의 광합성을 통해 실내 공기를 순환시키는가 하면, 스스로 구축되고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로 주거를 넘어 공공시설에 대한 탐구도 보여준다. 자연과의 공존 방법을 보여주고 이를 실제로 적용한 사례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미래의 가능성에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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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뿐만이 아니다. 건물의 재료는 철골과 와이어로, 이곳을 대표하는 F1963과 고려제강 기념관에서 착안하여 재료를 선정했다. 비록 친환경 재료는 아니지만, 지역성을 통해 건물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부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함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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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있는 1층은 ‘크리에티브 월’을 설치해, 자연스레 예술을 접할 기회를 만들어주고, 4층에 마련된 레스토랑인 ‘마이클스 어반 팜 테이블’에서 농장과 고객을 연결하는 음식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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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통해 자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여주고 건물을 통해 지역성을,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 활성화 방법을 몸소 보여준다. 일부는 눈에 띄지 않는 활동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작은 행동이 모여 큰 파도를 만들 듯, ‘현대 모터스튜디오’가 매번 보여주는 그들의 행보가 미래를 바꿀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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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 높은 전시가 무료로 진행되니, 부산을 방문하는 이들은 이곳을 들리지 않을 이유가 없다. 꼭 방문해서 공간과 전시를 경험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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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 최욱 건축가 ( @oneoone.archive )
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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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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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수영구 구락로123번길 20 F1963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
매일 10:00 - 20:00 (매달 1번째 월요일 휴무)

비아인키노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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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 게임, 가산점으로 점수 높이기” - Wek Bus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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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적률은 지하층을 제외한 각층 면적 합을 대지 면적으로 나눈 비율이다. 상업 건물은 면적이 임대료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해진 용적률 안에서 최대한 많은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 객관적 지표로 설계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서 상업 건물 설계는 곧 용적률 게임과 같다.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해 상업 건물은 직사각형 박스 형태에 엘리베이터인 코어를 한쪽으로 치우쳐 배치하거나 면적이 넓으면 중앙 혹은 양 끝단에 분산 배치하여 공간 낭비를 줄인다. 상업건물이 비슷한 실 구성을 가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디자인보다 수치에 큰 비중을 두어 가치를 판단하지만, 엄연히 건축이기 때문에, 디자인이 완전히 무시되지는 않는다. 용적률을 채움과 동시에, 디자인까지 합리적이라면 가산점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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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달맞이 고개에 위치한 ‘Wek Busan’은 비아인키노(WIEEINKINO)의 복합 문화공간이다. 비아인키노는 가구를 중심으로 책, 커피와 같은 삶을 구성하는 요소를 제안하는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다. 건물은 상업 건물이자 넓은 부지가 아니기 때문에 편심 코어로 수직 동선을 확보하고 나머지는 상가로 사용한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실 구성이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건물의 입면인 파사드(facade)다. 격자형으로 구성된 그리드에서 조금씩 틀어져 고개를 내미는 박스는 입면에 변주를 준다. 박스가 튀어나오면서 공간을 확장하고, 축과 틀어지면서 생겨난 틈은 테라스가 된다. 내부에서는 단 차이로 확장된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데, 가구점에서는 디스플레이 공간으로, 카페에서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단으로 활용된다.

공간 자체가 튀어나왔음에도, 구조를 방해하지 않고, 튀어나온 정도가 심의받을 정도는 아녀서 비용 차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업 건물은 임대인을 확보함과 동시에, 주변 건물과 경쟁하여 소비자를 사로잡아야 한다. 그래서 외적으로 눈에 띄는 설계도 중요해지는데, 이곳은 합리적인 디자인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용적률 게임에서 높은 점수와 가산점을 얻어 승리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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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글 : 신효근 ( @_hyogeun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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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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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65번길 167
매일 11:00 - 19:00

웨이브온 커피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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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무대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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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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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 구경거리가 벌어지는 무대를 뜻하며 이 무대에 풍경을 올린 것이 ‘장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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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소개해드렸던 차경과 다르게 장경은 무대를 관람하는 관객처럼 풍경에 난입할 수 없으며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감상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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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경치를 빌리는 차경은 마당과 같이 나와의 거리가 가까워 직접 그 풍경 속으로 들어갈 수 있고 내가 그 풍경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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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장경은 무대와 일정 거리를 두고 감상만 하는 것이기에 붉게 물든 먼 산을 바라보는 것이 장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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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장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번 공간은 ‘웨이브온 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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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 절벽에 자리 잡은 테라스와 건물을 제대로 느껴보고 싶으시다면 좌식 의자에 앉아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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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에 앉는 순간 불필요한 요소들은 없어져 나무와 바다, 파란 하늘만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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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풍경이라는 무대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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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특수효과를 사용하면 그 무대가 더 재미있어지듯 이곳도 이런 장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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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간이 있는 테라스에 앉으면 불필요한 시선을 차단시켜주는 동시에 물이 바다와 만나 시선이 더 확장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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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에 각 층마다 신기하게 뚫린 구멍은 무대의 정면을 보여주지 않고 한정된 시선으로 무대를 감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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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바다처럼 건물 내부도 시원하게 개방되어 있으며 모든 방향에서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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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라는 특성상 어디에서 보든 아름다운 정경을 감상할 수 있지만 이 공간이 무대를 더 부각시켜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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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 어디가 끝인지 모르는 하늘과 바다, 따사로운 햇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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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요소들이 좋은 공간과 만나 완벽한 음악극을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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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공연을 감상하며 바다 위에서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이번 공간은 “웨이브온 커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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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_경험을_주는_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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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맞이로 286 웨이브온커피
매일 11:00 - 24:00, Last order 23:00